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임금협상 줄어든 근무시간과 최저임금 다툼

택시 회사의 운전 근로자들이 고용주를 상대로 임금협정을 통해 형식적으로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이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최저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2013년 이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고, 일부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과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주식회사 소속 택시 운전 근로자(현직 및 퇴직자) 및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들
• 피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을 운영하는 A 주식회사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피고)가 정액 사납금제로 운전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면서 발생했습니다. 회사와 노동조합은 여러 차례 임금협정을 체결했는데, 특히 2013년 이후 임금협정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했습니다. 운전 근로자들(원고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실제 근무 시간이나 형태와 무관하게, 최저임금법의 특례 조항(생산고에 따른 임금 제외)을 잠탈하여 회사의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회피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최저임금 미달액과 이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는 협정의 유효성과 함께 소멸시효 완성, 상계 항변,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등을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임금협정을 통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2.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 시 적용될 소정근로시간 및 주휴시간 포함 여부
3. 미지급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 및 시효 중단 효과의 범위
4. 회사의 임금채권 상계 주장과 근로자 청구에 대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위반 주장 인정 여부

법원의 판단

1. 2008년 및 2010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시행 전이거나 이를 유지한 합의이므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 2013년 이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경 없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수치 조정에 불과하며,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취지를 잠탈하는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3. 적용될 소정근로시간 및 최저임금 산정: 2013년 이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무효이므로, 2010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월 소정근로시간(2인 1차제 월 160시간, 1인 1차제 월 170시간)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 포함 여부는 2018년 12월 31일까지는 제외하고, 2019년 1월 1일부터는 포함하여 산정하도록 했습니다.
4. 최저임금 미달액 및 퇴직금 지급 의무: 최저임금 미달액이 없는 일부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과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미지급 퇴직금도 법정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하여 일부 원고들에게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5. 소멸시효 완성: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2016년 11월 8일 이전 청구된 2013년 10월분까지의 임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전 생산수당 청구 소송이 최저임금 미달분 청구의 시효를 중단시키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6. 피고 주장에 대한 판단: 회사가 주장한 '기준운송수입금 미납 채권' 및 '초과운송수입금 부당이득 반환 채권'으로 임금채권을 상계하려는 시도는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 직접 지급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기각했습니다. 또한, 근로자들의 최저임금 청구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택시 회사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회피할 목적으로 실제 근로 변화 없이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임금협정은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최저임금과 퇴직금의 일부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청구는 소멸시효 완성으로 기각되었으며, 회사의 상계 주장과 신의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일반택시 운송사업 특례조항)​: 일반택시 운전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대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택시 운전 근로자의 고정급 비율을 높여 생활 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판례는 이 취지를 잠탈하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무효로 보았습니다.
2.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최저임금 미달 근로계약의 무효)​: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이며, 무효가 된 부분은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강행규정은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3.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 및 제8호 (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시간의 정의)​: '근로시간'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인 실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은 법정 기준 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시간을 의미합니다. 판례는 소정근로시간 합의가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가 있는 경우 그 효력을 부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4.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 사용자는 임금을 통화로 근로자에게 전액을 직접 지급해야 합니다. 이 원칙에 따라 사용자가 다른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회사의 상계 주장이 기각되었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49조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이 규정에 따라 원고들의 일부 임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6. 신의성실의 원칙 (신의칙)​: 권리 행사가 신의칙에 위배되는지는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되나,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 강행규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예외적인 경우에만 신의칙 적용이 가능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강행법규의 취지를 우선하여 신의칙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1. 임금협정 내용 철저 검토: 근로자나 노동조합은 임금협정 체결 시 단순히 소정근로시간 단축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단축이 이루어진다면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2. 최저임금 산입 범위 이해: 택시 운전 근로자의 경우 '생산고에 따른 임금'(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 수입금)은 최저임금 산입에서 제외되므로, 고정급이 법정 최저임금 이상이 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3. 소정근로시간 변경의 적법성 확인: 실제 근로 시간과 무관하게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는 최저임금법 등 강행규정의 취지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임금채권 소멸시효 유의: 미지급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므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다른 유형의 임금 청구 소송이 반드시 최저임금 미달분 청구의 소멸시효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5. 주휴시간 계산 기준 변화 인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저임금 산정을 위한 월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이 포함되도록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었으므로,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임금 계산 방식이 달라지는 점을 숙지해야 합니다.
6. 회사 상계 주장 대응: 사용자가 미지급 임금채권에 대해 다른 채권(예: 사납금 미납액)으로 상계하려 한다면,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부당한 주장일 수 있습니다.
7. 강행법규와 신의칙: 최저임금법과 같은 강행법규는 근로자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회사 측의 경영상 어려움이나 노사 합의만을 이유로 그 적용을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