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채무 · 계약금
원고 주식회사 에버그린푸드는 식품제조 판매업체 주식회사 비에스엘에 물품을 공급하고 미지급 물품대금 채권 2억 8천여만 원에 대해 비에스엘의 홈플러스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에 3억 원의 채권근담보권을 설정했습니다 (2013년 8월 13일 계약, 8월 14일 등기). 한편 피고 주식회사 녹선은 비에스엘로부터 홈플러스에 대한 물품대금 채권을 2013년 8월 28일에 양수받았습니다. 원고는 2013년 10월 15일 홈플러스에 담보권 설정 사실을 통지했고 피고는 2013년 10월 2일 홈플러스에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했습니다. 이후 피고는 2013년 10월 31일 홈플러스로부터 채권액 1억 8134만 7097원을 지급받았는데 이에 원고는 자신의 채권근담보권 등기가 피고의 채권양도 통지보다 빨라 우선권이 있으므로 피고가 받은 돈은 부당이득이라며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기업이 거래처로부터 받을 채권에 대해 여러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거나 채권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누가 먼저 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가 복잡하게 얽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최신 법률인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라 등기된 채권담보권과 기존 민법상 채권양도 통지가 동시에 존재할 때 법적 효력의 우열을 가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누가 먼저 제3채무자에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는지가 중요하며 설령 우선순위가 낮은 채권자가 먼저 변제를 받았더라도 선순위 채권자가 그로 인해 실질적인 손해를 입었는지 여부가 부당이득 반환 청구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동일한 채권에 대해 동산채권담보법에 따른 채권근담보권이 설정되고 이후 민법에 따른 채권양도가 이루어졌을 때 채권근담보권자와 채권양수인 간의 채권 우선순위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선순위 권리자가 있음에도 후순위 권리자가 제3채무자로부터 먼저 변제를 받은 경우 선순위 권리자가 후순위 권리자에게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제1심의 본소(원고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에 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본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또한 제1심의 예비적 반소(피고의 사해행위취소 청구)에 대한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소송에 들어간 모든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동산채권담보법 제35조 제3항에 따라 원고의 채권근담보권 설정등기일(2013년 8월 14일)이 피고의 채권양도 통지일(2013년 10월 2일 홈플러스 도달)보다 앞서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해 우선권을 갖는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부당이득이 성립하려면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과 더불어 그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홈플러스로부터 채권을 변제받은 것은 홈플러스가 채권의 선후를 잘못 판단하여 변제한 것이며 원고는 여전히 홈플러스에 대해 자신의 담보권을 주장하여 1억 8134만 7097원의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채권을 수령했다고 해서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가 제기한 예비적 반소는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