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B는 두 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들을 속여 돈을 편취했습니다. 첫 번째로 2022년 1월 27일경 피해자 F에게 전화하여 '아는 후배가 암에 걸려 병원비 300만 원이 급히 필요한데,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거짓말하여 피해자로부터 총 300만 원을 송금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2022년 9월 말경 피해자 H에게 '주택 옥상 및 외벽 페인트 작업을 해주면 대금으로 1,0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많은 빚과 수입이 없는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빌린 돈을 갚거나 작업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며, 피해자 H는 작업을 완료했음에도 약속된 대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돈을 빌리거나 특정 작업을 의뢰하면서 처음부터 갚거나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속여 금전적 이득을 취한 전형적인 사기 범죄입니다. 피고인이 개인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타인의 선의나 노동력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한 상황에 해당합니다.
피고인이 변제 또는 대금 지급 의사나 능력 없이 상대방을 속여 금전적 이득을 취한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여러 범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우 어떻게 형을 정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B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만약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벌금 상당액에 대한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들과 합의하여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이 과거 동일한 유형의 범죄로 처벌받아 누범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은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가로채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면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여기서 '기망'이란 사람을 속이는 행위를 의미하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병원비 명목으로 돈을 빌려주면 바로 갚겠다'고 하거나, '페인트 작업을 해주면 1,0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사기죄는 '편취의 고의', 즉 처음부터 돈을 갚거나 대금을 지급할 생각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며, 피고인은 당시 많은 빚과 수입이 없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으므로 사기죄가 성립했습니다.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경합범 가중): 피고인이 피해자 F와 H에게 저지른 두 가지 범죄는 별개의 행위이지만 하나의 재판에서 다루어졌으므로 '경합범'에 해당합니다. 경합범이란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을 때 그 죄들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두 범행이 동시에 재판되었기에 경합범 가중이 적용되어 벌금형이 정해졌습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노역장 유치): 벌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되어 노동으로 벌금을 대신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벌금 1천만 원을 납부하지 못하면 10만 원당 1일로 계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하는 명령이 함께 내려졌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명령):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벌금, 과료, 추징금 등에 대해 일시적인 납부를 명령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에게 벌금 상당액에 대한 가납을 명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형을 피하거나 집행을 지연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금전 거래나 용역 계약 시에는 반드시 상대방의 경제적 신뢰도를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큰 금액이 오가는 경우, 상대방의 소득, 재산, 채무 여부 등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더라도, 평판이나 과거 이력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라도 점검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전을 빌려주거나 용역을 제공할 때는 반드시 차용증이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변제 조건, 기한, 이자 등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또한 송금 내역, 작업 완료 사진, 대화 기록(메시지, 통화 녹음) 등 모든 관련 증거를 철저히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는 후배 병원비'와 같은 급박한 상황을 내세우거나 친분을 이용하는 요청에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동정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사기 범죄의 흔한 수법이므로, 사실 관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만약 사기 피해가 의심되면 지체 없이 경찰에 신고하고 관련 증거를 제출해야 합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편취의 고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대화 내용, 경제 상황, 변제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