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이 사건은 선박 건조 및 보수공사업을 영위하는 원고(하도급업체들)들이 피고(원사업자)가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하거나 감액하고, 기본계약을 위반하였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이전 선박 대비 시수(작업 시간)를 일방적으로 낮춰 하도급대금을 결정하고, 안전교육 및 오침(낮잠) 실시, 추가 공사 등에 대한 대금을 미지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개별 공사도급계약에서 정한 총 계약금액이 하도급대금이었고 그 금액이 전액 지급되었으므로 대금 감액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시수를 단가로 하는 계약으로 보기 어렵고, 하도급대금 결정 과정에서 원고들의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보아 부당한 대금 결정도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추가 공사대금 등 다른 청구들도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아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선박용 기자재 부품 제작 및 선박 건조·보수공사업을 영위하는 하도급업체들이고, 피고는 선박 건조 및 보수공사업을 영위하는 원사업자입니다. 원고들은 2011년부터 2015년경까지 피고와 하도급거래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2012년 9월부터 2014년 10월경까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및 컨테이너 운반선의 선각(선체)공사 일부를 하도급받아 완료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개별 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액을 모두 지급받았습니다. 그러나 원고들은 피고가 하도급법 제4조(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및 제11조(하도급대금의 부당 감액)를 위반하여 이전 호선에 비해 부당하게 낮은 단가로 대금을 결정하고, 안전교육 및 오침, 추가 공사 등에 대한 대금을 미지급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및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했습니다. 과거 일부 원고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같은 취지로 신고했으나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 바 있습니다.
원사업자가 하도급법을 위반하여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하거나 감액했는지 여부, 기본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 안전교육 및 오침, 추가 공사 등에 대한 추가 공사대금 청구가 정당한지 여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개별 계약에서 정한 하도급대금을 전액 지급하였으므로 하도급법 제11조의 '부당 감액'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개별계약의 단가는 시수(작업 시간)가 아니라 공사대금 총액이며, 시수 인하 비율이 일률적이지 않고 비교 대상의 적절성도 인정되지 않아 하도급법 제4조의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도 없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들이 오랜 기간 이의 없이 계약 금액을 수령하며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했으므로 원고에게 불리한 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안전교육 및 오침, 추가 공사대금 청구에 대해서는 피고의 책임이거나 추가 대금 지급 의무가 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입니다. 첫째, 하도급법 제11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제조 등의 위탁을 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정당한 사유 없이 감액하여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법원은 '하도급대금의 감액'은 '위탁 시점에 결정된 대금을 전액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보며, 계속적 거래 관계에서도 개별 위탁 시 구체적 내용과 대금이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하도급법 제4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부당하게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거나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는 종전 거래, 유사 거래,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부당하게'는 가격 결정 절차의 객관성과 타당성(자료 제공, 실질적 협의 여부)을 따집니다. 셋째,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1호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부당한 대금 결정으로 간주합니다. 여기서 '단가'는 목적물 전체의 가격 총액을 의미할 수도 있으며, '일률적 인하'는 개별 사정 차이에도 동일하거나 일정한 구분에 따라 인하하는 것을 말합니다. 넷째,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8호는 수급사업자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하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불리하게'는 결정 절차 및 내용이 거래관행상 공정성과 타당성이 결여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법원은 손해액 산정 시 하도급법 위반이 있었다 하더라도 위반 전 단가가 당연히 기준이 되거나, 위반이 없었더라면 정했을 대금액을 상정하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2018두59430)를 인용했습니다.
하도급 계약 시 '단가'의 의미를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계약서상 공사대금 총액이 단가로 인정되어 시수(작업 시간) 변동이 단가 인하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하도급대금 결정 과정에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의 충분한 협의와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하며, 오랜 기간 대금 지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하도급 대금 인하가 부당한지 판단할 때는 비교 대상 선박이나 공사의 종류, 규모, 규격, 시기 등의 개별적인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합니다. 단순히 이전 작업과의 시수 차이만으로 일률적인 단가 인하 또는 부당한 대금 결정으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계약 내용에 없는 추가적인 작업, 교육, 휴식 등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원사업자와 명확한 합의(추가 계약, 서면 동의 등)를 하고 그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