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회식 중 부적절한 성적 발언으로 인한 감봉 처분 소송

원고는 육군 부사관으로 2019년 회식 자리에서 부적절한 성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해당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징계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10년 하사로 임관하여 약 10년간 육군 부사관으로 근무하며 보급수불 업무를 담당했던 군인
• 피고 (육군 제9보병사단장): 원고에게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부대 지휘관

분쟁 상황

2019년 군 회식 자리에서 부사관인 원고 A가 여성의 성기나 성행위를 지칭하는 부적절하고 속된 발언을 했습니다. 이 발언으로 인해 동석했던 부사관 F 중사가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껴 신고했고 이는 원고에 대한 감봉 1월 징계 처분으로 이어졌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며 징계가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의 회식 중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2. 감봉 1월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도한 징계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징계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대해: 법원은 성희롱은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에는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고 2차 피해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피해자가 즉시 신고하지 못하거나 진술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회식 자리에서 여성의 성기나 성행위에 관한 속된 말을 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동석자들의 진술과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신뢰할 수 있다고 보았고 관련 형사사건 항소심에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어 일부 유죄가 선고된 점도 고려했습니다. 원고가 피해자를 향해 직접 발언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함께 회식하는 자리였고 가까운 거리에 앉아있어 피해자가 충분히 발언을 들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발언은 '직위를 이용하여 성적 언동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징계 사유가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 법원은 징계권자의 재량권 행사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원고가 10년간 30회의 표창을 받는 등 성실하게 군 생활을 했고 다수의 탄원서가 제출된 사실은 인정했지만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징계 처분이 과도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피고가 적용한 육군규정 180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품위유지의무 위반(성폭력 등)에 대한 징계기준이 별도로 있으며 피고가 이 사건 발언을 '감경' 영역으로 판단하여 '감봉 1월' 처분을 내린 점을 주목했습니다. 또한 구 군인사법에 따르면 감봉은 경징계에 해당하고 최소 기간이 1개월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규정에 따른 최소한의 징계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공익 원칙에 반하거나 비례 원칙 평등 원칙에 위반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감봉 1월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이 조항들은 성희롱의 정의를 규정하며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성희롱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발언이 성희롱 정의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2.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이 법 조항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 심리 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 문화와 2차 피해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3. 구 군인사법 제57조 제1항 제4호 (2019. 1. 15. 법률 제162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법 조항은 감봉이 경징계에 해당하며 최소 1개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처분인 감봉 1월이 규정에 따른 최소한의 징계라는 점을 들어 징계의 적정성 판단에 활용했습니다.
4.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등: 성희롱의 '성적 언동'은 객관적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하며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법리를 제시합니다.
5.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성희롱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2차 피해 우려 지연 신고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성인지 감수성' 관련 법리를 강조합니다.
6.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등: 성희롱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 관련성을 나타내며 업무 수행 기회나 편승뿐 아니라 권한 남용 업무 빙자 등 넓은 범위에서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제시합니다.

참고 사항

1. 성희롱의 판단 기준: 성희롱은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의도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언동이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성적 수치심의 유무가 성희롱 판단의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피해자 진술의 중요성: 성희롱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즉시 신고하지 못하거나 진술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섣불리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3. 업무 관련성의 폭넓은 해석: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성희롱 요건은 업무 수행의 기회나 편승뿐만 아니라 권한 남용이나 업무 빙자 등 넓은 범위에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의 발언도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징계의 적정성: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지만 그 재량권 행사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징계 양정 기준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경미한 징계라도 최소한의 기준을 따랐다면 재량권 남용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5. 회식 분위기라도 언행 주의: 친목 도모를 위한 회식 자리라도 직장 내 서열이나 관계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성적 불쾌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은 자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