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강제추행
2020년 11월 21일 피고인 A가 성매매를 위해 피해자 D를 만났으나 피해자가 성관계 거부 및 환불 의사를 밝히자, 피고인이 욕설과 폭행을 가하고 강제로 성관계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강간 사건입니다. 피고인은 성매매 대금을 지급하고 성관계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폭행 및 강간 사실은 부인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020년 11월 21일 새벽, 피고인 A는 성매매를 위해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을 방문하여 피해자 D를 만났습니다. 피고인이 화대 15만 원을 송금한 후, 피해자는 피고인이 술에 너무 많이 취한 것 같다며 성관계가 어렵고 환불해 주겠으니 돌아가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화가 나 욕설을 하며 피해자의 뺨을 1회 때리고 침대에 넘어뜨린 후 목을 누르는 방식으로 반항을 억압하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고 피해자는 주장했습니다. 성관계 이후 피해자는 업주에게 연락했고, 피고인 또한 업주에게 연락하여 환불 요청을 하며 112 신고를 하는 등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강간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여 강제로 성관계를 했는지 여부이며, 이는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특히,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 인정에 필요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위한 증거가 충분한지, 그리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 진술의 합리성, 타당성, 객관적 정황과의 부합 여부, 그리고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한 판단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일관되게 강간 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 진술 외에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 D의 진술이 여러 차례의 조사 및 법정 진술에서 일관성을 잃었으며 구체적인 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사건 발생 전후의 상황, 폭행 및 강간 당시의 저항 방식, 업주에게 피해를 알린 방법 등에서 진술의 번복과 모순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강간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례적인 행동(업주를 기다리고 112 신고 등)을 보인 점, 피해자가 사건 발생 4일 후 병원에서 강간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점 등 객관적인 정황과도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사정을 종합할 때,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강간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사재판의 증명 원칙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제시한 증거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범죄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즉, 피고인이 유죄라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이러한 엄격한 증명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기준 (대법원 2015도7945 등):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 내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해야 하며, 객관적인 정황과 경험칙에 비추어 볼 때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하다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이번 판결에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사건 전후 상황, 폭행 방법, 피해 알림 과정 등에서 일관성을 잃고 모순되는 부분이 많아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및 대법원 2018도7709 등): 법원이 성폭행 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양성평등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다양할 수밖에 없으므로, 피해자의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 진술 자체의 구체적인 모순점과 객관적 정황과의 불일치가 너무 커서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형법 제58조 제2항 (무죄 판결 요지 공시): 무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피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무고한 사람이 형사 절차로 인해 입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초기 진술의 중요성: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경우, 사건 발생 직후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진술할 때 최대한 구체적이고 일관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억이 희미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 진술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증거 능력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증거 확보 노력: 피해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증거(예: 폭행으로 인한 상해 진단서, 사건 당시의 메신저 기록, 통화 내역, 주변인의 증언 등)를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피해자의 진술 외에 객관적 증거가 부족했던 점이 무죄 판결의 한 원인이 되었습니다. 일관된 진술 유지: 수사기관 조사와 법정 진술 등 여러 차례 진술 기회에서 핵심적인 내용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술 내용이 번복되거나 중요한 부분이 모순될 경우 신빙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사건 전후 상황 기록: 사건 발생 전후의 구체적인 상황(누구에게 연락했는지,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피고인의 행동 등)을 상세하게 기억하고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 사실 전달 시 명확성: 주변인이나 업주 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릴 때,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막연한 표현보다는 '강간당했다'와 같이 구체적인 피해를 언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