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과 신생아 사망에 대한 의료진 책임 여부 판결

원고 B은 피고 병원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받던 중 출혈, 배뭉침, 양수 부족 증상을 겪었으며, 입원 치료 후 퇴원했으나 증상 악화로 상급 병원으로 전원하여 미숙아를 조산하고 영아가 사망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의료진이 양수과소증과 조기양막파수 진단 및 조치를 소홀히 하고 조산 예방 조치를 미흡하게 하여 망아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 의료진의 의료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영아의 아버지이며 임산부 원고 B의 배우자
• 원고 B: 피고 병원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임산부
• 피고 C: 피고 병원의 운영자이자 피고 D의 사용자
• 피고 D: 피고 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분쟁 상황

원고 B은 2016년 1월 임신 5주 상태로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피고 D으로부터 산부인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2016년 4월부터 출혈과 배뭉침 증상, 양수 부족 소견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2016년 5월에는 자궁경부 길이가 2.47cm로 짧아져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피고 D은 자궁수축억제제와 항생제를 투여하고 경과를 관찰했으며, 양막파수 검사는 음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자궁수축이 더 이상 확인되지 않고 자궁경부 길이가 3.58cm로 늘어나자 2016년 6월 4일 원고 B을 퇴원시켰습니다. 그러나 퇴원 후 2016년 6월 8일 배뭉침과 통증을 호소했고, 다음날 피고 병원 의사 H의 진료 결과 자궁경부 길이가 1.2cm로 매우 짧고 양수량이 극히 적은 것이 확인되어 상급 병원인 F대학교병원으로 전원할 것을 권유받았습니다. 원고 B은 2016년 6월 9일 F대학교병원에 입원했으나 지속적인 임신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분만을 계획하게 되었고, 이후 G병원으로 전원하여 2016년 6월 12일 임신 27주 1일의 미숙아를 체중 940g으로 조기 출산했습니다. 출산한 영아는 호흡곤란증후군 등으로 치료받던 중 2016년 6월 22일 사망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 의료진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핵심 쟁점

법원은 피고 의료진에게 다음과 같은 과실이 있었는지 판단했습니다.

1. 임산부의 양수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양수과소증의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필요한 검사와 조치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
2. 조기양막파수 상태였음에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고 적절한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
3. 양수과소증이나 조기양막파수 상태였던 임산부를 지속적으로 입원 치료하지 않고 퇴원시켜 조산을 예방하는 조치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
4. 임산부에게 태아 기형 및 독성 위험이 있는 금지된 약물인 아달라트를 처방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의료진이 양수과소증 진단 및 처치, 조기양막파수 진단, 조산 예방 조치, 약물 처방에 있어서 의료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이로 인해 조산 및 영아 사망의 결과가 초래되었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의료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민사 사건으로, 의료과실의 판단 기준과 입증 책임에 대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의료과실의 판단 기준: 법원은 의사의 진료 방법 선택에 있어 합리적인 재량권을 인정합니다. 즉, 의사는 환자의 상태, 당시의 의료 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의료과실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원칙이 적용됩니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2862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D의 양수량 측정 방식, 양막파수 검사 선택, 입원 치료 및 퇴원 결정, 아달라트 약물 처방 등이 당시의 의료수준과 상황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과관계의 입증: 의료과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과실과 환자에게 발생한 나쁜 결과(이 사건에서는 조산 및 영아 사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됩니다. 의료 분쟁에서는 의료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피고 D에게 과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필요한 치료를 시행하지 못했거나 조기양막파수를 진단하지 못했으며, 조산을 예방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조산의 원인은 대부분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의료 분쟁과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진료 기록의 중요성: 의료기관의 진료 기록은 의료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한 의료진의 설명, 검사 결과, 처치 내용 등을 명확히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 기록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의료진에게 설명을 요구하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추가 질문하여 기록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 증상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 몸의 변화나 불편한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진에게 즉시 상세하게 알리고, 의료진이 이를 진료 기록에 제대로 반영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출혈, 통증, 양수 흐름 등 중요한 증상은 시기, 정도, 지속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 의료진의 지시 이해 및 확인: 의료진이 권유하는 조치(예: 안정, 수분 섭취, 특정 음식 제한 등)나 처방하는 약물에 대해 정확한 설명(목적, 방법, 부작용 등)을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해가 어렵다면 다시 설명해달라고 요청하거나, 중요한 결정(예: 퇴원 등) 전에는 다른 의료진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상급 병원 전원 요청 및 기록 확보: 만약 현재 의료기관의 진료나 조치에 대한 불안감이 크거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악화될 경우, 적극적으로 상급 병원 전원을 요청하고 전원 시 기존 병원의 진료 기록을 모두 확보하여 새 의료진에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