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강제추행
피고인 A는 친구 B의 아내인 피해자 C의 부부싸움을 중재하려다,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C에게 강제로 입맞춤하고 가슴을 만지며 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은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법원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친구 B로부터 부부싸움 소식을 듣고, B와 C 부부를 중재하기 위해 2018년 6월 12일 저녁 식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C가 먼저 집으로 가버리자, 다음 날 새벽 00시 50분경 다시 C에게 전화하여 만났습니다. 피고인의 승용차 안에서 C와 이야기하던 중 B가 C에게 전화하여 '그 새끼(피고인 A를 지칭)하고 같이 있제? 그 새끼가 예전에도 내 친구 마누라를 건드린 전적이 있다, 내가 그 새끼를 잘 안다'라고 말하는 것을 스피커폰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이 직후 피고인은 차를 이동시켜 대구 달성군 D에 있는 E(주) 건너편 노상에 차를 세운 후 C를 추행하기로 마음먹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 추행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은 추행 사실을 극구 부인했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과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일부 진술이 피해자와 부합하는 점, 그리고 피해자가 허위 고소를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8월에 처하고, 이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며,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발생 경위와 추행 정도가 좋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으며, 오히려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을 들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점과 연령, 성행, 환경 등을 고려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또한 유죄 판결 확정 시 신상정보 등록 의무가 발생하지만,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범행 동기와 방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면제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신체적 접촉을 가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했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합니다.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 여러 정상을 참작하여 법정형인 징역 8월에 대해 2년간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제4항(사회봉사 및 수강명령): 성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사회봉사 및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을 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에 따라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신상정보 등록 의무):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자는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등록할 의무가 있습니다. 피고인 역시 이 규정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가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 제56조 제1항 단서(공개·고지·취업제한 명령의 면제): 이 조항들은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을 제한하는 명령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범행 동기와 방법, 결과, 그리고 이러한 명령으로 피고인이 입을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러한 명령을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공개·고지 명령 및 취업제한 명령은 선고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부부 문제에 개입할 때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이성인 당사자와는 불필요하게 단둘이 있거나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접촉을 강행하는 것은 강제 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친분 관계나 사건 중재라는 목적과는 별개로 처벌받는 범죄 행위입니다. 강제 추행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즉시 불쾌감을 표현하고 자리를 피하며, 이후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시의 상황이나 느꼈던 감정을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것도 나중에 증거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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