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경기신용보증재단(원고)이 A회사에 신용보증을 제공하고 A회사가 은행 대출을 받은 후, A회사의 부도 발생으로 원고가 약 1억 3천 8백만원을 대위변제하게 되었습니다. A회사는 부도 직전 또는 직후 자신의 부동산에 D, E, F 등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었으며, A회사의 대표이사 B 또한 자신의 부동산에 G회사와 근저당권을 설정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근저당권 설정들이 일반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며 해당 계약의 취소와 근저당권 등기 말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A회사가 경기신용보증재단의 보증으로 1억 7천만원을 대출받았으나 2020년 5월 18일 부도 처리되었습니다. 원고인 경기신용보증재단이 A회사의 대출금을 대위변제한 후 A회사와 연대보증인 B, C에게 구상금 채무를 청구하는 과정에서, A회사가 부도 발생 직전인 2020년 5월 13일부터 22일 사이에 다수의 부동산에 D, E, F 등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주고, 대표이사 B 또한 자신의 부동산에 G회사와 근저당권을 설정해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원고는 이러한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채무자들이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줄여 자신들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한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구하게 된 상황입니다.
원고의 구상금 채권이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A회사와 B이 근저당권을 설정할 당시 무자력 상태였는지,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근저당권 설정으로 이익을 얻은 피고들이 사해행위를 알지 못했다는 '선의' 주장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A, B, C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144,890,568원 및 그 중 138,185,481원에 대하여 2020년 9월 2일부터 2021년 4월 25일까지는 연 10%,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피고 주식회사 A와 피고 D, E, 주식회사 F 사이에 체결된 별지 목록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한 모든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B과 피고 G 주식회사 사이에 체결된 별지 목록 제6 기재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계약도 취소하며, G 주식회사는 해당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와 그 연대보증인 B, C에게 원고인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대한 구상금 채무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A회사와 B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D, E, F, G 등 특정 채권자들에게만 자신의 재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는 다른 일반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피고 D, E, F, G가 사해행위를 알지 못했다는 '선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므로, 해당 근저당권설정계약들은 취소되어야 하며, G는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해야 한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본 사건은 민법 제406조에 규정된 '채권자취소권'에 기반하여 판단되었습니다. 채권자취소권이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할 의도를 가지고 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채권자취소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피보전채권의 존재'로,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유효한 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미래에 발생할 채권이라도 그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확정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면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채무자의 사해행위'로, 채무자의 재산 감소로 인해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심화되어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가 부족해지는 행위여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근저당권 설정 계약이 이에 해당했습니다. 셋째, '채무자의 사해의사'로, 채무자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채권자를 해하게 됨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채무초과 상태에서 이루어진 재산 감소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의사가 추정됩니다. 넷째, '수익자의 악의'입니다. 사해행위로 이익을 얻은 자(수익자)도 채무자의 사해의사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추정되므로, 수익자 스스로 자신이 선의였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지연손해금 계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률이 적용되었습니다.
채무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져 채무초과 상태에 빠지기 직전이나 직후에 특정 채권자에게만 자신의 재산에 담보(근저당권 등)를 설정해주거나 소유권을 이전하는 행위는 다른 일반 채권자들의 채권을 회수할 기회를 박탈하는 '사해행위'로 간주되어 법적으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사해행위로 얻은 담보권이나 소유권은 무효가 되어 재산이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만약 채무자와 계약을 맺어 이득을 얻은 사람(수익자)이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려면, 단순히 모른다고 주장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증거를 들어 자신이 선의였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처럼 미래에 발생할 채권(예: 보증인의 구상금 채권)이라 할지라도,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발생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의 대상이 되는 채권(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