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받은 돈 증여세 부과 취소 요청 사건

피상속인(망 B)이 사망 전 아들인 원고(A)에게 수십억 원의 주식 매각 대금을 송금했고, 이에 대해 세무당국이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돈이 과거 아버지와 함께 투자했거나 가족들의 명의신탁 주식을 매각한 대금이며, 일부는 묘소 관리비 등으로 위탁받은 자금이라며 증여세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증여세를 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아버지 B의 장남이자 상속인으로, 아버지로부터 받은 주식 매각 대금에 대한 증여세 부과 처분을 다툰 사람입니다. 대한민국 비거주자입니다.
• 피고 마포세무서장 및 남대문세무서장: 원고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세무당국입니다.
• 망 B: 원고의 아버지로, 생전에 주식을 매각하고 그 대금을 원고에게 송금한 후 사망했습니다.
• C 주식회사: 망 B가 주식을 소유하고 매각한 상장회사입니다.
• D 주식회사: 원고가 전환사채를 인수한 회사이며, 망 B로부터 받은 돈 일부가 이 회사의 계좌로 송금되었습니다.
• F 주식회사: 망 B로부터 원고에게 돈이 송금될 때 거쳐간 회사입니다.
• G, H, I, J, K: 망 B의 아내 및 다른 자녀들로, 원고는 이들과 함께 가족예금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명의신탁 약정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망 B는 2014년 10월 1일 사망했습니다. 망 B는 사망 약 두 달 전인 2014년 8월 13일 자신이 소유한 C 주식회사 주식 63,200주를 31억 6천만 원에 매도했습니다. 이후 2014년 8월 20일과 9월 11일에 걸쳐 주식 매각 대금 중 총 10억 원을 아들인 원고가 전환사채를 인수하기로 한 D 주식회사의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또한 2014년 9월 11일에는 20억 원을 F 주식회사 계좌를 거쳐 원고의 개인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무당국은 이 모든 금액이 망 B가 원고에게 사전증여한 재산이라고 보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상속재산에 가산하고 원고에게 총 17억 3천여만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 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망 B가 원고에게 송금한 약 30억 원의 돈이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원고는 해당 돈이 과거 공동 투자금 또는 명의신탁 재산의 반환이므로 증여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세무당국은 사전증여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명의신탁 약정이나 공동 투자 약정의 존재 여부 및 자금 운영 위탁 주장의 신빙성을 판단해야 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들의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증거로 제시한 합의서들이 작성 시기와 보관 상태, 자필 서명 등의 정황상 실제 작성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공동 투자나 명의신탁 약정의 존재를 인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23세의 나이에 아버지와 동등하게 1,000만 엔을 출자했다는 주장은 이례적이고, 실제 주식 취득 시점과 자금 송금 시점, 합의서 작성 시점 간에 상당한 시간 차이가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상속인들의 자금 운영 위탁 주장 역시 명의신탁이 전제된 것이므로 인정하지 않았고, 원고가 받은 돈을 D 전환사채 인수나 본인의 계좌로 사용한 점 등을 들어 원고가 사용·수익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피상속인의 사위 M의 진술 번복 또한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아 원고에게 부과된 약 17억 3천만 원 상당의 증여세가 정당하다고 판결했으며,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1항 제2호가 적용됩니다. 해당 조항은 거주자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되는 경우, 상속인이나 수유자가 증여받은 재산을 상속재산에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1. 과세 요건 사실의 증명 책임과 증여 추정:

•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요건 사실의 존재 여부에 대한 증명 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 하지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1. 11. 13. 선고 99두4082 판결 등)에 따르면, 증여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증여자로 인정된 사람 명의의 예금이 인출되어 납세자(돈을 받은 사람) 명의의 예금 계좌 등으로 입금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예금은 납세자에게 증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이렇게 증여가 추정되면, 이제는 납세자 측에서 '그 예금의 인출 및 입금이 증여가 아닌 다른 목적(예: 채무 변제, 공동 투자금 반환 등)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을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납세자가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세금 부과 처분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2. 명의신탁의 입증:

• 원고는 피상속인과 주식 명의를 신탁(실제 소유자는 원고 또는 가족들이지만 명의는 피상속인으로 해둔 것)했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명의신탁이 인정되려면, 명의신탁 약정의 존재와 실제 자금 출처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 법원은 명의신탁을 인정할 때, 당사자들의 약정 내용, 명의신탁 재산의 취득 경위 및 대가 지급 방식, 재산의 관리 및 처분 현황, 재산에서 발생한 수익의 귀속, 명의신탁을 주장하는 사람의 재산 상태 및 사회적 지위 등 여러 객관적인 정황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제시한 합의서의 신빙성이 낮고, 자금 흐름과 약정 내용이 불일치하는 등의 이유로 명의신탁 약정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가족 간의 자금 거래나 공동 투자, 명의신탁 등은 세금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명확한 증거 자료 확보: 금전적인 거래나 자산의 명의에 대해 가족 간이라 할지라도 구두 합의보다는 계약서, 차용증, 금융 거래 내역, 이체 목적 확인서 등 객관적이고 명확한 서류를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본 사건의 경우 합의서의 진정성(실제 작성 시점, 자필 여부 등)이 의심받아 증거로 인정되지 못했습니다.
2. 거래 내용과 실제의 일치: 계약서나 합의서의 내용이 실제 자금 흐름이나 자산 취득 과정과 정확히 일치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합의서의 자금 출처나 출자 금액이 실제와 달랐던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3. 자금 출처의 명확성: 주식 취득 자금 등이 어디에서 누구의 돈으로 마련되었는지, 특히 큰 금액일수록 자금 출처를 명확히 소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거래 시점과 증거 작성 시점의 일치: 금전 거래나 약정이 있은 후 한참 뒤에 사후적으로 작성된 증거 자료는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거래 시점에 바로 증거를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제3자의 객관적 증언: 가족 내부의 관계자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공증인이나 외부 전문가의 입회 하에 계약을 체결하거나 객관적인 제3자의 증언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본 사건에서 피상속인의 사위 증언이 번복되어 신빙성을 잃은 사례처럼, 이해관계자의 진술은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6. 세법상 증여 추정의 이해: 과세관청은 거액의 재산이 가족 간에 오고 가면 증여로 추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돈을 받은 사람이 증여가 아님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