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수년간 거액의 국세를 체납한 원고에 대해 법무부장관이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을 내리자, 원고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원고는 재산 은닉의 우려가 없으며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원고의 체납액이 9억 4천만 원을 넘고 자발적인 납부 노력이 없었으며 전 배우자를 통한 소득 및 재산 은닉 가능성, 출국 경위의 불투명성, 해외에 설립한 회사 자산 정리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출국금지 연장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21년 2월을 기준으로 약 9억 4천만 원의 국세를 체납하고 있었습니다. 법무부장관은 국세청장의 요청에 따라 2017년 1월 10일 원고에게 처음 출국금지 처분을 한 이후 여러 차례 기간을 연장했으며, 2021년 3월 26일 다시 출국금지 기간을 2021년 4월 2일부터 2021년 10월 1일까지로 연장하는 처분(이 사건 처분)을 했습니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해 자신의 체납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은닉할 재산도 없으며,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우려도 없다면서, 법무부장관의 연장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5천만 원 이상의 국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체납한 경우에 법무부장관이 내리는 출국금지 기간 연장 처분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출국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재량권을 일탈 또는 남용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법무부장관)가 원고에 대해 내린 출국금지기간 연장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체납액이 9억 4천만 원을 넘어 출국금지 기준인 5천만 원을 훨씬 초과하고, 체납 이후 자발적인 납부 노력이나 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과세관청의 채권 확보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원고의 전 배우자 C의 급여 수령 및 아파트 구매 과정이 원고의 수입 및 재산 은닉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과거 해외 출국 경위 및 비용 조달 방법에 대한 설명이 불투명하며 일관되지 않았던 점, 중국에 설립한 회사 자산 정리를 출국금지 해제의 이유로 들면서도 해외 재산 유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바탕으로 원고가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등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 처분으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 및 조세정의 실현이라는 공익에 비해 현저히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국민의 출국의 자유와 국가의 조세 채권 확보라는 공익적 목적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관련 법령과 법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국민의 출국의 자유 (헌법상 기본권): 대한민국 헌법은 국민의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하며, 출국의 자유는 그 중요한 내용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출국금지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필요할 때에만 이루어져야 하며,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출입국관리법 등 관련 법령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도 이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및 구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1조의3 제2항: 이 법령들은 5천만 원 이상의 국세·관세 또는 지방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납부 기한까지 내지 아니한 사람에 대해 일정 기간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출국금지의 목적 및 재량권 행사 원칙: 조세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단순히 세금 납부를 압박하거나 미납자의 신병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주된 목적은 체납자가 출국을 통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켜 국가의 강제집행을 어렵게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일정 금액 이상의 세금을 미납했고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출국금지 처분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며, 반드시 재산을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는지를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재량권 행사 판단 기준: 법무부장관이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 목적과 당사자의 기본권 제한 사이의 비례를 따져야 합니다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두18363 판결 등 참조).
국세를 포함한 세금 체납으로 인해 출국금지 처분을 받았거나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