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안 술 취한 동료 준유사강간 혐의 무죄 판결 사건

이 사건은 피고인 A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전 직장 동료 피해자 C를 차량 안에서 유사강간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는 피고인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유죄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피해자의 전 직장 동료로, 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인물
• 피해자 C: 피고인 A의 전 직장 동료로, 차량 안에서 피고인 A에게 유사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인물
• D: 피해자 C의 남자친구이자 피고인 A의 전 직장 동료로, 사건 당일 함께 술자리에 참여하고 차량에 동승했던 인물
• K: 피해자 C의 남편으로, 사건 발생 약 8개월 후 피해자가 고소장을 제출하기 전후 피고인 A와 통화했던 인물
• 대리운전 기사: 사건 당일 D의 차량을 운전했던 인물

분쟁 상황

피고인 A와 피해자 C, 피해자의 남자친구 D은 2017년 5월 8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피고인의 입사 축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술자리가 끝난 후 D의 차량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 이동하던 중, 뒷좌석에 함께 앉아있던 피고인 A가 술에 취해 잠든 피해자 C를 유사강간했다는 혐의로 시작된 사건입니다. 피해자는 사건 발생 약 8개월 후인 2018년 1월 28일 피고인을 고소하였으며, 이에 따라 수사 및 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 및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유사성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 여부입니다. 또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객관적인 정황 증거가 충분한지에 대한 판단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1.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의문: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 음주 시간, 술자리를 마친 후 행동(스스로 차량에서 내리고 D의 집으로 뛰어 들어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차량 내내 만취로 항거불능 상태였는지, 피고인이 이를 항거불능 상태로 인식했는지 의문이 있습니다.
2. 강제성 및 동의 여부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변소 내용(피해자가 먼저 성적 호감을 보이는 행동을 했다고 오인)이 신빙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남자친구 D과 대리운전 기사가 동승한 상황에서 피고인이 강제로 성행위를 했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3.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부족: 피해자가 성기가 입에 들어온 시점 인식, 강제성 여부, 피해 시간, 차량 내 자세, D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이 번복되거나 일관성이 없으며, D의 진술과도 차이가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4. 객관적 정황과의 불일치: D은 뒷좌석에서 특이한 소리를 듣지 못했고, 주유 중에도 범행이 지속되었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며, 피해자가 성기가 피고인의 것임을 알고도 저항이나 구조 요청을 하지 않은 점, 피고인의 사과가 범행 인정이 아닌 도의적 사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5. 고소 경위의 의문점: 피해자의 고소장이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에 제출되었고, 초기 고소장에 성기 삽입 사실이 누락되었으며, 남편 K의 고소 전 금전적 이해관계를 암시하는 발언 등이 고소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하는 정황으로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준유사강간의 고의를 가지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준유사강간죄 (형법 제297조의2)​: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사람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자는 강간 또는 강제추행의 예에 의하여 처벌됩니다. 본 사건은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유사 성행위를 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2.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3. 형법 제58조 제2항 (무죄판결 공시)​: 무죄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 공시의 취지를 선고할 수 있도록 한 규정입니다.
4. 형사재판의 증명책임 및 자유심증주의 원칙: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5.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에만 터 잡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 진술의 진실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을 정도로 높은 증명력이 요구되며, 이러한 증명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해자가 한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고 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일관성 있는 진술의 중요성: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은 매우 중요한 증거이므로,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이 합리적이고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객관적 증거 확보: 피해 당시 정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녹취록, 메시지, 주변인 진술, CCTV 영상, 카드 결제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항거불능' 상태의 입증: 술이나 약물 등으로 인한 '항거불능' 상태는 단순히 취한 상태를 넘어, 피해자가 폭행이나 협박 없이도 저항이 현저히 곤란한 정도임을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4. 신속한 신고 및 대응: 피해 발생 직후 가능한 한 빨리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5. 관계자의 진술 및 이해관계: 사건과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진술 내용과 그들의 이해관계 또한 재판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