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갚지 않고 배우자에게 부동산을 넘긴 행위 취소 판결

원고 A는 채무자 C에게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으나, C은 이를 갚지 못했습니다. 이후 C이 상속받은 부동산을 자신의 배우자인 피고 B에게 대물변제 형식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자, 원고 A는 이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의 채권을 해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C과 피고 B 사이의 대물변제 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B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채무자 C에게 4천만원의 대여금 채권이 있는 채권자입니다.
• 피고 B: 채무자 C의 배우자이며, C로부터 문제의 부동산을 대물변제 형식으로 받은 사람입니다.
• C: 원고 A에게 4천만원을 빌린 채무자이자 피고 B의 배우자입니다.
• D: 채무자 C의 부모로, 이 사건 부동산의 원래 소유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8년 3월 15일 채무자 C에게 4천만원 및 이에 대한 2013년 3월 18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30%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받아 확정된 대여금 채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C은 2021년 3월 12일 돌아가신 부모 D로부터 부동산을 상속받았고, 2022년 4월 5일에 이 부동산을 자신의 배우자인 피고 B에게 대물변제 형식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었습니다. 이전에 피고 B는 2021년 3월 12일 증여를 원인으로 같은 부동산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가 다른 채권자(전북신용보증재단)로부터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당해 2022년 3월 14일 등기가 말소된 이력이 있었습니다. 원고 A는 C이 자신을 포함한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지 않고 배우자에게 재산을 넘긴 이 행위가 사해행위이므로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자 C가 재산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신의 배우자인 피고 B에게 부동산을 대물변제 방식으로 넘겨준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을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 부동산을 받은 피고 B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선의 항변'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와 C 사이에 2022년 4월 5일 체결된 대물변제 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B는 C에게 전주지방법원 김제등기소 2022년 4월 19일 접수 제8441호로 마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 B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C가 자신의 배우자에게 부동산을 넘겨준 행위가 채권자 A의 채권을 포함한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부족하게 만드는 사해행위로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 B가 이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채권자의 청구를 인용하여 대물변제 계약을 취소하고 부동산 등기를 원상회복시키도록 명령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민법 제406조에서 규정하는 '채권자취소권'과 관련이 깊습니다.

1.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고의로 줄여 채권자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는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는 권리입니다.
2. 사해행위의 요건:
   • 피보전채권의 존재: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유효한 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A의 대여금 채권).
   • 채무자의 무자력: 채무자가 사해행위 당시 채무 초과 상태, 즉 빚이 재산보다 많은 상태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C은 적극재산에서 대물변제된 부동산을 제외하면 소극재산 약 9,500만원에 비해 적극재산이 49,079,999원으로 채무 초과 상태로 판단되었습니다.
   • 사해의사: 채무자가 그 행위로 인해 채권자들을 해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배우자에게 재산을 이전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의사가 있다고 추정됩니다.
   • 수익자의 악의: 재산을 받은 사람(수익자, 즉 피고 B)도 그 행위가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임을 알고 있었어야 합니다. 배우자와 같은 특수 관계인 경우에는 수익자에게 악의가 있었다고 추정되며, 수익자가 스스로 선의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B는 선의를 주장했지만, 과거에 같은 부동산을 증여받았다가 사해행위로 취소된 전력 등으로 인해 선의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대물변제의 사해행위: 채무자가 빚을 갚기 위해 돈 대신 다른 재산(이 사건에서는 부동산)을 주는 행위를 대물변제라고 합니다. 채무자가 무자력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대물변제를 하는 경우, 다른 채권자들에게 피해를 주므로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산을 다른 사람 특히 배우자나 친족에게 이전하는 행위는 '사해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사해행위로 인정되면 재산을 받은 사람의 '선의' (이 행위가 채권자에게 피해를 줄 것을 몰랐다는 주장)가 쉽게 인정되지 않으며, 특히 배우자나 가까운 가족 간의 거래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3. 채무자가 다른 채권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해 재산 이전을 취소당한 이력이 있다면, 다시 이루어진 유사한 재산 이전 행위 또한 사해행위로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4. 채무가 있다면 일부 채무자에게만 재산을 변제하는 대물변제 형태의 재산 이전도 다른 채권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사해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