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국민건강보험공단 3, 4급 근로자들이 정년 60세 연장과 함께 도입된 임금피크제로 임금이 감액되자, 연령차별금지 및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을 주장하며 감액된 임금과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고령자 고용 유지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합리적인 이유를 가지며, 노사 합의를 거쳐 적법하게 시행되었으므로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해야 함에 따라, 58세였던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2015년 노동조합과의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2016년 1월 1일부터 시행했습니다.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3, 4급 근로자들은 임금 감액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이는 부당한 연령차별이자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감액된 임금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정년 연장을 전제로 도입된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의 임금을 연령을 이유로 감액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면서 임금만 감액하는 것이 남녀고용평등법상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선정당사자)들 및 선정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시행한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 차별에 해당하며, 노사 합의 절차도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임금 감액이 정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판결은 주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의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정년 의무화) 및 제19조의2 제1항 (임금체계 개편 조치):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하며(제19조 제1항), 정년을 연장하는 경우 사업주와 노동조합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제19조의2 제1항).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에 따른 합리적인 임금체계 개편 조치로 인정되었습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연령차별 금지 원칙) 및 제4조의5 (차별금지 예외 사유):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해서는 안 되지만(제4조의4 제1항),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 등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보지 않습니다(제4조의5 제4호). 법원은 임금피크제가 고령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실제로 신규채용 규모를 확대시킨 점을 들어, 제4조의5 제4호의 차별금지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 및 근로기준법 제6조 (균등한 처우): '동일 가치 노동'이란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작업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임금피크제의 도입 취지와 그에 따른 보상책, 그리고 정년 연장으로 인한 총 임금 증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임금 감액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즉, 단순히 같은 업무를 한다고 해서 임금이 같아야 한다는 원칙이 임금피크제의 합리성을 부정할 정도로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노사 합의의 유효성: 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노동조합의 내부 절차상 일부 하자가 있었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지 않고 노사 대표에 의해 정당하게 체결된 합의라면 그 효력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 전체의 상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가받을 경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 차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의 충분한 협의 및 합의 절차는 필수적입니다. 설령 노조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에 일부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지 않고 노사 대표 간 정당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정년 연장 등 근로기간 연장을 전제로 임금이 감액되는 임금피크제는 전체 근로기간 동안 받게 될 총 임금액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됩니다. 임금 감액에 대한 보상책(예: 교육 지원, 퇴직 설계 컨설팅, 지원금 등)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면, 임금피크제의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또한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게 반드시 별도의 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 강도를 경감해야 하는 것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 권고 사항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