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인사 직원의 수습 기간 해고 통보 방식 다툼 사건

원고 A는 E피부과의원에 인사 담당자로 입사하여 3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치기로 했습니다. 수습 기간 중 참가인 B(병원장)의 배우자인 I로부터 업무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실상 구두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이후 B는 A에게 수습계약 종료 통지서를 이메일과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냈으나, 이는 실제 해고 통보일로부터 며칠 뒤였습니다. A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A가 해고 당시 수습 기간 중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구두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 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E피부과의원의 인사업무를 담당했던 직원.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을 내린 주체.
• 피고보조참가인 B: E피부과의원을 운영하는 의사이자 원고의 사용자.
• I: 피고보조참가인 B의 배우자이자 이 사건 병원의 이사.

분쟁 상황

2020년 3월 2일 E피부과의원에 인사 담당자로 입사한 원고는 3개월의 수습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수습 기간 중인 2020년 5월 15일, 병원장인 피고보조참가인 B의 배우자이자 이사인 I가 원고에게 '일하는 업무 스타일이 맞지 않아 같이 일 못할 것 같다'고 구두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이후 원고의 컴퓨터와 서류함이 치워진 것을 확인한 원고에게 B는 5월 19일 이메일로, 5월 29일 내용증명 우편으로 수습 계약 종료 통지서를 발송했습니다. 원고는 수습 기간이 이미 종료되어 정규직이 되었거나, 설령 수습 기간 중이라 해도 해고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서면 통지 절차를 지키지 않아 부당해고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원고의 업무 역량 부족 및 태도 불량 등을 이유로 본채용 거부가 정당하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가 해고 통보 당시 수습 기간 중이었는지, 아니면 정규직으로 전환된 상태였는지 여부.
2. 해고 통보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 통지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
3. (법원에서 판단하지 않았으나) 설령 수습 기간 중이었다고 해도,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년 12월 1일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했습니다. 즉, 법원은 원고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해고 통보 시점인 2020년 5월 15일에 여전히 수습 기간 중인 근로자였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구두로 통지된 수습 기간 중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의 서면 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로 인정되며, 이와 달리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해고에 신중을 기하고, 해고의 존부, 시기, 사유를 명확히 하여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하며, 근로자가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시용 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근로자가 거부 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본 사례에서 병원 측은 원고에게 2020년 5월 15일에 구두로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이후 5월 19일 이메일로, 5월 29일 내용증명 우편으로 '수습계약 종료 통지서'를 보냈습니다. 법원은 이메일이나 내용증명 우편이 최초 구두 해고일로부터 늦게 발송되었으므로,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 절차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시용 기간 중 해고의 정당성 요건: 시용 제도는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하고 판단하여 평가하려는 취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시용 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 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해고의 절차적 위법성만으로 부당해고가 인정되었기 때문에, 해고 사유 자체의 합리성 여부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3. 처분문서의 효력: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 법원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수습계약서에 '수습계약기간을 2020년 3월 2일부터 2020년 6월 1일까지로 하고, 수습 기간 3개월 동안 급여의 90%만 지급된다'는 내용 등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원칙적으로 3개월의 시용 기간을 인정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카카오톡 메시지나 4대 보험료 납부 주체 변경 등의 사정만으로는 수습 기간이 조기 종료되어 정식 사원으로 전환되었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해고 통보는 반드시 서면으로: 어떤 상황에서든(수습 기간 중 해고, 본채용 거부 포함) 직원을 해고할 때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명확히 기재한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 구두 통보,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은 원칙적으로 서면 통지로 인정되지 않거나, 그 효력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2. 사후 서면 통보의 한계: 구두로 해고한 후 며칠이 지나서 서면 통보를 했다고 해도, 최초 해고 시점의 절차적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3. 수습 기간의 명확한 관리: 근로 계약서나 취업규칙에 수습 기간과 본채용 여부 결정 기준을 명확히 정하고, 수습 기간 중 근로자의 평가를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수습 기간 단축이나 정규직 전환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이 또한 반드시 서면으로 명확히 남겨두어야 합니다.
4. 수습 기간 중 해고의 정당성: 수습 기간 중 해고나 본채용 거부는 일반 해고보다 사유 인정 범위가 넓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고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
5. 증거 확보의 중요성: 해고와 관련된 모든 통보(구두 통보 내용, 서면 통보 일자 등)와 회사의 조치(자리 변경, 업무 배제 등), 그리고 관련 의사소통 기록(카카오톡 메시지 등)은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잘 보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