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및 도시계획 설계용역비 지급을 둘러싼 분쟁 판결

주식회사 A(설계용역 회사)가 주식회사 M(용역 발주 회사)을 상대로 건축 및 도시계획 설계용역비의 추가 지급을 요구하고, 주식회사 M은 설계용역비 산정 방식과 계약 특약 조항 적용에 이의를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도시계획 설계에 대한 구두 약정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건축 설계용역비는 감정 결과를 토대로 산정된 금액을 인정했으며, 설계비 반환 특약은 설계 회사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판단하여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설계용역을 수행한 회사 (원고, 반소 피고)
• 주식회사 M: 설계용역을 발주한 회사 (피고, 반소 원고)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주식회사 M과 건축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1~4차에 걸쳐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계약 외에 도시계획설계에 대해서도 구두로 용역비 지급을 약정했다고 주장하며 추가 용역비를 청구했습니다. 한편, 주식회사 M은 주식회사 A가 건축설계 업무를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 용역비의 산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고, 허가 불가능 시 설계비를 반환해야 한다는 계약 특약 조항의 적용을 주장하며 이미 지급한 설계비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처럼 도시계획설계의 구두 약정 유무, 건축설계 용역비의 정확한 산정, 그리고 계약 특약 조항의 해석을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주식회사 M과 주식회사 A 사이에 기존 계약 외에 도시계획설계 용역비 지급에 대한 구두 약정이 있었는지 여부.
2. 건축 설계용역비의 산정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3. 계약서상의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이미 지불한 설계비를 반환한다'는 특약이 이 사건에서 적용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도시계획설계에 대한 구두 약정 유무:
   • 원심은 10억 원이 넘는 용역계약을 구두로만 체결했다는 점, 계약 체결 후 3년 동안 서면 합의나 정산 요구 자료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구두 약정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주식회사 A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 건축설계용역비 산정의 적법 여부:
   • 원심은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1~3차 설계에 대해 계획설계 업무비율 25%를, 4차 설계에 대해 계획설계와 중간설계를 합한 업무비율 55%를 적용하여 총 설계용역비를 3억 1,980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 대법원은 감정 결과에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는 현저한 잘못이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주식회사 M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3. 설계용역비 반환 의무 존부:
   • 원심은 계약 특약사항 중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이미 지불한 설계비를 반환한다'는 조항은 주식회사 A의 귀책사유로 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해석했습니다.
   • 주식회사 A가 허가를 받기 전 설계 업무를 중단했지만, 이는 주식회사 A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 아니므로 특약사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대법원은 원심의 계약 해석에 잘못이 없다고 보아, 주식회사 M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원고(주식회사 A)와 피고(주식회사 M) 양측의 상고는 모두 이유 없다고 판단되어 기각되었고,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 계약의 성립과 해석: 구두 약정의 경우 계약의 존재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며, 당사자 간의 의사 합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이행된 행위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특히, 고액 계약의 경우 서면 계약이 일반적이므로 구두 계약을 주장하는 측이 그 존재를 더욱 강력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법원은 계약서의 문언적 의미뿐만 아니라 계약의 목적, 체결 경위,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약의 내용을 해석합니다. (민법 제105조,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5336, 5343 판결 등 참조)
• 증거의 판단과 자유심증주의: 법원은 증거조사를 통해 얻은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사실을 인정하며, 이때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집니다. 그러나 이 자유심증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합니다. 감정인의 감정 결과는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사실 인정의 중요한 자료로 존중됩니다. (민사소송법 제202조,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다18762 판결 등 참조)
• 계약의 이행과 책임: 계약 당사자는 계약 내용에 따라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의무 불이행에 대한 책임은 귀책사유가 있는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특히 특정 조건부 계약 조항(예: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설계비 반환')의 적용 여부는 그 조건이 누구의 책임으로 발생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분쟁을 피하거나 해결할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모든 계약, 특히 큰 금액이 오가는 용역 계약은 반드시 서면으로 체결해야 합니다. 구두 계약은 추후 분쟁 발생 시 입증이 매우 어렵습니다.
• 계약서에는 용역의 범위, 각 단계별 비용, 지급 조건, 완료 시점, 해지 사유, 위약금 및 반환 조항 등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 계약 내용 변경이나 추가 업무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하고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약 3년 동안 서면 합의나 정산 요구 자료가 없었던 것이 구두 약정을 인정받지 못한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 특정 조건(예: 허가 불가능) 발생 시 책임 소재와 그에 따른 금전적 의무(예: 설계비 반환)를 명확히 정의해야 합니다. 귀책사유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용역비 산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전문 감정인의 감정 결과를 존중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법원도 현저한 오류가 없는 한 이를 신뢰합니다.
•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문서화된 기록(이메일, 공문 등)을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