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공급하는 '장집' 역할을 한 피고인 A과 B이 사기, 컴퓨터등사용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이들은 법인 대표자 명의를 변경하고 법인 명의 계좌의 접근매체(통장, OTP, 비밀번호)를 보이스피싱 조직에 유통하여 총 13명의 피해자로부터 3억 7천만 원이 넘는 돈을 편취하도록 했습니다. 피고인 B은 일부 혐의에 대해 '통장 누르기' 사건 이후 공범들과의 신뢰 관계가 깨져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법원은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중국 등 해외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하여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가상화폐 투자 수익' 또는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속였습니다. 이에 속은 피해자들은 자신의 돈을 조직이 지정한 대포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하여 보관하도록 지시받았습니다. 피고인 A과 B은 이러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될 '대포통장'을 공급하는 '장집'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2021년 4월경부터 공모하여 F으로부터 법인 명의를 넘겨받아 D, E, G, H, I 등으로 대표자 명의를 변경하고, 이 법인 명의의 계좌(총 5개)와 관련된 통장, OTP, 비밀번호 등 접근매체를 보이스피싱 조직에 제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2021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13명의 피해자로부터 376,021,300원이 편취되었습니다. 피고인 B은 일부 기간 동안 공범들이 법인 계좌의 잔액 약 1억 2천만 원을 임의로 인출하는 '통장 누르기' 사건이 발생한 후에는 공범들과의 신뢰가 깨져 더 이상 함께 통장을 유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인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장집'으로서 대포통장 공급에 공모하여 사기, 컴퓨터등사용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특히 피고인 B에 대해서는 일부 범행에 대한 공모 여부가 쟁점이 되었는데 피고인 B은 공범들이 법인 계좌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한 사건('통장 누르기') 이후 공범들과의 신뢰가 깨져 해당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했으며,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 2, 7 내지 13의 사기 및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와 별지 범죄일람표 (2) 순번 5 내지 8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조직적, 지능적 범죄로서 사회적 폐해가 크며, 피고인들이 대포통장 유통을 통해 범행에 필수적인 역할을 분담했으므로 엄벌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피고인 A의 경우 일부 피해자들에게 피해 금액을 변제하고 합의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 동종 전과가 없다는 점 등을 참작하여 형을 결정했습니다. 피고인 B의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공범들 사이의 신뢰 관계 파탄으로 인한 공모 단절을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통장, OTP, 비밀번호 등 은행 계좌의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양도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엄중히 처벌됩니다. 설령 직접 사기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접근매체 유통만으로도 범죄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 특히 법인 명의의 계좌는 개인 계좌보다 더욱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크며 그 유통에 따른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조직적인 범죄에서는 여러 역할을 분담하여 활동하므로, 일부 역할만 담당했더라도 전체 범죄의 공범으로 인정되어 중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범죄에 가담하게 되었다면,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가담 경위와 역할을 명확히 소명하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공범들과의 관계나 범행 가담 시기가 명확히 단절된 경우라면, 그 이후의 범행에 대한 책임은 면할 수도 있으므로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