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이 사건은 W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의 상가동 구분소유자들이 조합이 수립하여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창립총회 당시 상가에 아파트보다 높은 권리가액을 인정하기로 약정했음에도 관리처분계획이 이를 위반했으며, 상가 조합원에게 아파트를 후순위로 분양하는 것이 부당하게 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창립총회에서 상가에 높은 권리가액을 인정하는 구속력 있는 결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상가 조합원에 대한 아파트 후순위 분양이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법한 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W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2001년 창립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하고 사업계획서를 승인했습니다. 당시 사업계획서에는 아파트 조합원의 예상 부담금과 상가 조합원의 권리가액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정비계획이 변경되어 신축 아파트 세대수가 454세대에서 419세대로 줄었고,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은 뒤 2018년에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었습니다. 이 관리처분계획은 종전 자산을 감정평가액으로 산정하고, 신축 아파트를 아파트 조합원과 일부 상가 조합원에게 분양하며, 나머지 상가 조합원 8명에게는 상가를 분양하도록 했습니다. 원고들인 상가동 구분소유자들은 이 관리처분계획이 창립총회 결의를 위반하고 상가 조합원을 부당하게 차별한다며 계획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재건축 창립총회 당시 상가동 구분소유자들에게 아파트 소유자들보다 높은 비율의 권리가액을 인정하기로 하는 구속력 있는 약정 또는 결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관리처분계획이 신축 아파트 분양 시 상가 조합원에게 아파트 조합원보다 후순위로 분양받도록 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가 조합원을 차별하여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창립총회 당시 시공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내용이 상가에 대한 높은 권리가액을 인정하는 구속력 있는 결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총회에서 해당 내용에 대한 명시적인 결의가 없었고, 사업계획서 또한 안전진단, 지구단위계획 수립, 건축심의 및 사업승인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명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가 조합원에 대한 아파트 후순위 분배는 조합 규약 및 정관에 상가 소유자에게 상가를 우선 공급하고 예외적으로 주택을 공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 상가 조합원의 평균 종전 자산 평가액이 아파트 조합원보다 낮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상가 조합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법한 차별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계획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48조 제2항 제1호가 관련 법령으로 적용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할 때 '종전 토지 또는 건축물의 면적, 이용상황, 환경 그 밖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대지 또는 건축물이 균형 있게 분양신청자에게 배분되고 합리적으로 이용되도록 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과 관련하여 재건축 관리처분계획의 수립에 상당한 '계획 재량행위'가 인정된다는 법리(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두4029 판결 등)를 적용했습니다. 이는 관리처분계획에 다소 불균형이 있더라도 특정 조합원의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지 않는 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상가 독립정산제 약정과 같이 상가 조합원의 권리를 별도로 보장하는 내용은 원칙적으로 조합의 정관에 규정해야 하며, 총회 결의가 정관 변경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실질적 의결정족수를 갖추면 조합 내부적으로 효력을 가질 수 있다는 법리(대법원 2018. 3. 13. 선고 2016두35281 판결 등)도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즉, 중요한 권리 관련 사항은 명시적인 결의와 정관 반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유사한 재건축 또는 재개발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재건축 총회 결의 시 재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 특히 조합원 간 권리 배분이나 자산 평가 기준 등은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결의하고, 이를 정관이나 규약에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시공사 제안서 내용만으로는 구속력 있는 결의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둘째, 사업계획서나 제안서에 '변동될 수 있음'이라는 단서가 붙은 경우, 해당 내용이 향후 사업 진행 과정에서 확정적인 구속력을 가진다고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관리처분계획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수립되는 행정계획으로서, 수립 과정에 상당한 재량이 인정됩니다. 따라서 일부 조합원에게 다소 불리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이 재산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법적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넷째, 기존 조합의 정관이나 규약에 따라 상가 소유자에게는 상가를 우선 분양하고 주택은 예외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원칙이 명시되어 있다면, 주택 후순위 분양에 대한 불만이 법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섯째, 종전 자산 평가액이 낮은 조합원은 분양 신청 과정에서 원하는 조건의 자산을 배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