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 백내장 수술 후 합병증 발생과 설명의무 위반 판결

원고 A는 고도근시 상태에서 피고 병원(학교법인 B가 운영)에서 좌안 백내장 수술을 받던 중 후낭 파열이 발생하여 다른 방식으로 인공수정체를 삽입했습니다. 수술 후 A는 눈부심, 빛번짐 증상을 호소했고, 이후 인공수정체 이탈이 확인되어 위치 조정술을 추가로 받았습니다. 이에 A는 피고 병원 의료진의 수술상 과실과 수술 후 경과 관찰 미흡, 그리고 고도근시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후낭 파열 및 홍채 손상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총 51,884,44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수술상 과실 및 경과 관찰 미흡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고도근시 환자에게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특정 합병증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피고에게 위자료 1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병원에서 좌안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입니다.
• 피고 학교법인 B: 원고가 수술받은 C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18년 7월 7일 피고 병원에서 좌안 백내장 진단을 받고, 2018년 7월 20일 좌안 수정체 초음파 유화흡인술 및 후방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기로 했습니다.

수술 중 후낭 파열이 발생하여 피고 병원 의료진은 앞유리체 절제술 및 인공수정체 섬모체 고랑 삽입술을 시행했고, 수술은 약 1시간 5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원고는 수술 당일 퇴원했습니다.

수술 다음 날인 2018년 7월 21일부터 원고는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경과를 확인했으며, 2018년 8월 18일에는 눈부심, 빛번짐 증상과 양안의 시력 차이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과를 관찰하던 중, 2018년 10월 17일 피고 병원 의료진은 인공수정체 하방 이탈을 확인하고 다음 날인 2018년 10월 18일 인공수정체 위치 조정술을 시행했습니다.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술 중 부주의하게 기구를 조작하여 후낭 파열 및 홍채 손상을 발생시켰고, 수술 후 경과 관찰 중 인공수정체 이탈 및 홍채 손상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특히 고도근시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합병증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병원 의료진이 백내장 수술 중 후낭 파열 및 홍채 손상을 발생시킨 진료상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2. 피고 병원 의료진이 수술 후 경과 관찰 중 인공수정체 이탈 및 홍채 손상을 적절히 확인하지 못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3.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의 고도근시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후낭 파열, 홍채 손상 등 합병증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8년 7월 20일부터 2025년 1월 23일까지는 연 5%의, 2025년 1월 2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백내장 수술 중 발생한 후낭 파열 및 홍채 손상에 대한 진료상 과실이나 수술 후 경과 관찰 중 인공수정체 이탈 및 홍채 손상을 확인하지 못한 과실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도근시 환자의 백내장 수술 시 후낭 파열 및 이로 인한 홍채 손상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음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이러한 위험성에 관하여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점을 설명의무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설명의무 위반은 원고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위자료) 1,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과 원고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인의 설명의무: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할 경우, 응급상황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발생 가능한 합병증의 정도와 예방 가능성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환자가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당해 치료행위에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위험이거나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것인 경우에는 발생 가능성이 희소하더라도 설명 대상이 됩니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8다217974 판결 참조).
   •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와 같은 고도근시 환자의 백내장 수술 시 후낭 파열 및 홍채 손상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점을 설명의무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2. 사용자 책임 (민법 제756조)​: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법인(피고)은 의료진(피고 병원 의료진)의 사용자로서 의료진의 업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환자(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이 불법행위로 인정되어 피고에게 위자료 배상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3.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민법 제750조, 제760조, 제763조)​: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재산상 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손해(위자료)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는 인정될 수 있으나, 설명의무 위반과 실제로 발생한 신체적 손해 또는 재산상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만 해당 손해에 대한 배상이 인정됩니다. 본 사건에서는 설명의무 위반과 재산상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지연손해금 (민법 제379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에 대해서는 채무 발생일(불법행위일)부터 지연손해금이 발생합니다. 이율은 민법에 따른 연 5%(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 전까지) 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2%(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적용 시)가 적용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호: 의료 시술 전에는 환자 본인의 질환 상태, 제안된 치료 방법, 예상되는 위험과 합병증, 그리고 다른 치료 대안에 대해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하고 구체적인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습니다. 특히 본인에게 고도근시와 같은 특정 위험 인자가 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가능성과 심각성에 대해 반드시 상세한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2. 설명의무 위반의 법적 의미: 의료진이 환자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여 발생 가능한 합병증의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인정되어 재산상 손해가 없더라도 정신적 손해(위자료)에 대한 배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의료 과실과 합병증의 구분: 수술 중 합병증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의료 과실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백내장 수술 중 후낭 파열처럼 일정 비율로 발생 가능한 합병증이 있고, 의료진이 합병증 발생 시 당시 의료 수준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과실이 아니라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4. 수술 후 경과 관찰: 수술 후 눈부심, 빛번짐, 시력 저하 등 불편 증상이 나타나거나 지속될 경우, 단순히 일반적인 수술 후 증상으로 여기지 말고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추가 검사와 원인 파악을 요구하여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5. 인과관계 입증의 중요성: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더라도, 설명의무 위반 때문에 직접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는 인과관계 입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