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고형연료 소각시설 설치 불허가처분 사건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운영하는 한 회사가 청주시에 일반 고형연료제품을 사용하는 스팀 생산용 소각시설의 설치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청주시는 이 시설이 인근 주민과 초등학생들의 건강 및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설치를 불허가했습니다. 회사는 법정 허가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최적의 방지시설을 적용했으며 환경 오염 우려가 없으므로 불허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2심 법원은 청주시의 불허가처분이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에 따른 적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여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원고): 청주시에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운영하며 고형연료 소각시설 설치를 신청한 회사
• 청주시장 (피고): A 주식회사의 대기배출시설 설치 허가 신청을 불허가한 행정기관의 장

분쟁 상황

청주시에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을 영위하는 A 주식회사는 사업장 내에 일반 고형연료제품(SRF)을 사용하여 스팀을 생산, 공급하는 소각시설을 설치하고자 청주시에 대기배출시설 설치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청주시장은 이 시설이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의 건강 및 주거 환경, 동식물 생육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여 허가를 불허가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였고, 허가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당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었습니다. 이는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시설 설치 허가에 있어 행정기관의 재량권 범위와 공익 판단의 정당성에 대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행정기관이 대기배출시설 설치 허가 신청이 법정 허가 기준을 형식적으로 충족하더라도, 인근 주민의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를 이유로 허가를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고형연료 소각시설에서 배출될 수 있는 다양한 특정대기유해물질의 위험성과 기존 시설과의 누적 영향, 그리고 오염물질 저감 및 관리 계획의 충분성 등이 주요하게 검토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의 대기배출시설 설치 허가 신청이 대기환경보전법 제23조 제5항의 일반적인 허가 기준에는 부합하는 것으로 보이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제12조가 정한 허가제한사유에 준하는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인정되어 피고 청주시장의 불허가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민감 지역과의 근접성: 이 사건 시설 부지 인근 약 250m 거리에 초등학교(학생 110명, 교직원 25명)가 위치하며, 반경 1km 내에 1,300여 명의 주민이 상주하고, 약 2km 거리부터는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도시 지역이 시작되는 등 인구 밀집 지역과 교육 시설에 매우 가깝습니다.
2. 고형연료제품 사용의 유해성: 일반 고형연료제품(SRF) 소각 시 다이옥신, 중금속, 다환방향족탄화수소(벤조피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벤젠 등)과 같은 심각한 독성을 지닌 특정대기유해물질이 배출될 수 있으며, 이들은 저농도에서도 인체 건강과 환경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습니다.
3. 설치 계획의 미흡: 원고의 설치 계획은 먼지, 일산화탄소 등 13종의 대기오염물질에 대해서만 배출량과 저감 방안을 제시하고, 수은, 벤조피렌, 벤젠 등 고형연료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특정대기유해물질에 대한 발생량, 저감 방안을 포함하지 않아 환경 위해 예측이 불가능했습니다. 특히 다이옥신 배출 농도 예측 또한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4. 강화되는 환경 규제 참작: 이 사건 처분 당시에는 시행되지 않았으나, 환경부가 먼지,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특정대기유해물질 8종에 대한 배출허용기준을 신설하는 입법예고를 진행 중이었고, 이 내용은 인체 유해성과 관련된 것이므로 허가 판단에 참작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염화수소의 계획 배출 농도는 입법예고된 기준을 훨씬 초과했습니다.
5. 기존 시설과의 누적 영향: 이 사건 시설 부지에는 이미 두 개의 소각시설이 가동 중이며 연간 3,100톤 이상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신규 시설이 추가되면 하루 소각량이 279.84톤으로 증가하고, 향후 기존 시설 교체 계획까지 고려하면 총 소각량이 660톤으로 급증하여 누적 오염 영향이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6. 취약 계층 건강 우려: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소각시설이 법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인근 주민, 특히 생물학적으로 취약한 초등학생들에게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7. 사후 규제의 한계: 대기환경보전법상 자동측정기기로 측정 가능한 항목이 제한적이며, 허용기준 초과 시 개선 명령이나 조업 정지 같은 사후 규제는 이미 발생한 주민 건강이나 환경 피해의 회복에 한계가 있어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시설 설치 허가와 관련하여 행정기관의 재량권 행사 및 공익 판단의 범위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1. 대기환경보전법 제23조 (배출시설의 설치허가 및 신고)​:

   • 제1항: 배출시설을 설치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해야 합니다.
   • 제5항: 배출시설 설치 허가의 기준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처리할 수 있을 것과 다른 법률에 따른 설치 제한 규정을 위반하지 아니할 것을 명시합니다. 이 사건 시설은 형식적으로 이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 제6항: 시·도지사는 배출시설로부터 나오는 특정대기유해물질이나 특별대책지역의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환경기준 유지가 곤란하거나 주민의 건강·재산, 동식물의 생육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배출시설 설치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2.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제12조 (배출시설 설치의 제한)​:

   • 시·도지사가 배출시설의 설치를 제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우를 규정합니다. 이 사건 시설은 이 시행령이 정한 직접적인 제한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행정기관의 재량권 및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두22799 판결 참조 법리)​:

   • 대기환경보전법 제1조의 입법 목적(국민 건강 및 환경 보전)을 고려할 때, 시·도지사는 배출시설 설치 허가 신청이 법정 허가 기준에 부합하고 시행령 제12조의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동 시행령 제12조 각 호에서 정한 사유에 준하는 사유로서 환경기준 유지가 곤란하거나 주민의 건강·재산, 동식물의 생육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등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있을 때에는 허가를 거부할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이는 국민 건강과 환경 보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광범위한 재량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4. 잔류성유기오염물질 관리법 제14조 제1항: 다이옥신 등 잔류성유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 사건에서는 다이옥신 배출 농도 예측의 신뢰성이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5.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1] 및 [별표8]: 특정대기유해물질의 종류와 대기오염물질의 배출허용기준을 정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특히 고형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다이옥신, 벤조피렌, 벤젠 등이 특정대기유해물질에 해당하며, 향후 배출허용기준 강화 및 신설 예정 내용이 판단에 참작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전 환경 영향 평가의 철저화: 소각시설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 시설을 설치할 때는 단순한 법정 허가 기준 충족을 넘어, 배출 가능한 모든 오염물질, 특히 특정대기유해물질에 대해 정확한 발생량 예측과 저감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유사 시설의 자료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으며, 누락된 오염물질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2. 입지 선정 시 주변 환경 고려: 학교, 주거 지역 등 환경적으로 민감한 시설이나 주민이 밀집한 지역과 인접한 경우, 법정 거리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공익상의 위해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주변 지형과 인구 분포를 고려하여 입지를 신중하게 선정해야 합니다.
3.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 환경 관련 법규는 국민 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현재의 기준뿐만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강화된 기준(입법예고 등)까지 고려하여 시설을 설계하고 운영 계획을 수립해야 행정처분 거부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4. 누적 오염원 영향 분석: 기존에 유사한 배출시설이 있거나 향후 추가 설치 계획이 있다면, 신규 시설과 기존 시설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누적적인 환경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5. 주민 소통 및 전문가 의견 수렴: 시설 설치 예정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환경 및 보건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환경 관리 계획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허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고 공익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합니다.
6. 사후 관리 및 모니터링 계획의 구체화: 시설 가동 후의 오염물질 배출을 철저히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합니다. 다만, 자동측정기기가 모든 유해물질을 측정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으므로, 다양한 유해물질에 대한 배출 저감 및 관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