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진입로 막는 방해물 제거와 통행 금지 가처분 결정

재단법인 G가 진행하는 공사 현장 진입로를 재단법인 H가 약정을 위반하여 방해물을 설치하고 통행을 막자, 법원은 H에게 방해물 제거 및 통행 방해 금지 명령을 내리고 이를 위반할 경우 대체집행과 하루 50만 원의 간접강제금을 부과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재단법인 G: I 신축공사를 진행 중인 재단법인으로, 공사 현장 진입로 확보를 위해 재단법인 H와 통행 약정을 맺고 약정금을 지급했습니다.
• 재단법인 H: G의 공사 현장 인근에서 H을 운영하는 재단법인으로, 약정에도 불구하고 G의 통행을 방해하는 방해물을 설치했습니다.

분쟁 상황

재단법인 G가 I 신축 공사를 진행하던 중, 공사 현장 진입로 확보를 위해 인근의 재단법인 H와 1억 5천만 원을 지급하는 통행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G는 약정금을 지급하고 통행로를 사용해왔으나, H는 약정 체결 14년이 지난 2023년 9월 18일경 통행로에 차량 출입 차단봉, 차단벽, 석재 등 방해물을 설치하여 G의 공사 현장 진입을 막았습니다. H는 약정의 해지, 약정금 미수령, 중복 신청 등을 주장하며 통행 방해 행위를 계속했고, 이에 G는 통행 방해물 제거 및 통행 방해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약정에 따라 통행권을 확보한 공사 현장 진입로를 상대방이 방해물을 설치하여 막았을 때, 방해물 제거 및 통행방해 금지를 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다른 공사 방해 행위 금지 신청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채무자 재단법인 H는 결정 송달일로부터 7일 이내에 별지1 도면에 표시된 704㎡ 통행로에 설치된 차량 출입 차단봉, 차단벽, 석재 등 방해물을 모두 제거해야 합니다.
2. H는 해당 통행로에 대한 재단법인 G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 됩니다.
3. H가 위 방해물 제거 명령을 위반할 경우, G가 위임하는 집행관으로 하여금 H의 비용으로 방해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체집행).
4. 집행관은 통행 방해 금지 명령의 취지를 적절한 방법으로 공시해야 합니다.
5. H가 통행 방해 금지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일수 1일당 500,000원을 G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6. G의 공사 방해 행위 금지 및 이에 대한 간접강제 신청 등 나머지 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7. 소송 비용은 H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재단법인 G와 재단법인 H 사이에 체결된 통행로 사용 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하여 G의 통행권을 보호했습니다. H가 약정금 1억 5천만 원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주장과 약정이 해지되었다는 주장, 그리고 중복 신청이라는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H가 이전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또 다른 방해물을 설치한 점을 고려하여 대체집행과 간접강제까지 명함으로써 통행권 보전의 실효성을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통행로 방해 외에 별도의 공사 방해 행위가 명확히 소명되지 않았으므로 공사 방해 금지 신청은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통행권의 발생: 본 사례에서는 토지 소유권에 기한 통행권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약정(계약)에 의해 통행권이 발생하였음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통행에 대한 권리를 설정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사용대차 및 임대차의 해석: 법원은 이 사건 약정의 문언과 체결 경위를 종합하여 해당 약정이 채권자에게 통행권을 확보해 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배타적인 점유나 사용·수익을 허용하는 사용대차나 임대차 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계약의 실질적인 내용과 당사자의 의사를 바탕으로 법적 성격을 판단하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사용대차는 물건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사용하게 하는 계약이며 (민법 제609조), 임대차는 차임을 받고 물건을 사용·수익하게 하는 계약입니다 (민법 제618조). 각 계약의 해지 규정은 각각 민법 제613조(사용대차)와 제635조(임대차)에 명시되어 있으나, 이 사건에서는 해당 법리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3.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 가처분 신청을 인용받기 위해서는 '피보전권리'(보전할 필요가 있는 권리)와 '보전의 필요성'(긴급하게 보전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약정에 따른 통행권을 피보전권리로 인정하고, 채무자가 통행을 계속 방해할 경우 채권자가 입을 손실이 크다는 점, 채무자의 태도 등을 종합하여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4. 대체집행 및 간접강제: 채무자가 법원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채무자 비용으로 방해물을 제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대체집행'과, 명령 위반 시 금전적 제재를 부과하는 '간접강제'는 가처분 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입니다. 특히 채무자가 이전에 유사한 명령을 위반한 전력이 있거나 위반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함께 명해질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채무자의 태도와 이전 결정 이후의 행동을 근거로 이러한 명령의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약정서의 명확한 작성: 통행이나 사용에 관한 약정을 체결할 때는 그 목적과 기간, 조건 등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명시해야 합니다. 본 사례처럼 사용대차, 임대차 등 법적 성격에 대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증거자료 확보: 약정금 지급 등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영수증, 계좌이체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분쟁 발생 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3. 이전 분쟁의 고려: 과거에 유사한 분쟁이 있었고 법원의 결정이 있었더라도, 상대방이 다른 방식으로 방해 행위를 지속할 경우 새로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전 결정이 있었음에도 상대방이 방해 행위를 계속했다는 점은 법원이 간접강제 등을 명하는 데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4. 가처분의 활용: 권리 침해가 명백하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할 때, 가처분 신청을 통해 신속하게 권리 침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물리적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방해물 제거를 위한 대체집행이나 위반 시 금전을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 결정을 통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5. 분쟁 범위의 특정: 법적 구제를 요청할 때는 자신이 주장하는 피해 범위와 상대방의 위법 행위를 명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공사 방해 행위 전반에 대한 금지 신청은 통행로 방해 외의 구체적인 증거가 부족하여 기각된 것처럼, 소명되지 않은 부분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