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유효성 확인 판결

피고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원고들이, 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이 불이익 변경 절차를 위반하고 연령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임금 및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절차적 하자가 없고, 연령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피고 기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직원들로,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임금이 삭감되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 피고 A기관: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상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A기관은 산업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2005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3년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의무화되고, 정부가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권고하자, 피고는 2015년 7월 28일 기존 임금피크제를 정년 3년 전부터 임금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로 단일화하는 내용으로 운영세칙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임금피크제가 자신들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했고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받았을 임금 및 퇴직금과의 차액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① 근로기준법상 불이익 변경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와 ②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상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2015년 개정된 임금피크제가 2005년 도입된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와 정년, 임금 삭감의 정도가 동일하여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경영 상황 악화, 정부 권고),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삭감률 크지 않고 복리후생 유지, 이미 60세 정년 보장), 대상 조치(별도 직무 부여, 업무량 경감, 퇴직 지원 프로그램, 퇴직금 중간정산 기회), 절감 재원의 사용처(신규 채용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주로 다루어진 법률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연령차별 금지)​: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에 대하여 임금, 임금 외의 금품 등에서 차별하여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연령을 이유로 임금에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지만, 도입 목적의 타당성, 불이익 정도, 대상 조치 및 재원 사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차별로 보지 않습니다. 이 조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여 위반 시 단체협약 등은 무효가 됩니다.
•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정년)​: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하며,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60세로 정한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근로자들이 이미 2009년 단체협약으로 60세 정년이 보장되어 있었으므로,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이 연장되지 않은 것이 연령차별의 직접적인 불이익으로 판단되지 않았습니다.
•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이 조항은 임금피크제 도입의 법적 근거 중 하나로 작용하며, 정부의 임금피크제 권고안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취업규칙의 작성, 변경)​: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과반수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특히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2015년 개정된 임금피크제가 2005년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와 실질적으로 동일하여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절차적 하자가 부정되었습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퇴직금 중간정산)​: 근로자는 주택 구입 등 특정 사유가 발생한 경우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가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게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 중 하나로 기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임금피크제 관련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 임금피크제 도입 및 변경 절차의 적법성 확인: 취업규칙을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변경할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듣거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특히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반드시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본 사건에서는 기존 제도와 비교하여 실질적인 불이익 변경이 없다고 판단된 점을 참고해야 합니다.
• 연령차별 여부 판단 기준 이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따른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의 ▲목적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 도입 여부 및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도입 목적: 경영 악화로 인한 인건비 절감 필요성, 정부의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 고령자 고용 안정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목적 등이 합리적인 이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불이익 정도: 임금 삭감률이 과도하지 않은지, 임금 외의 수당이나 복리후생은 유지되는지, 정년 연장 또는 고용 보장과 같은 반대급부가 있는지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대상 조치: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별도 직무 부여, 업무량 경감, 퇴직 지원 및 진로 설계 프로그램, 퇴직금 중간정산 기회 제공 등이 적절히 이루어졌는지 중요합니다.
  • 재원 사용: 임금피크제로 절감된 인건비가 신규 채용 확대 등 본래 목적에 부합하게 사용되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단체협약과 법률의 관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내용이 고령자고용법 등 강행규정에 위반하는 경우 해당 조항은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관련 법령을 숙지하고 이에 위반되지 않도록 규정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