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인이 학교법인에 대납한 출연금 및 임원 배우자 급여 관련 과세 처분 취소 소송

의료법인이 이사장의 개인적 출연 약정금을 대신 납부하고, 이사장 배우자에게 근로 제공 없이 급여를 지급한 것이 적법한 경비 지출로 인정되지 않아 세금을 부과받자 이에 불복하여 제기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이사장이 부담해야 할 출연금을 의료법인이 대신 지급한 것으로 보았고, 이사장 배우자가 실제 근로를 제공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의료법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의료법인 AAAAAA: AAA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으로 이 사건의 원고입니다.
• ○○지방국세청장 및 ○○세무서장: 의료법인 AAAAAA에 세금을 부과한 기관으로 이 사건의 피고입니다.
• BBB: 의료법인 AAAAAA의 이사장이자 학교법인 EE학원의 이사장이었습니다.
• CCC: 의료법인 AAAAAA 이사장 BBB의 배우자입니다.
• DDD: 학교법인 EE학원의 전 이사장입니다.
• 학교법인 EE학원: BBB이 운영권을 인수하려 했던 학교법인입니다.

분쟁 상황

의료법인 AAAAAA의 이사장 BBB은 2008년 1월 학교법인 EE학원의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EE학원의 수익용 기본재산 부족액 50억 원을 출연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재정 상태 확인 후 우발채무 30억 원을 발견하여 계약 해제를 요구했습니다. 계약 해제 논의 중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수익용 기본재산 부족액 이행을 독촉하자, 2008년 6월 의료법인 AAAAAA가 30억 원을 EE학원에 납입했습니다. 한편, 의료법인 AAAAAA는 2007년 12월 이사장 배우자 CCC의 안식년 휴가를 승인하고, 2008년부터 2010년까지 5천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습니다. 안식년 이후인 2011년부터 2012년까지도 CCC가 행정원장 직책을 맡은 것으로 하여 2천만 원의 급여를 추가로 지급했습니다. ○○지방국세청장은 2013년 세무조사를 통해 의료법인이 EE학원에 납입한 30억 원을 BBB의 개인 상여로, CCC에게 지급된 총 7천만 원의 급여를 근로 제공 없는 기타소득으로 보고 소득금액변동통지 및 법인세 부과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의료법인 AAAAAA는 부과된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의료법인 AAAAAA가 학교법인 EE학원에 지급한 30억 원이 이사장 BBB의 개인적 채무를 대납한 것으로 보아 BBB의 상여로 소득처분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의료법인 AAAAAA가 이사장 BBB의 배우자 CCC에게 지급한 급여 7천만 원이 실제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인지, 아니면 근로 제공 없이 지급된 것으로 보아 손금불산입하고 기타소득으로 처분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의료법인 AAAAAA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국세청장이 내린 소득금액변동통지처분과 ○○세무서장이 부과한 법인세부과처분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인 의료법인 AAAAAA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의료법인 AAAAAA가 학교법인 EE학원에 지급한 30억 원은 이사장 BBB이 부담해야 할 출연금을 대신 지급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사장 배우자 CCC에게 지급된 급여 7천만 원은 실제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한 대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모두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는 법인과 개인의 회계가 명확히 분리되어야 하고, 급여 지급은 실제 근로 제공을 전제로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법인세법상 손금(損金) 산입 여부와 소득세법상 소득의 귀속에 관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첫 번째 쟁점(이사장의 개인 채무 대납):

• 법인세법 제21조(손금불산입)​ 및 소득세법 제20조(근로소득)​, 제21조(기타소득)​,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소득처분)​ 법인이 이사장의 개인적인 출연 약정금을 대신 납부한 경우, 이는 법인의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무관한 지출로 간주됩니다. 법인세법상 이러한 지출은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으며(손금불산입), 해당 금액은 이사장 개인의 소득(여기서는 '상여'로 처리되어 근로소득으로 간주)으로 보아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출연각서의 내용, 대납 당시의 상황, 그리고 추후 출연금 반환 합의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적 책임이 이사장 BBB에게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실질적인 법적 의무자가 누구인지를 중요하게 본 '실질과세의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법인의 자금 지출이 특정 개인의 경제적 이득으로 귀결될 경우, 이는 법인의 경비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원칙입니다.

두 번째 쟁점(이사장의 배우자 급여):

• 법인세법 제19조(손금의 범위)​ 및 법인세법 시행령 제19조(손금의 범위)​ 법인세법상 '손금'은 기업의 순자산을 감소시키는 거래로 발생한 손실 또는 비용의 금액을 말합니다. 인건비(급여)가 손금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직원이 실제로 법인에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지급된 것이 명확해야 합니다. 판례는 피고(세무당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사장 BBB이 직접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인건비를 계상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했다는 점, CCC의 해외 장기 체류 사실, 병원 조직도 및 내부 결재 문서에 CCC의 이름이나 결재 흔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CCC가 실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급여 지급의 '실질'을 중시하는 판단이며, 서류상의 직책만으로는 손금 인정을 받기 어렵다는 원칙을 보여줍니다.

참고 사항

1. 법인의 자금은 법인의 고유한 목적과 이익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며,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개인의 채무를 법인이 대납하는 경우 개인에게 귀속되는 소득으로 보아 과세될 수 있습니다. 법인과 개인의 회계를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2. 법인이 타 법인에 기부금을 출연할 때는 이사회의 적법한 결의를 거치고, 그 목적이 법인의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 혹은 공익적 목적이 명확한지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 개인의 채무 이행으로 해석될 여지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3. 급여는 실제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어야 합니다. 임직원, 특히 대표이사의 가족에게 급여를 지급할 경우에는 해당 직원이 실제로 어떤 업무를 수행했으며, 그 업무 내용과 근로 시간이 명확하게 입증될 수 있는 기록(출퇴근 기록, 업무 일지, 성과 보고서 등)을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4. 안식년 휴가 제도 등을 운영하는 경우에도 그 기간 동안의 급여 지급이 정당한지, 그리고 휴가 기간 전후로 실제 근로 제공이 있었는지에 대한 증빙을 명확히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내부 기안문서나 운영위원회 승인만으로는 실제 근로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5. 세무조사 과정에서 세무 공무원이 작성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그 내용이 미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조사 대상자가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하면 해당 확인서의 증거 가치는 매우 높게 인정됩니다. 따라서 확인서 작성 시 신중하게 검토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은 서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