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해양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한 회사가 대규모 손실을 이익으로 위장하는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해당 재무제표를 감사한 회계법인도 부실 감사를 통해 '적정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허위 재무제표가 공시된 후, 언론 보도를 통해 회사의 대규모 누적 손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이에 허위 공시를 믿고 주식을 매수하여 손해를 입은 주주들이 회사와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들은 손해배상 청구권의 제척기간(소멸시효)이 지났고, 허위 공시와 주가 하락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주주들이 허위 사실을 명확히 인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제척기간이 지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허위 공시와 주가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피고들의 책임 제한 비율을 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최종적으로 확정했습니다.
피고 CF 주식회사는 2014년과 2015년에 해양플랜트 사업의 총공사 예정원가를 과소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제 손실을 숨기고 이익이 발생한 것처럼 제14기와 제15기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했습니다. 피고 C회계법인은 피고 회사의 감사인으로서 이 허위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이 기재된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공시했습니다. 2015년 7월 15일, 피고 회사가 2조 원대의 누적 손실을 숨겨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폭락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8월 17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는 약 3조 1,998억 원의 영업손실이 기재되었습니다. 이후 2016년 4월 14일, 피고 회사는 제14기와 제15기 재무제표에 총 2조 4,229억 원의 영업손실을 반영하는 정정공시를 했습니다. 결국 피고 회사는 감자를 실시하고, 주권매매거래정지 해제 후 주가는 더욱 하락하여 허위 공시를 믿고 투자했던 주주들은 큰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에 주주들은 피고 회사와 회계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게 된 것입니다.
피고 회사와 회계법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의 제척기간(소멸시효) 경과 여부, 허위 공시와 주가 하락 사이의 손해 인과관계 유무 및 손해액 산정 방법, 피고 회사와 회계법인의 책임 비율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가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며, 피고 회사의 분식회계와 피고 회계법인의 부실 감사가 투자자들의 손해에 대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피고 회사에 70%, 피고 회계법인에 30%의 책임 제한 비율이 적용되어 최종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이 확정되었습니다.
피고 회사와 피고 회계법인은 분식회계 및 부실 감사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에 대하여 최종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회사의 허위 재무제표 공시와 감사인의 부실 감사로 인한 투자자 손해배상 책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1. 허위 공시로 인한 회사의 손해배상 책임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2조 제1항) 이 조항은 사업보고서의 중요사항에 거짓 기재나 누락이 있어 증권 취득자 또는 처분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해당 법인과 그 이사 등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회사가 총공사 예정원가를 과소 계상하여 실제 손실을 숨긴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한 행위가 이 규정에 해당합니다.
2. 감사인의 부실 감사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이 조항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누락하여 선의의 투자자가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 감사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음을 규정합니다. 피고 회계법인이 피고 회사의 허위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내어 부실 감사를 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것이므로 이 책임의 근거가 됩니다.
3. 손해배상 청구권의 제척기간 (구 자본시장법 제162조 제5항, 제170조 제9항) 손해배상 청구권은 '해당 사실을 안 날'부터 1년 또는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제출일로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합니다. 여기서 '해당 사실을 안 날'이란 단순히 시장에 불확실성이 퍼지거나 의혹이 제기된 시점이 아니라, 일반인이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때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들이 2015년 7월 언론 보도 시점부터 제척기간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2016년 4월 정정공시를 통해 피고 회사가 허위 기재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허위 사실을 명확히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4. 손해 인과관계 및 손해액 산정 허위 공시로 인한 손해배상은 허위 공시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주가(정상주가)와 허위 공시가 이루어진 실제 주가 사이의 차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법원은 2015년 7월 언론 보도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다른 동종 업계 회사보다 큰 폭으로 하락한 점 등을 고려하여 허위 공시와 주가 하락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2015년 8월 21일을 정상주가가 형성된 시점으로 보아 그 이후 분식회계 외의 요인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손해액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손해액을 산정했습니다.
5. 책임 제한 법원은 손해 발생에 기여한 정도나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회사의 책임은 전체 손해의 70%로, 피고 회계법인의 책임은 30%로 제한되어 최종적인 배상액이 결정되었습니다.
회사의 재무제표나 감사보고서는 투자 판단에 중요한 자료이므로, 투자 전에 해당 정보들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업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손실 보도나 회계 관련 의혹이 제기될 경우, 해당 정보를 주의 깊게 확인하고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허위 공시나 분식회계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정정공시나 금융 당국의 제재 발표 등 허위 사실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부와 시한을 파악해야 합니다.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은 다양하므로, 회계 부정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에는 허위 공시와 주가 하락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해배상 청구에는 법에서 정한 기간(제척기간)이 있으므로, 관련 사실을 알게 된 날로부터 정해진 기간 내에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