종교단체 대표자 자격 논란 및 징계 효력 정지 사건

H종교단체의 전 I장이 형을 확정받아 사임하자, G이 I장 서리로 임명되었습니다. 그러나 K회 의장 및 의원인 채권자들은 G이 승려로서의 기본 학력 요건을 갖추지 못해 I장 서리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G의 주도로 채권자들에게 종권정지 5년의 징계가 내려지자, 채권자들은 이 징계가 부당하다며 G의 직무집행정지와 징계 효력 정지를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법원은 G이 종헌·종법상 승려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을 인정하여 I장 서리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G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G에 의해 내려진 채권자들에 대한 징계 처분의 효력도 정지했지만, 법원이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필요성은 없다고 보아 관련 신청은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들 (A, B, C, D, E, F): H종교단체의 최고 의결기구인 K회의 의장 및 의원들이자 특정 사찰의 주지로 임명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G의 직무집행 정지 및 자신들에게 내려진 징계처분 효력 정지를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 채무자 G: H종교단체의 I 감찰부장이었으며, 전 I장의 형 확정 후 임원회의를 통해 임시로 I장 서리(직무대행)로 추대된 인물입니다. 이후 종정의 임명을 통해 정식 서리가 되었습니다.
• 채무자 H종교단체: 1946년 창립되어 문화공보부에 등록된 비법인사단 형태의 종교단체입니다. 종단의 최고 의결기구로 K회를, 종무 행정 전반의 총괄기관으로 I을 두고 있습니다.
• 전 I장 L (법명 M): H종교단체의 전 I장으로, 배임수재죄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020년 4월 9일 형이 확정되어 I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분쟁 상황

H종교단체에서는 전 I장이 배임수재죄로 실형을 선고받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자, 당시 I 감찰부장이었던 G이 2020년 4월 9일 임원회의를 통해 I장 서리로 추대되었습니다. 하지만 H종교단체의 K회 의장 A를 비롯한 종회의원 및 사찰 주지들인 채권자들은 G의 I장 서리 임명이 절차적, 자격적 문제(특히 G의 승려 등록 당시 학력 요건 미충족)가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했습니다. 이후 H종교단체는 2020년 7월 15일 채권자들 중 일부에게 종권정지 5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고, 이에 채권자들은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법원에 G의 직무집행정지 및 자신들에 대한 징계처분 효력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채무자 측은 종교단체 내부의 자율권을 주장하며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본안전 항변을 펼쳤습니다.

핵심 쟁점

1. 채무자 G이 H종교단체의 종헌 및 종법상 I장 서리로서의 자격을 갖추었는지 여부, 특히 승려 등록 당시의 학력 요건 미충족 문제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2. G의 주도로 이루어진 채권자들에 대한 종권정지 5년의 징계처분이 정당한 권한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는지, 그 효력이 유효한지 여부가 다루어졌습니다.
3. 종교단체 내부의 문제에 대해 법원이 사법심사를 할 수 있는지, 즉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법원의 개입이 배제되어야 하는지가 중요한 본안전 항변으로 제기되었습니다.
4. I장 직무대행자를 법원이 임시로 선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 G은 채무자 H종교단체의 I장 서리 및 I장의 직무를 각 집행하여서는 안 됩니다.
2.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 H종교단체가 2020년 7월 15일 채권자 A, B, C, D, F에게 한 종권정지 5년의 징계처분의 효력을 정지합니다.
3.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권자 A, B, C, D, F은 H종교단체 종회의원과 별지 목록 기재 사찰 주지 지위를 유지합니다.
4. 채권자들의 나머지 신청(I장 임시 직무대행자 채권자 A 임명)은 기각합니다.
5. 소송비용은 채무자들의 부담으로 합니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G이 H종교단체의 종헌 및 종법에서 정한 승려 자격 요건인 '중학교 졸업 이상 또는 고등 이상의 학력'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I장 서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G의 I장 서리 및 I장의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자격 없는 G에 의해 이루어진 채권자들에 대한 종권정지 5년의 징계처분 또한 위법하여 무효라고 보아 그 효력을 정지했습니다. 그러나 H종교단체의 종법에 I장 궐위 시 종정이 원장서리를 임명하도록 명확히 규정되어 있어, 법원이 별도로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필요성은 인정되지 않아 해당 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이로써 채무자 G의 직무는 정지되고 채권자들은 징계 효력 정지로 기존 지위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헌법상 종교의 자유 및 사법심사의 범위: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교분리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종교단체 내부 관계에 관한 사항은 원칙적으로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종교단체 내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법상의 행위가 당해 종교의 교리 또는 신앙의 해석과 깊이 관련되어 있지 않다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4다22932 판결 등). 본 판결에서도 채무자 G의 I장 서리 자격 문제가 구체적인 권리관계 및 법률관계에 관한 것이며 신앙이나 교리와 직접 연관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사법심사 대상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2. 비법인사단의 대표자 자격 및 내부 규정 준수: H종교단체와 같이 법인으로 등기되지 않은 비법인사단은 종헌, 종법 등 자체적인 내부 규정에 따라 운영됩니다. 단체의 대표자(I장 서리)는 이러한 내부 규정에 명시된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채무자 H종교단체의 종헌·종법상 승려 자격 요건인 '중학교 졸업 이상 또는 고등 이상의 학력'을 채무자 G이 갖추지 못했음이 소명되므로, G을 H종교단체 소속의 승려로 볼 수 없고, 따라서 I장 서리로서의 자격 또한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가처분 (직무집행정지가처분, 효력정지가처분) 제도: 가처분은 본안 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임시적인 조치를 취하여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채권자들이 G의 I장 서리 지위 부존재 확인을 구할 이익과 그 권리를 보전하기 위한 직무집행정지 및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의 필요성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종교단체 내부의 중요한 직책(예: 대표자, 주요 임원)을 맡을 사람의 자격 요건은 해당 단체의 종헌, 종법, 정관 등 내부 규정에 따라 엄격히 확인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이 임명될 경우, 그 직무 집행의 적법성 자체가 추후 법적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종교단체 내부에서 발생한 분쟁이라 할지라도, 그 내용이 단순히 교리나 신앙 해석에 국한되지 않고 단체 구성원의 구체적인 권리나 법률적 지위(예: 직무 수행 권한, 징계의 적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더라도 모든 내부 결정이 사법적 판단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3. 적법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주도하여 이루어진 징계 처분이나 주요 의사결정은 추후 법적 분쟁에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결정은 반드시 적법한 권한을 가진 자에 의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4. 단체 내부 규정에 주요 직위의 공석 발생 시 직무대행자 선임 절차가 명확히 명시되어 있다면, 법원이 별도로 직무대행자를 선임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개입은 내부 규정이 없거나 규정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예외적인 상황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