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조성 중 종중 토지 수용 무효 확인 사건

주식회사 H가 청주시에 I 일반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토지를 수용하게 되자, 토지 소유자들인 원고 A 등 개인들과 원고 G 종중이 충청북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개발계획 승인의 절차적 하자, 토지 소유자와의 성실한 협의 미비, 사업인정 실효, 토지 확보 요건 미달 등을 주요 쟁점으로 삼았습니다. 법원은 원고 A, B, C, D, E, F의 주장은 기각하였으나, 원고 G 종중의 토지에 대한 수용재결은 사업시행자의 보상금 공탁이 토지보상법상 상대적 불확지 공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므로, 결과적으로 수용재결이 효력을 상실하였다고 판단하여 G 종중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개인 토지 소유자들): 청주시 흥덕구 일대 I 일반산업단지 지정 대상 토지 및 지장물 소유자들 A, B, C, D, E, F.
• 원고 (종중): 청주시 흥덕구 일대 I 일반산업단지 지정 대상 토지 및 지장물 소유자 중 하나인 G 종중.
• 피고: 수용재결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인 충청북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
• 피고보조참가인: I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인 주식회사 H.

분쟁 상황

주식회사 H는 청주시 흥덕구 일대에 전자, 전기 및 정보, 신물질, 생물공학 등 다양한 업종을 유치하기 위한 I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사업은 2008년 8월 8일 산업단지 지구 지정 고시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산업단지 면적 및 개발계획 변경 승인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2019년 2월 28일에는 산업단지 면적이 약 200만㎡ 이상 확대되어 전체 면적이 3,796,903.5㎡로 변경되었고, 기존 1, 2공구 외에 새로운 3공구가 재편되면서 2023년까지 개발 기간이 연장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들(개인 토지 소유자 A, B, C, D, E, F 및 G 종중) 소유의 토지 및 지장물들이 산업단지에 편입되어 수용 대상이 되었고, 피고인 충청북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2021년 1월 19일 이 토지들에 대한 수용재결을 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수용재결이 ▲개발계획 승인 절차의 위법성 ▲토지 소유자와의 협의 불성실 ▲사업인정 실효 ▲산업단지 토지 확보 요건 미달 ▲보상금 공탁의 무효 등 다양한 법적 하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사건 개발계획 승인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이에 기초한 수용재결 처분이 무효인지 여부.
2. 사업시행자가 토지보상법상 토지 소유자 및 관계인과 성실하게 협의했는지 여부.
3. 산업입지법상 사업인정이 실효되거나 수용재결 신청 기간을 도과하여 수용재결이 위법한지 여부 (특히 산업입지법 제22조 제3항의 위헌성 여부).
4. 산업입지법 제22조 제4항에서 정하는 '개발구역 토지면적의 50% 이상 확보'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
5. 원고 G 종중의 수용보상금에 대한 공탁이 토지보상법 제40조 제2항 제2호가 정한 상대적 불확지 공탁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인지, 이로 인해 수용재결이 실효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충청북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가 2021년 1월 19일 원고 G 종중 소유의 토지에 대해 내린 수용재결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 A, B, C, D, E, F의 주위적 청구(수용재결 무효 확인)와 예비적 청구(수용재결 취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원고 G 종중과 피고 사이의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며, 원고 A, B, C, D, E, F와 피고 사이의 소송비용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I 일반산업단지 개발사업의 개발계획 승인 절차, 토지 확보 비율, 토지 소유자와의 협의 절차 등 대부분의 쟁점에 대해서는 사업시행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수용재결이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G 종중의 토지 보상금에 대한 공탁과 관련하여, 사업시행자가 '원고 종중 또는 W 외 5명'을 피공탁자로 하여 2021년 2월 23일 공탁한 것이 토지보상법 제40조 제2항 제2호의 상대적 불확지 공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즉, 채권의 귀속 자체에 다툼이 있는 경우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탁이 무효가 되었고, 이에 따라 수용개시일인 2021년 3월 10일까지 보상금 지급 또는 유효한 공탁이 이루어지지 않아 토지보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G 종중의 수용재결은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이 판결은 공익사업 보상금 공탁 절차의 엄격한 법적 요건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산업입지법)​

  • 제7조 (산업단지의 지정): 산업단지를 지정하고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일반적인 근거가 되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개발계획 변경 승인 처분 자체의 적법성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 제13조 제1항 (산업단지 지정의 해제 간주): 산업단지 지정 고시일로부터 3년 이내에 유효한 산업단지 개발실시계획 승인 신청이 없으면 그 기간이 지난 다음 날에 산업단지 지정이 해제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입니다. 원고들은 사업시행자의 신청이 무효이므로 이 조항에 따라 산업단지 지정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제16조 제2항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등): 사업시행자에게 사업시행자 교체 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청주시장이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할지 여부는 재량에 해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원고들은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완료하지 못했음에도 교체하지 않고 개발 기간을 연장해준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 제22조 제3항 (재결 신청 기간의 특례): 토지보상법 제23조 제1항 및 제28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개발계획에서 정하는 사업 기간 내에 재결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규정입니다. 원고들은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산업단지 개발 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규정으로 보아 합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제22조 제4항 (토지 확보 요건): 민간 사업시행자는 개발구역 토지면적의 100분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를 확보(토지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토지 소유자로부터 사용 동의를 받은 것을 의미)한 후에 재결을 신청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법원은 '개발구역 토지면적'을 전체 산업단지 면적으로 보았으며, 사업시행자가 50% 이상의 토지를 확보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토지보상법)​

  • 제16조 (협의): 사업시행자는 토지 등에 대한 보상에 관하여 토지 소유자 및 관계인과 성실하게 협의해야 하며, 협의의 절차 및 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원칙 규정입니다. 법원은 사업시행자가 보상액 제시, 대토보상 안내, 협의경위서 작성 등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제23조 제1항 (사업인정의 실효): 사업인정 고시일로부터 1년 이내에 재결 신청을 하지 않으면 사업인정의 효력이 상실된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산업입지법 제22조 제3항의 특례 규정이 적용되어 이 조항이 직접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 제40조 제2항 제2호 (공탁): 사업시행자의 과실 없이 보상금을 받을 자를 알 수 없을 때 공탁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상대적 불확지 공탁)입니다. 법원은 원고 G 종중의 보상금채권에 대한 가처분이 있었으나, 채권 귀속 자체에 대한 다툼이 아니었으므로 사업시행자가 이 조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한 공탁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 제42조 제1항 (수용 또는 사용의 효과): 사업시행자가 수용개시일까지 보상금을 지불하거나 공탁하지 않으면 수용재결이 효력을 상실한다는 규정입니다. G 종중의 경우, 공탁이 무효로 판명됨에 따라 이 규정에 의하여 수용재결이 실효되었습니다.

•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 (토지보상법 시행령)​

  • 제8조 제5항 (협의경위서): 사업시행자가 협의기간 내에 협의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협의경위서에 토지 소유자 및 관계인의 서명 또는 날인을 받아야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알 수 없는 등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사유를 기재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법원은 사업시행자가 통상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다했으므로 위법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공익사업으로 토지가 수용될 경우, 사업시행자가 보상 협의를 위해 제시하는 보상액의 근거와 절차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감정평가 결과가 적정하게 산출되었는지, 대토보상 등 다양한 보상 방식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있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2. 사업시행자가 협의 불성립을 이유로 수용재결을 신청할 때 제출하는 '협의경위서'에 서명 또는 날인을 거부하거나 그 사유를 기재하지 않는 것이 부당하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3. 공익사업에 따라 토지가 수용될 경우, 적용되는 특별법(예: 산업입지법)의 조항들이 일반적인 토지보상법과 다른 특례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용재결 신청 기간, 토지 확보 요건 등은 사업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므로 관련 법령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수용보상금에 대한 공탁은 매우 엄격한 법적 요건을 갖추어야만 유효합니다. 특히 보상금을 받을 사람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채권에 대한 가처분 등의 이유만으로 '상대적 불확지 공탁'을 하는 것은 무효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공탁이 무효가 되면 수용재결 자체가 효력을 상실할 수 있으므로, 공탁의 적법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종중 소유 토지의 경우, 종중 총회 결의 등 적법한 내부 절차를 거쳐 대표자가 토지 매각 또는 보상 협의에 임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 있으므로, 종중 관련 법적 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