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노동
A 주식회사는 조달청으로부터 과거 담합 행위로 인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으나, 해당 처분이 효력을 잃기 전 한국도로공사의 입찰에 참여하려고 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조달청의 처분을 근거로 A 주식회사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다른 기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다른 기관의 입찰에 당연히 효력을 미치지 않으며, 한국도로공사가 별도의 제한 처분을 하지 않았으므로 A 주식회사가 입찰참가자격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20년 11월 12일 조달청으로부터 레미콘 입찰 담합을 이유로 9개월(이후 6개월로 단축)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처분은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를 거쳐 2024년 2월 4일까지 유효했습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2023년 7월 13일 여러 건설공사의 입찰을 공고했고, A 주식회사는 2023년 8월 4일 한국도로공사에 입찰 참가 자격을 질의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조달청의 처분을 근거로 A 주식회사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A 주식회사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아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심사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가 자신들의 입찰참가자격을 부인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입찰참가자격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공공기관(조달청)이 내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한국도로공사와 같은 또 다른 공공기관의 입찰에도 당연히 효력이 확장되는지 그리고 한국도로공사가 별도의 제한 처분 없이 A 주식회사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한국도로공사가 실시한 특정 입찰에서 원고 A 주식회사가 입찰참가자격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인 한국도로공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조달청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한국도로공사의 입찰에 당연히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가 A 주식회사에 대해 별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하지 않았으므로, A 주식회사는 해당 입찰에 참가할 자격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법적 원칙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첫째, 확인의 소의 이익에 관한 것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권리나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이나 위험이 있을 때, 이를 제거하기 위해 확인 판결이 가장 적절한 수단일 경우 확인의 이익을 인정합니다(대법원 1997. 10. 16. 선고 96다11747 전원합의체 판결). 이 사건에서는 한국도로공사의 자격 제한 주장으로 인해 A 주식회사의 입찰참가자격에 대한 불안이 존재했으므로 확인의 이익을 인정했습니다. 둘째, 다른 처분청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효력의 확장 여부에 대한 원칙입니다. 법원은 '어떠한 처분청이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였다는 이유로 다른 처분청에 의한 별도의 제재 없이도 그 효력이 당연히 확장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5두50313 판결)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각 공공기관이 독립적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대한 판단과 처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고인 한국도로공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공기업 · 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7조 및 시행령 제76조를 근거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법령들이 다른 기관의 처분 효력을 자동으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한국도로공사가 A 주식회사에 대해 별도의 제한 처분을 하지 않은 이상 입찰참가자격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른 공공기관으로부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다른 발주처의 입찰에 그 효력이 자동으로 확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기관은 자체적인 관련 법령에 따라 별도의 심사 및 처분을 해야만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다른 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어도, 새로운 입찰에 참여할 때는 해당 발주처에 직접 자격 유무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제한이 예상될 경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이나 지위 확인 소송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입찰 참여 전에는 관련 법규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공기업 · 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