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한국전력공사 직원이 명예퇴직 신청 후 회사 승인을 받았으나, 실제 명예퇴직 예정일 이전에 사망한 사건입니다. 회사는 직원이 사망했으므로 일반 퇴직으로 처리하고 통상의 퇴직금만 지급했습니다. 이에 직원의 유족들은 명예퇴직 합의가 유효하므로 명예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회사의 명예퇴직제도 운영 실태와 합의 취지를 고려할 때, 명예퇴직 예정일 전 사망했더라도 명예퇴직 합의의 효력이 유지된다고 보아 회사에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망 E는 1994년 6월 30일 한국전력공사에 1994년 8월 16일을 희망명예퇴직일자로 지정하여 명예퇴직을 신청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1994년 8월 9일 망 E를 명예퇴직 예정자로 확정하고 그가 지정한 날짜를 명예퇴직 예정일로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망 E는 명예퇴직 예정일 전인 1994년 8월 14일 간암 등으로 사망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직원이 사망한 때에는 당연퇴직한다는 취업규칙에 따라 망 E의 사망을 일반 퇴직으로 처리하고 유족들에게 통상의 퇴직금만 지급했습니다. 이에 망 E의 유족들은 명예퇴직의 효력이 명예퇴직 대상자로 확정된 1994년 8월 9일에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명예퇴직금 지급을 요구했고, 한국전력공사는 명예퇴직의 효력이 명예퇴직 예정일에 발생하므로 그 이전에 사망한 망인에게는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명예퇴직 신청 후 회사의 승인을 받았으나, 명예퇴직 예정일 이전에 직원이 사망한 경우 명예퇴직 합의의 효력이 언제 발생하며, 회사가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 한국전력공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들에게 명예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에게 671,648원, 원고 D, B, C에게 각 447,765원과 각 이에 대한 1994년 8월 17일부터 2001년 4월 20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는 1심에서 인용된 금액 외에 항소심에서 확장 청구된 금액에 대한 추가 인용이며, 총 명예퇴직금은 95,417,864원으로 산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명예퇴직 합의의 본질과 회사의 명예퇴직 운영 관행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명예퇴직 승인 이후 예정일 전 사망했더라도 명예퇴직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 한국전력공사는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약정된 명예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최종적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명예퇴직은 근로자의 신청(청약)과 사용자의 승인(승낙)으로 근로관계를 합의 해지하는 것으로, 일단 합의가 이루어지면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 없는 성격을 가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명예퇴직 승인일과 예정일 사이 직원의 사망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합의 효력 발생 시점이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명예퇴직제도의 취지(감량 경영, 인사 적체 해소), 피고 회사의 명예퇴직 운영 실태, 합의 경위, 승인일과 예정일 사이의 기간, 그리고 유사한 사례(다른 명예퇴직 신청자들도 예정일까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명예퇴직 합의 당시 양측이 사망의 경우까지 상정하여 근로관계의 존속을 조건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명예퇴직 합의의 효력은 승인 시점에 발생하며, 회사는 약정된 명예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또한, 회사가 명예퇴직금 지급 의무를 지체한 경우,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상당한 범위에서 이행 지체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민법에 정한 연 5%로 적용할 수 있으나(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3조 제1항),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같은 법에 따라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5%의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망인이 받을 명예퇴직금 채권은 민법상의 상속 비율에 따라 배우자(다른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와 자녀들에게 상속됩니다.
명예퇴직 신청 후 승인이 완료되었다면, 명예퇴직 예정일 이전에 근로자에게 사망 등 예상치 못한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명예퇴직 합의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회사의 명예퇴직제도 운영 관행, 합의 당시의 당사자 의사, 다른 명예퇴직 신청자들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특히, 회사가 과거에도 명예퇴직 예정일까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직원들에게도 명예퇴직금을 지급했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명예퇴직금 산정은 회사의 보수규정, 취업규칙 등 내부 규정에 따라 이루어지며, 잔여 정년 기간과 평균 임금 등이 계산에 반영됩니다. 망인의 명예퇴직금 채권은 배우자와 자녀 등 유족들에게 민법상 상속 비율에 따라 상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