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직원 감봉 3개월 징계 무효 확인 사건

한국수출입은행 직원 A는 동료 B와 관련된 성희롱성 소문 유포 및 회사 내부 자료 유출을 사유로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았습니다. A는 해당 징계가 부당하다며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소문 유포로 인한 성희롱 주장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자료 유출은 징계사유가 되지만, 전체적인 징계 양정이 과도하여 사회 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아, 피고 한국수출입은행의 징계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한국수출입은행 직원, 징계처분 무효를 주장)
• 피고 한국수출입은행 (원고의 소속 회사, 징계처분권자)
• B (원고의 동료 직원, 회식 및 호텔 투숙 관련자, 성폭력 2차 피해 신고자)
• D (B의 배우자, 원고를 상대로 민사소송 제기)

분쟁 상황

2016년 5월, 한국수출입은행 직원인 원고 A와 동료 B는 회사 회식 후 노래방에 갔다가 인근 호텔에 투숙하여 성관계를 가졌습니다. 2016년 5월 13일, B의 배우자 D이 은행 노동조합에 찾아와 호텔 투숙 사실을 언급하며 징계를 요구했고, B는 A를 준강간으로 고소했습니다. 검찰은 2016년 9월, B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거나 A가 이를 이용하여 간음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했습니다. 2016년 12월 22일, 은행은 A와 B에게 직원 예절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직장 내 질서 문란을 이유로 각각 '견책' 징계처분을 내렸습니다. 2017년 1월 8일, B와 D은 A를 상대로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A가 B를 성폭행했거나 소문을 퍼뜨렸다는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A의 부정행위로 D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며 D에게 위자료 1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이 판결은 2019년 7월 대법원 심리불속행기각으로 확정되었습니다. 2018년 7월 6일, B는 A가 자신을 성폭행 가해자로 묘사하는 소문 등을 퍼뜨리고 있다며 은행에 '성폭력 2차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은행은 외부 기관에 조사를 위탁했고, 조사 결과 A가 호텔 투숙 관련 정황과 B의 평소 행실에 대한 소문을 유포한 사실이 있으며,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받았습니다. 2018년 11월 12일, 은행은 A에게 '성희롱' 및 '행내 자료의 외부 제공 관련 내규 위반'을 사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A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해당 징계처분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가 동료 B에 대하여 성희롱성 소문을 유포했는지 여부 및 그것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원고가 B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회사 내부 문서를 무단으로 유출한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위 징계사유들이 인정되더라도 피고의 감봉 3개월 징계처분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4. 피고의 징계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가 2018년 11월 12일 원고에게 내린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동료 B에 대한 성희롱성 소문을 유포했다는 주된 징계사유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하여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B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회사 내부 문서를 무단으로 열람, 복제하여 외부(법원)에 제출한 행위는 복무규정 위반으로서 징계사유는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성희롱 주장이 인정되지 않고 문서 유출 행위의 성격과 경위를 고려할 때, 감봉 3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은 그 비위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하여 사회 통념상 타당성을 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피고 한국수출입은행의 징계 처분은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징계 절차의 적법성에 대해서는 원고가 징계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소명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다고 보아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직장 내 성희롱의 판단 기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직장 내 성희롱은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B에 대한 소문을 유포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법원은 단순히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발언이 사회 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수준이 아니라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회사 내부 자료 유출 및 개인정보 보호 의무 (개인정보 보호법 및 회사 복무규정)​: 회사의 내부 자료는 업무 처리 목적으로 생성된 것으로서, 직원이 업무와 무관하게 무단으로 열람, 복제하여 외부로 유출하는 것은 복무규정 위반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어 징계사유가 됩니다. 다만 유출된 정보의 민감도, 유출 목적 및 경위, 실제 피해 발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징계 양정의 적정성을 판단합니다.
3. 징계권 남용 금지의 원칙: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은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무효가 됩니다. 이는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징계처분으로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다른 근로자에 대한 징계처분과의 형평성, 징계 대상자의 평소 행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된 징계사유인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고, 부수적인 징계사유인 문서 유출만으로는 감봉 3개월이라는 징계가 과도하여 징계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직장 내 성희롱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와 정황에 의해 판단됩니다. 소문의 확산과 소문의 주도적 유포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행위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성희롱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2. 회사 내부 문서를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설령 자신의 방어 목적이거나 민사소송 등 법적 절차를 위한 것이었더라도, 회사 내규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3. 징계 처분의 수위는 해당 비위 행위의 성질, 경중, 고의성 여부, 유출된 정보의 민감도, 실제 피해 발생 여부, 징계 대상자의 평소 행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한 가지 징계사유가 인정되더라도, 전체 징계 수위가 비례 원칙에 어긋나게 과도할 경우 재량권 남용으로 징계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조치가 중요하며, 피신고인 역시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