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빙자 보이스피싱에 속아 체크카드 양도하여 처벌받은 사건

피고인 A는 대출을 받기 위해 대부업체를 사칭한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을 위해서는 이자나 원금을 납부할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체크카드 1매와 비밀번호를 넘겨주어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양도 금지 규정을 위반한 사건입니다. 이미 유사 범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판결이 확정된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러 법적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대출을 받으려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체크카드를 양도하여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
• B대부 C 대리 사칭 성명불상자: 대출을 미끼로 피고인에게 접근하여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요구한 보이스피싱 조직원
• 퀵서비스 기사: 피고인이 성명불상자에게 체크카드를 전달하는 데 이용된 운송인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19년 10월 14일 오전 10시경 'B대부 C 대리'를 사칭하는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이자나 원금을 납부할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대출을 받기 위해 같은 날 오후 1시경 자신의 주거지 앞에서 피고인 명의의 F은행 계좌(G)에 연결된 체크카드 1매를 퀵서비스 기사를 통해 위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했습니다. 또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성명불상자에게 위 체크카드의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접근매체를 양도했습니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대출 원리금 납부의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체크카드를 교부한 것일 뿐 '접근매체의 양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이 대출 사기에 속은 정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유사 범행 전력과 비정상적인 카드 전달 방식 등을 이유로 해당 행위를 '접근매체의 양도'로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대출 원리금 납부의 편의를 위해 체크카드를 일시적으로 교부한 것이 전자금융거래법상 금지하는 '접근매체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4월에 처하고,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유죄 판결을 선고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대출 사기에 속아 체크카드를 넘겼다고 주장했으나, 피고인이 자신의 신용상태로는 정상적인 대출이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비정상적인 퀵서비스로 카드를 전달한 점, 이 사건 직전에도 유사 범행으로 기소유예 및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접근매체를 임의로 사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미필적으로 용인하며 양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 양도 행위의 사회적 폐해가 크다고 강조하면서도, 피고인이 대출 사기에 속은 점, 실제로 이득을 취하지 않은 점,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변제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이미 확정된 유사 범죄와의 형평성 등을 참작하여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 (접근매체의 양도 등 금지)​: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보호하고, 접근매체가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핵심적인 규정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인이 대출을 빌미로 자신의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성명불상자에게 넘겨준 행위가 이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벌칙)​: 제6조 제3항 제1호를 위반하여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접근매체 양도 금지 의무를 위반했을 때의 구체적인 형사처벌을 규정하며, 피고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법적 근거가 됩니다.
•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판결이 확정된 죄와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죄'를 동시에 심리할 때 적용되는 규정입니다. 피고인은 이미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상태에서 새로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법원은 이 두 사건을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이번 사건의 형을 정했습니다.
• 형법 제39조 제1항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적 경합범)​: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합니다. 피고인의 이전 확정 판결과 이번 사건을 함께 고려하여 형을 결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때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이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으나, 대출 사기에 속은 점, 취득한 이익이 없는 점,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변제하려는 노력 등을 참작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1년간 유예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대출 빙자 사기에 대한 경각심: 제도권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을 실행하기 위해 어떠한 경우에도 체크카드, 통장,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 자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100% 보이스피싱 등 불법적인 사기 행위이므로 절대 응해서는 안 됩니다.
• 접근매체 양도의 법적 책임: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체크카드를 타인에게 전달하고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행위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며, 이는 보이스피싱, 불법 도박 자금 세탁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범죄 전력의 가중 처벌 가능성: 과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이후 다시 유사한 행위로 적발되면 자신의 행위가 불법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되어 더욱 가중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대출을 받으려는 절박함 이용 주의: 사기 조직은 대출이 절박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여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접근매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정상적인 대출 절차(퀵서비스를 통한 카드 전달 등)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 피해 회복 노력의 중요성: 만약 자신의 명의가 범죄에 연루되어 타인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면, 피해 회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은 법원의 양형 결정에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