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기타 형사사건
1968년 어선 선원이었던 고인이 바다를 월선하여 조업하다가 북한에 납치된 후 귀환하였고, 이 과정에서 수산업법 위반, 반공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인의 자녀가 재심을 청구하였고, 법원은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 발부 없이 불법적으로 구금되었음을 인정하여 재심을 개시했습니다. 재심 심리 결과, 불법적인 구금 상태에서 얻어진 피고인의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었고, 유죄로 인정되었던 수산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으며,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어 무죄 부분이 확정되었습니다.
1968년 1월 7일, 피고인 망 A를 포함한 어선 선원들은 강원도 거진항을 출항하여 조업 중 동해 휴전선을 넘어 북한 해역에서 명태를 포획했습니다. 이들은 이후 북한 함정에 나포되어 북한 지역에 체류하다가 같은 해 3월 23일 귀환했습니다. 귀환 직후 피고인들은 구속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구금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으며, 이후 수산업법 위반, 반공법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제1심에서는 수산업법 위반만 유죄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은 무죄로 판단되었으나, 항소심에서 탈출로 인한 반공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최초 연행된 시점부터 구속영장이 집행된 시점까지의 구금 상태가 법적인 근거 없이 이루어진 불법 구금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이 불법 구금 상태에서 얻어진 피고인의 진술 및 이에 기초한 모든 진술의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불법 구금을 인정하고 관련 진술들의 증거 능력을 부정하여 재심을 개시했습니다.
재심 법원은 원심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수산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으며, 원심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무죄 부분(반공법 위반 및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무죄 부분의 판결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재심 법원은 피고인이 1968년 수사 과정에서 약 18일간 불법 체포 및 감금 상태에 있었고, 이는 형법 제124조의 불법체포 및 불법감금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불법 수사로 인해 재심 사유가 인정되었고, 불법적으로 수집된 증거와 그에 기초한 모든 진술은 증거 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유죄로 인정되었던 수산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었으며, 반공법 위반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무죄 판단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이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입니다.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124조 (불법체포, 불법감금):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 재심 법원은 피고인이 1968년 3월 23일부터 4월 10일까지 구속영장 없이 불법적으로 구금된 것이 이 조항에 해당하는 불법 체포 및 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구 형사소송법 (1973. 1. 25. 법률 제24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6조, 제207조 (긴급구속 요건 및 절차): 긴급구속은 일정한 요건(사형, 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 등)과 절차(구속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등)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구금은 이러한 긴급구속의 요건과 절차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되어 위법하다고 인정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재심 사유), 제422조 (재심 사유의 예외):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는 '원판결의 증거된 서류 또는 증거물이 확정판결에 의하여 위조 또는 변조임이 증명된 때' 등을 재심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제422조는 공소시효 완성 등으로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경우에도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의 재심 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을 수사한 사법경찰관이 형법 제124조의 불법체포, 불법감금죄를 범했으나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확정판결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조항들에 근거하여 재심이 개시되었습니다.
임의성 없는 진술의 증거 능력 부정 원칙: 피고인의 진술이 고문, 폭행, 협박, 불법 구금 등 부당한 방법으로 얻어졌을 경우, 그 진술의 임의성이 없다고 보아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 법원은 피고인이 불법 구금 상태에서 한 수사기관 진술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일 뿐만 아니라 임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증거 능력을 부정했습니다. 또한, 최초의 임의성 없는 진술 이후에도 그 심리 상태가 계속되어 이루어진 진술 역시 임의성이 없다고 보아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않거나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증거 능력이 없는 모든 증거를 배제한 결과, 수산업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4항 (항소심 판결): 제2항은 원심판결에 위법이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결할 수 있도록 하고, 제4항은 항소가 이유 없다고 인정한 때에는 항소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수산업법 위반 유죄 부분에 대해 직권으로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으며,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항소는 이유가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440조 (무죄 판결 공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결정으로 그 판결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무죄 판결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했습니다.
이 판례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 발생했던 불법 구금이나 인권 침해에 기반한 수사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사건들을 재심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과거의 부당한 판결을 의심하는 경우 다음 사항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