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건조회사 워크아웃 중 채권매수 대금 분쟁 사건

선박 건조 회사 J에 대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가 진행되던 중, 채권금융기관 중 하나인 원고(주식회사 A)가 협의회 결의에 반대하며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원고는 채권 매수 대금의 적정 가액 산정 방식과 함께, 파생상품 계약과 관련한 환위험 헷지거래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찬성 채권기관들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채권매수 대금 산정 시 협의회에서 결의된 채권 차등배분 순위가 반영된 N회계법인의 보고서를 인정했으며, 채권매수청구권이 '채권'의 매수에 한정될 뿐 파생상품 계약의 '계약상 지위' 전체를 이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의 헷지거래 유지 의무도 인정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는 대부분 기각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부 피고들(B 주식회사, I)에게만 소액의 정산금 지급이 인정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J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중 하나로, 워크아웃 과정의 협의회 결의에 반대하여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정산금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당사자
• 피고 한국수출입은행 외 9개 금융기관 (B 주식회사, C협동조합중앙회,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 주식회사 H, 주식회사 I,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J에 대한 채권금융기관들로 구성된 협의회의 찬성 채권기관들이며, 원고의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채권을 매수하고 정산할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
• J 주식회사: 선박 건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가 개시된 채무자

분쟁 상황

J 주식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어 채권금융기관들이 자율협약을 맺고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개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주식회사 A)는 협의회의 신규자금 지원 결의에 반대하며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채권에 대한 매수청구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나 채권 매수 대금을 산정하는 방식과, 원고가 J과 체결했던 외화 선물환 파생계약 관련 환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유지했던 반대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해 원고와 찬성 채권기관들 사이에 의견 대립이 발생하여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원고는 채권 매수 대금의 적정한 산정과 함께 헷지거래 손실에 대한 배상을 찬성 채권기관들에게 요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의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채권의 적정 매수가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O회계법인 보고서 vs N회계법인 보고서).
2.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의 효과가 단순히 '채권'의 매수에 그치는지 아니면 파생상품 계약과 같은 '계약상 지위' 일체의 이전까지 포함하는지.
3. 원고가 채권매수청구권 행사 이후에도 파생계약에 대한 환위험 헷지거래를 유지할 법령상 의무가 있었는지 여부.
4. 만약 원고가 헷지거래로 손실을 입었다면, 찬성 채권기관들인 피고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채권매수가액 산정: 법원은 N회계법인 보고서에 따라 산정된 372억 3,800만 원을 원고 매수청구채권의 적정 매수가액으로 인정했습니다.
   • O회계법인 보고서는 협의회에서 결의된 채권 간의 차등배분 순위를 무시한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N회계법인이 매수청구채권 가액 산정 용역을 수행할 수 없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았으나, 채권의 종류, 액면, 우선변제순위 등은 객관적인 계산의 문제이므로 N보고서의 산정을 따랐습니다.
2. 채권매수청구권의 효과 범위: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에서 정한 채권매수청구권은 '채권'의 매수에 한정되며, 찬성 채권기관들이 채권에 관한 '계약상 지위' 일체나 모든 법률관계 및 경제적 이해관계를 청산시켜 줄 의무까지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법 문언상 '채권'의 매수로 규정되어 있고, 채권 매수청구권은 형성권으로서 계약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계약상 지위 이전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헷지거래 유지 의무 및 손해배상 책임: 원고에게 이 사건 헷지거래를 유지할 법령상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들에게 원고가 헷지거래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외국환거래 관련 법령은 외국환포지션 한도를 제한할 뿐 직접적으로 헷지거래를 의무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채권매수청구일 이후 원고는 파생계약에 따른 환위험을 부담하지 않게 되었으므로, 헷지거래를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헷지거래가 피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피고들은 헷지거래 외 다른 방법으로 환위험을 관리할 수 있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4. 최종 판결: 원고의 청구는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해 4억 9,900만 원, 피고 I에 대해 4,700만 원 및 각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B 주식회사, I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 및 위 피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원고는 찬성 채권기관들을 상대로 약 1,026억 원 규모의 매매대금 및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대부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B 주식회사는 4억 9,900만 원, 피고 I은 4,7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어 원고가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는 주장한 금액의 극히 일부만을 인정받고 대부분의 청구에서 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0조 (채권매수청구권)​
   • 이 조항은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절차에서 협의회 의결에 반대한 채권금융기관이 자신의 채권을 협의회에 매수하도록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합니다.
   • 본 사건에서 원고는 이 조항에 따라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했지만, 법원은 이 권리가 '채권'의 매수에 한정되며 파생상품 계약의 '계약상 지위' 전체를 이전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했습니다.
   • 이는 법 문언상 '채권'의 매수로 규정되어 있고, 채권매수청구권이 반대 채권자가 공동관리절차에서 벗어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며, 계약상 지위 이전은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한 판단입니다.
2. 민법 제737조 (사무관리자의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
   • 이 조항은 사무관리자가 본인의 의사에 반하거나 본인에게 불리함이 명백할 때에는 관리를 계속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합니다.
   • 원고는 채권매수청구권 행사 이후 찬성 채권자들을 위한 사무수탁자의 지위에서 헷지거래를 유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그러나 법원은 원고의 헷지거래 유지가 피고들의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피고들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거래였으므로 적정한 사무관리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3. 외국환거래법 제11조 및 관련 규정 (외국환포지션 관리)​
   • 외국환거래를 취급하는 금융기관이 환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외국환포지션 보유 한도를 제한하고 한국은행총재에게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입니다.
   • 원고는 이 법령에 따라 헷지거래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규정들이 직접적으로 헷지거래를 의무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오히려 원고가 채권 매수청구 이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헷지거래를 유지한 것으로 보았고, 찬성 채권기관들은 헷지거래 외 다른 방법으로도 환위험을 제거할 수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기업 구조조정 협약 참여 시, 채권의 평가 기준과 손익 정산 방식에 대해 명확하게 이해하고 합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채권별 우선순위나 담보 인정 여부가 평가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2. 공동관리절차에서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 해당 권리의 범위가 '채권' 자체에 한정되는지 아니면 파생상품 계약과 같이 연관된 '계약상 지위'까지 포함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3. 복잡한 파생상품 계약이 얽혀있는 경우, 채권매수청구권 행사 시점의 권리·의무 이전 범위를 명확히 하고, 잔존하는 위험(예: 환위험) 관리에 대한 책임 주체를 사전에 협의하거나 구체적인 이행 절차를 수립해야 합니다.
4.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반대 채권자는 이후 해당 채권과 관련된 모든 법적, 경제적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고 단정하지 말고, 잔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체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합니다.
5.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 보고서가 여러 개 존재하고 그 결과가 상이할 경우, 각 보고서의 평가 기준, 전제 조건, 그리고 협의회 결의 반영 여부 등을 면밀히 비교 검토하여 합리적인 기준을 선택해야 합니다.
6. 금융기관 내부적으로도 기업구조개선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파생상품 운용 부서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 채권매수청구권 행사와 같은 주요 사안 발생 시 관련 금융상품의 처리 방안을 신속하게 결정하고 실행해야 불필요한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