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아 심장수술 후 사망에 대한 의료진 과실 여부 판단 사건

조산으로 태어난 쌍둥이 아기 중 한 명(망아)이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피고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사건입니다. 망아의 부모와 쌍둥이 형제인 원고들은 수술 결정 과정, 수술 중 대량 출혈 및 삼첨판막 손상, 수술 후 다발성 장기 손상 등에 의료진의 과실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피고 병원(운영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망아의 부모 (원고 A, B): 사망한 아이의 부모로서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 망아의 쌍둥이 (원고 C): 사망한 아이의 쌍둥이 형제로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였습니다.
• 피고 의료법인 D (병원): 심장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이 소속된 병원의 운영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이 제기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조산으로 태어난 망아는 출생 당시 1,575g의 저체중아로, 선천성 심장기형(심실중격 결손, 심방중격 결손, 삼첨판막 및 승모판막 폐쇄 부전)이 확인되어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했습니다. 이후 심장 기능 악화 및 심비대, 폐울혈 증상이 지속되었고, 서혜부 탈장 진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의료진은 심장 상태 악화와 탈장 수술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먼저 심장 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15년 9월 9일, 망아는 체중 4,200g 상태에서 심실중격 결손 등 심장 수술(개심술)을 받았으나, 수술 직후 삼첨판막 손상이 발견되어 교정되었고, 수술 후 에크모(ECMO)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9월 18일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 및 부종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했습니다. 망아의 부모는 의료진이 무리하게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 과정에서 미숙한 술기로 출혈 및 판막 손상을 일으켰으며, 수술 후 관리 부실로 다발성 장기 손상을 초래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병원 의료진이 미숙아의 심장수술을 결정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의료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와 그 과실이 망아의 사망 원인이 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수술 시행 결정의 적절성, 수술 중 대량 출혈 및 삼첨판막 손상 유발 과실 여부, 그리고 수술 후 발생한 저산소증, 산증 등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손상에 대한 의료진의 과실 여부가 집중적으로 다뤄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심장 수술 결정과 수술 과정에서의 처치 모두 의료상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의사의 진료 방법 선택에 대한 재량 범위, 의료 행위의 고도 전문성, 그리고 의료 과실 및 인과관계 입증의 어려움을 근거로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례에서는 의료 과실을 판단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에 대한 재량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 의료진은 환자의 상황, 당시 의료 수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집니다. 그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진료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특정 방법만이 옳고 다른 조치는 과실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망아의 심장 상태 악화와 탈장 수술의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심장 수술을 우선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을 의사의 합리적 재량 범위 내의 판단으로 평가했습니다. 망아에게 심부전 증상이 명확히 나타나 수술 없이 자연 치유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보호자들에게 증상과 수술 필요성이 충분히 설명되어 동의를 얻었다고 보아, 수술 결정 자체에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의사의 주의의무와 의료행위의 수준 (대법원 2001. 3. 23. 선고 2000다20755 판결 등 참조)​

   •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 증상과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 주의의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시인되는 의학상식을 기준으로 판단되며, 진료 환경과 의료행위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합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망아의 심폐바이패스 운용 시 나타난 혈액 수치 변화나 수술 중 삼첨판막 손상 등 복잡한 상황이 발생했으나, 이러한 상황이 의료진의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위반한 결과라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삼첨판막 손상은 심실중격 결손 수술의 일반적 합병증 중 하나이며, 특히 미숙아의 연약한 조직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의료진의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진료채무의 성격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5다21295 판결 등 참조)​

   • 의사가 환자에게 부담하는 진료채무는 환자의 치유라는 결과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채무'가 아니라, 치유를 위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다하여 적절한 진료를 할 '수단채무'입니다. 따라서 진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서 바로 진료채무 불이행으로 추정할 수는 없습니다.
   • 사례 적용: 망아가 수술 후 사망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맞았지만, 법원은 이를 곧바로 의료진의 과실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의료행위 자체의 불확실성과 내재된 위험성을 고려할 때, 결과만을 가지고 과실을 추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4. 의료과실과 인과관계 추정의 한계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므로 일반인이 의료 과실이나 인과관계를 밝히기 극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을 생각하기 어려운 간접사실을 통해 과실을 추정할 수도 있으나, 단순히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개연성이 낮은 사정들을 들어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막연히 추정하여 의사에게 무과실 입증 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사례 적용: 법원은 수술 중 대량 출혈, 삼첨판막 손상, 다발성 장기 손상 등의 주장에 대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의료진의 과실로 해당 결과가 발생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심폐바이패스 운용 시 산증이나 저산소증 발생 가능성은 인정되지만, 이것이 의료진의 과실로 직접 기인하여 장기 손상을 유발했다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심장 수술 중 심폐바이패스 운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의 위험이 내포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악결과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을 추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의료 분쟁 발생 시 환자의 상태와 당시 의료 환경, 의료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미숙아나 선천성 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신체 조직이 연약하여 수술 과정에서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 있으며, 이는 의료 과실로 직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사의 진료 방법 선택에는 합리적인 재량권이 인정되며, 단순히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하여 의료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복잡한 수술, 특히 심폐바이패스나 에크모와 같은 보조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그 자체로 합병증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장기 기능 부전 등의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더라도 이를 의료진의 과실로 단정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주의의무 위반과 그로 인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수술 중 또는 수술 후의 특정 검사 수치(예: 헤모글로빈, 동맥혈 가스)가 일시적으로 좋지 않게 나타났다고 해도, 이것이 곧바로 의료진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관련 분야 전문가의 감정 결과는 재판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되나, 감정 내용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