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재개발 · 행정

파주 태양광발전소 공사계획신고 반려 처분 취소 판결

A 주식회사는 파주시에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한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고, 이후 설치용량 변경 허가를 받으면서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민원을 해소토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회사는 공사계획 신고를 했으나, 파주시장은 '지역주민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세 차례 보완을 요구한 뒤 최종적으로 공사계획신고를 반려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이 반려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파주시의 반려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발전사업 허가 조건이 지역주민의 동의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이 아니며, 공사계획신고는 지역주민 동의를 법적으로 요구할 근거가 없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A 주식회사가 민원 해소를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고 보았습니다.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파주시 B, C, D 토지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2022년 5월 3일 파주시장으로부터 발전사업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설비용량 및 대표자 변경을 포함한 발전사업 변경 허가를 2023년 2월 6일에 받았는데, 이때 허가 조건 중 하나로 '발전소 설치 전 반드시 지역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주민 의견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여 민원 해소토록 노력해야 하며, 동 사업으로 인한 민·형사상의 문제 등을 처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23년 2월 8일 파주시장에게 전기[발전]사업 공사계획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파주시는 2월 15일 이 신고에 대해 보완을 통보하며 '지역주민 동의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보완 서류 중 다른 것은 제출했으나, 지역주민 동의서는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파주시는 2차례 더 보완을 요구한 후, 2023년 4월 4일 '3회에 걸쳐 보완을 요구했으나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A 주식회사의 공사계획신고를 반려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반려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주시가 태양광발전사업 허가 시 부가한 '지역주민 의견 수렴 및 민원 해소 노력' 조건이 '지역주민의 동의서 제출'까지 요구하는 유효한 부관인지 여부.
A 주식회사의 '전기[발전]사업 공사계획신고'가 단순한 신고가 아닌, 행정청이 실체적 요건을 심사해야 하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파주시가 지역주민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공사계획신고를 반려한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특히 법령상 근거가 없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파주시장)가 2023년 4월 4일 원고(A 주식회사)에 대하여 내린 전기[발전]사업 공사계획신고 반려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손을 들어주며, 파주시의 공사계획신고 반려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요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파주시가 허가 시 부가한 조건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민원 해소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지, 명시적으로 '지역주민의 동의서' 제출을 의무화한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동의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이행 가능성이 불분명하고 사업자에게 과도한 불이익을 주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부당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A 주식회사의 공사계획신고는 행정청이 실체적 요건을 심사하여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는 해당하지만, 전기사업법령 어디에도 공사계획신고 시 '지역주민의 동의'를 요구하거나 그 동의서를 제출 서류로 정한 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지역주민의 동의를 받아야 할 중대한 공익상 필요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A 주식회사는 지역주민 의견 청취, 설명회 시도, 재측량, 마을 회의 참석 등 허가 조건에 따라 민원 해소를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A 주식회사가 허가 조건을 미이행했다고 보아 공사계획신고를 반려한 것은 법령상 근거 없는 요구를 내세워 위법한 처분을 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법률 원칙)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기사업법 제7조 제5항 (전기사업 허가 기준): 전기사업을 적정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무능력 및 기술능력, 사업의 계획대로 수행 가능성 등 허가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추상적인 개념을 포함하여 행정청이 허가 여부를 판단할 재량의 여지를 줍니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발전사업 허가가 관리청의 '재량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전기사업법 시행령 제4조 제2항 (허가기준의 세부 사항): 발전소의 지역 편중 방지, 발전연료 편중 방지 등 공익적 고려사항을 허가 기준으로 규정하여 행정청의 정책적 판단이 개입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기사업법 제61조 제3항 및 제4항 (공사계획 신고 및 수리): 일정 규모 이하의 전기사업용 전기설비 설치 공사 시 공사 시작 전 허가권자에게 신고해야 하며, 신고를 받은 허가권자는 그 내용을 검토하여 법에 적합하면 수리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공사계획 신고가 단순 통지가 아닌 행정청이 내용을 심사하고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에 해당함을 명확히 합니다.
구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28조 제1항 (신고 대상): 출력 1만 킬로와트 미만의 발전소 설치를 제61조 제3항에 따른 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량행위와 부관의 한계: 수익적 행정행위(국민에게 이익을 주는 행정 처분)는 관계 법령에 특별한 금지 규정이 없는 한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해 조건을 붙일 수 있습니다 (이를 '부관'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부관의 내용은 이행 가능해야 하고 비례의 원칙, 평등의 원칙에 적합해야 하며, 행정처분의 본질적 효력을 저해하지 않아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허가조건이 '지역주민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이행 가능성이 불분명하고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부관의 한계를 벗어난다고 보았습니다.
수리를 요하는 신고: 행정청이 관련 법령에 규정된 신고의 요건을 심사하여 수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신고를 의미합니다. 행정청은 법령에 정한 신고 방법 및 실체적 요건에 부합하면 수리해야 하며,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수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공사계획신고가 수리를 요하는 신고이지만, 지역주민 동의를 요구할 법령상 근거가 없고 중대한 공익상 필요도 없다고 판단하여 반려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가 조건의 명확한 이해: 행정청으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을 때 부가되는 조건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하고, 그 의미와 범위에 대해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사전에 행정청에 질의하여 명확히 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의견 수렴', '민원 해소 노력' 등의 추상적인 문구가 '특정 서류 제출'이나 '특정 결과 도출'을 의미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주민 의견 수렴 및 민원 해결 노력의 기록: 허가 조건에 따라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 모든 과정을 구체적인 자료(회의록, 면담 기록, 통화 내역, 안내문, 시도했던 설명회 자료 등)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이는 나중에 행정청의 처분에 이의를 제기할 때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법령상 요구 사항 확인: 사업 인허가 및 신고 절차에서 행정청이 요구하는 추가적인 사항(예: 동의서 제출 등)이 관련 법령(해당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 등)에 명시적인 근거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법령에 근거 없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그 적법성을 다툴 수 있습니다.
'신고'의 법적 성격 이해: '신고'의 경우에도 단순한 통지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행정청이 내용을 심사하여 수리 여부를 결정하는 '수리를 요하는 신고'인지를 미리 파악해야 합니다. 수리를 요하는 신고라 하더라도 법령에 없는 조건을 이유로 반려할 수는 없습니다.
비례의 원칙: 행정청의 처분이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해 과도하게 사업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아닌지('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를 고려하여 법적 대응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민 동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업 자체를 막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 등이 해당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