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피고인이 저금리 P2P 펀딩 대출을 미끼로 한 성명불상자의 기망에 속아 이자 지급용으로 체크카드를 전달한 사건입니다. 원심은 피고인에게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 양도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피고인이 접근매체에 대한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하려는 고의가 없었으며 일시적 사용을 위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기존 대출로 인해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성명불상자로부터 연이율 7~8%의 저금리로 1억 원을 대출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성명불상자는 대출 이자를 체크카드로 인출해 가겠다고 하며 피고인 명의의 체크카드를 요구했고, 피고인은 이에 속아 부산신평2동 우체국에서 기업은행 체크카드 1장을 우체국 등기우편을 통해 전달하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주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입출금 내역이 확인되고 대출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자 의심하여 며칠 만에 해당 체크카드의 탈회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대출을 위해 체크카드를 전달한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접근매체의 양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접근매체에 대한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 아니면 단순히 일시적인 사용을 위임한 것인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출 이자 지급을 위한 수단으로 체크카드의 일시 사용을 위임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검사가 피고인에게 접근매체를 양도하려는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원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1호 및 제6조 제3항 제1호: 이 법은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양도'는 접근매체의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하며 단순히 일시적으로 빌려주거나 사용을 위임하는 행위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판례 (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4004 판결,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도6965 판결,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1도12789 판결 등): 대법원은 접근매체의 양도 여부를 판단할 때 교부의 동기 및 경위, 상대방과의 관계, 교부한 매체의 개수, 교부 이후의 행태나 정황, 교부의 동기가 된 대출의 주체, 금액, 이자율 및 대출금의 수령방식 등에 관한 합의 여부 등 여러 관련 사정을 객관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접근매체의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일시적 사용 위임에 불과한지 아니면 대출의 대가로 다른 사람이 그 접근매체를 이용하여 임의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것인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고인이 대출 이자 지급을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을 위임한 것에 불과하고, 접근매체의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이전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이 조항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검사가 피고인의 접근매체 양도에 대한 고의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대출을 제안하며 체크카드, 통장, 비밀번호 등을 요구하는 행위는 대부분 보이스피싱 또는 사기와 연관된 불법 행위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인 체크카드, 현금카드, 통장, 비밀번호 등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양도'의 개념은 단순히 빌려주는 것을 넘어 접근매체의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넘겨주는 것을 의미하지만, 대출을 빌미로 접근매체를 넘겨주는 경우 양도의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본인의 금융 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기 전에는 반드시 해당 기관의 공식적인 절차인지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금융감독원이나 경찰 등 관련 기관에 문의하여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본인의 명의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것을 인지했다면 즉시 해당 금융기관에 신고하고 접근매체 사용 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