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부동산을 팔아 빚을 갚았는데 신용보증재단이 사해행위라며 취소를 주장한 사건

주식회사 A가 C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부산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섰습니다. 주식회사 A는 대출금을 연체하기 전, 거래처인 B에게 미수금을 갚는 명목으로 자신 소유의 부동산 두 채를 매도했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A가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산신용보증재단이 은행에 대신 빚을 갚았고, 부산신용보증재단은 주식회사 A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는 한편, B에게 부동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며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에 대한 구상금 청구는 인용했지만, B와의 부동산 매매계약은 사해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부산신용보증재단: 주식회사 A의 C은행 대출에 대해 신용보증을 제공한 기관으로, 주식회사 A의 채무 불이행 시 대위변제 후 구상금 채권을 가집니다.
• 주식회사 A: C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채무자 회사이자 부산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받은 회사입니다. 거래처 B에게 부동산을 매도했습니다.
• B: 주식회사 A의 거래처인 'D'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주식회사 A에 대한 외상매출금 채권이 있었고, 주식회사 A로부터 부동산 두 채를 매수했습니다.
• C은행: 주식회사 A에게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입니다. 주식회사 A의 채무 불이행으로 부산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았습니다.

분쟁 상황

2022년 8월 25일, 주식회사 A는 C은행에서 2,000만 원을 대출받았고, 부산신용보증재단이 이 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을 섰습니다. 2023년 5월 31일, 주식회사 A는 거래처 B에게 외상매출대금 6,394만 5천 원을 갚기 위해 자신 소유의 부동산 두 채(매매대금 1억 3,000만 원과 8,000만 원)를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B는 2023년 6월 27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고, 이후 주식회사 A는 이 부동산들에 설정된 C은행의 근저당권 채무를 변제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25일경, 주식회사 A는 C은행 대출 원리금 납부를 연체했고, 2024년 4월 2일 부산신용보증재단은 15,637,263원을 C은행에 대위변제했습니다. 이에 부산신용보증재단은 주식회사 A에게 대위변제금과 법절차비용을 청구하고, B와의 부동산 매매계약이 부산신용보증재단의 채권을 해하는 사해행위라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부산신용보증재단이 대위변제 후 취득한 구상금 채권 또는 변제자 대위권이 주식회사 A와 B 사이의 부동산 매매계약을 취소하기 위한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와, 주식회사 A의 부동산 매도 행위가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주식회사 A가 부산신용보증재단에 대위변제금 15,637,263원과 법절차비용 558,280원을 합한 16,195,543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부산신용보증재단의 B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와 주식회사 A 사이 부분은 주식회사 A가, 원고와 B 사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부산신용보증재단의 구상금 채권은 부동산 매매계약 당시 신용보증사고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부산신용보증재단이 C은행의 대출금 채권을 대위하는 '변제자 대위권'은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한 채권으로 인정하여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 자체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주식회사 A가 매도한 부동산 외에 다른 재산도 소유하고 있었고, 매매대금 2억 1,000만 원이 피고 B에 대한 외상매출금 채무, C은행의 근저당권부 채무, 임대차보증금 반환 채무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금액이었으며, 매각대금이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되어 채무자의 무자력을 심화시키거나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고의 B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련 법리인 '채권자취소권' 및 '변제자 대위'에 대한 판단을 포함합니다.

• 채권자취소권 (민법 제406조):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보전채권의 성립 여부와 사해행위 자체의 성립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 피보전채권의 성립: 채권자취소권으로 보호받는 채권은 사해행위 전에 발생함이 원칙입니다. 다만, 사해행위 당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성립한 경우에는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판례에서 법원은 구상금 채권의 경우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하지 않았으나, 변제자 대위에 의한 대출금 채권은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여 피보전채권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다41915 판결 참조)
• 변제자 대위 (민법 제481조): 채무를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변제한 경우, 그 변제자는 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가짐과 동시에 채권자를 대위하여 채권 및 그 담보에 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원고인 부산신용보증재단은 주식회사 A의 채무를 대위변제함으로써 C은행의 주식회사 A에 대한 대출금 채권을 대위하게 되었고, 이 대출금 채권은 부동산 매매계약 이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5다32418 판결 참조)
• 사해행위의 판단 기준: 채무자의 책임재산 감소, 채무초과 상태 유발 또는 심화, 행위의 경제적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상당성, 채무자와 수익자 간의 통모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이지만, 채무 변제를 목적하고 매각 대금이 적정하며 실제 채권자에게 변제에 사용된 경우에는 사해행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28045 판결, 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83992 판결 참조)
• 공시송달에 의한 판결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3호): 피고의 주소나 거소를 알 수 없어 소장 등 서류를 전달하기 어려울 때 법원이 공시송달을 명하여 송달의 효력을 발생시키고, 이후 피고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고 청구 내용대로 판결을 내릴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가 다른 채권자의 권리를 해하는 '사해행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 당시 이미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였거나 그 행위로 인해 채무초과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채무자가 여러 채권자 중 일부에게만 채무 본래의 목적이 아닌 다른 재산을 넘겨주는 '대물변제'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될 수 있지만,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일반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사해행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재산이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이 아닌 경우, 매각 대금이 객관적인 시가에 비추어 적정하게 책정된 경우, 그리고 매각 대금이 기존의 채무(특히 담보권이 설정된 채무나 가장 액수가 많은 채무) 변제에 사용되어 채무자의 변제 능력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사해행위로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편, 보증기관의 '구상금 채권'은 사해행위 당시 보증사고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지 않는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보전채권이 되기 어렵지만, '변제자 대위권'에 의한 기존 대출금 채권은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어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