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침해/특허
피고인 A와 주식회사 B가 피해자 주식회사 E의 기업설명자료(IR자료)를 모방하여 자사의 IR자료를 작성 복제 배포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은 E의 IR자료가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창작성을 갖춘 저작물로 보기 어렵고 B의 IR자료와 실질적인 유사성도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주식회사 B의 부대표인 피고인 A는 회사의 IR자료를 제작하라는 지시를 받고 피해자 주식회사 E가 작성 배포한 IR자료를 입수했습니다. A는 E의 IR자료에 기재된 표현과 동일 또는 유사한 표현을 사용하여 B의 IR자료를 작성했고 이를 대표이사에게 제출하여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발표 배포하게 했습니다. 이에 피해자 주식회사 E는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동의나 승낙 없이 편집저작물인 IR자료를 복제 배포함으로써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했습니다.
피해자 주식회사 E의 기업설명자료(IR자료)가 저작권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창작성 있는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피고인 주식회사 B의 IR자료가 피해자 회사의 IR자료와 실질적으로 유사하여 저작권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인 A와 주식회사 B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은 피해자 주식회사 E의 기업설명자료(IR자료)가 경영 활동에 관한 객관적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적 저작물로서 누가 작성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통상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설령 편집저작물로 본다 하더라도 B 주식회사의 IR자료가 E 주식회사의 자료와 정보의 선택 배열 구성 순서 도표 서체 삽화 등 표현 방식에서 전체적이고 구체적인 유사성을 찾아볼 수 없어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저작권법 제2조 제1호의 '저작물' 정의와 제2조 제18호의 '편집저작물' 정의 그리고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8호의 '도형저작물' 관련 법리가 주로 적용되었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저작물 정의) 저작물은 '문학 학술 또는 예술의 범위에 속하는 창작물'을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창작성'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 즉 저작물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표현은 창작성이 있는 저작물로 볼 수 없습니다.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제8호 (도형저작물 예시) '지도 도표 설계도 약도 모형 그 밖의 도형저작물'과 같이 기능이나 실용적인 사상 표현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저작물(기능적 저작물)은 표현하고자 하는 기능이나 사상 분야의 일반적인 표현방법 규격 용도 기능 자체 저작물 이용자의 이해의 편의성 등에 의해 그 표현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기능적 저작물은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저작권법 제2조 제18호 (편집저작물 정의) 편집저작물은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 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즉 단순히 자료를 모으는 노력이 아니라 그 자료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배치하며 어떻게 구성했는지에 독창적인 개성이 담겨야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의 적용 법원은 기업설명자료(IR자료)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기업설명자료(IR자료)와 같은 사업 설명 자료는 투자 정보 전달이라는 실용적 목적이 강하여 일반적으로 그 구성 내용 표현 방식이 유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자료는 특별한 창작적 개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한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저작물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단순히 특정 정보를 모으고 배열하는 노력만으로는 저작권을 인정받기 어려우며 정보의 선택 배열 구성 방식에서 독창적인 개성이 명확히 드러나야 저작권으로 보호될 수 있습니다. 동종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표현 시장 상황 트렌드 등 일반적인 내용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다른 회사의 자료를 참고하여 새로운 자료를 만들 때 내용의 일부분이 유사하더라도 전체적인 표현 형식이나 구성 방식이 다르다면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작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는 자료 전체에서 유사한 부분의 질적 양적 비중이 얼마나 큰지도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됩니다. 극히 일부 내용만 유사한 경우는 침해로 보기 어렵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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