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객실 위탁 운영권 분쟁으로 인한 영업정지 처분 사건

주식회사 A는 천안의 한 호텔 객실들을 위탁받아 숙박업을 운영하던 중, 화재 발생 이후 호텔 영업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D가 일부 객실 소유주들과 새로 계약을 맺고 숙박업 신고를 하면서 A가 기존에 운영하던 객실들과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천안시 서북구청장은 이 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에게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를 요구하고, 숙박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개선을 명령했으나 A가 이에 불응하자 영업정지 17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A는 이 영업정지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주식회사 A): 천안시 소재 호텔의 객실들을 구분소유자들로부터 위탁받아 숙박업을 운영하던 회사입니다. 화재 이후 다른 회사와 객실 운영권 분쟁을 겪게 되었습니다.
• 피고(천안시 서북구청장):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호텔 숙박업소에 대한 관리 및 지도·감독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으로, 원고에게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 불이행 및 숙박요금표 미게시를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 주식회사 D: 이 사건 호텔 화재 이후 설립되어 일부 객실 구분소유자들과 새로 계약을 맺고 숙박업을 신고한 회사입니다.
• 이 사건 호텔 구분소유자들 및 관리단: 이 사건 호텔의 객실들을 각각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로, 호텔 운영권 위탁 계약의 주체이며, 일부는 주식회사 A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주식회사 D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습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2018년 4월경 천안시 소재 B호텔 420개 객실에 대해 구분소유자들과 임대차 및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숙박업 영업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 1월 14일 호텔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영업이 중단되었고, 이로 인해 객실 소유주들에게 수익금 지급이 중단되었습니다.

화재 이후인 2019년 11월 20일, 주식회사 D가 설립되어 일부 객실 소유주들과 새로 위·수탁 및 임대차 계약을 맺고, 2021년 8월 18일 피고 천안시 서북구청장에게 해당 객실에 대한 숙박업 영업신고를 했습니다. D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변경신고를 통해 운영 객실 수를 늘려갔습니다.

피고는 D의 변경신고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A가 기존에 숙박업 신고를 한 객실들과 D가 새로 신고한 객실들 중 일부가 중복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피고는 A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를 요구하고, A가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게시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A는 이에 불응했고, 피고는 2022년 3월 25일과 4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개선명령을 내렸습니다. A가 이 개선명령에도 따르지 않자, 피고는 2022년 9월 7일 A에 대해 영업정지 17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A는 이에 불복하여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앞서 A는 D의 숙박업 영업신고 및 변경신고 수리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2024년 8월 29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패소 판결이 확정된 바 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주식회사 A)가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 및 숙박요금표 게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와 피고(천안시 서북구청장)의 영업정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가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 천안시 서북구청장이 내린 영업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호텔의 구분소유자들이 주식회사 A와의 임대차 및 위·수탁계약을 해지했다는 점과 주식회사 D가 관련 객실에 대한 사용 권한을 확보했다는 점이 이미 다른 행정소송에서 적법하게 인정된 사실임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A가 숙박요금표를 게시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A가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 의무와 숙박요금표 게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적법한 처분 사유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서도, 구 공중위생관리법이 국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하며,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 및 요금표 게시 의무는 공익을 위해 엄격히 지켜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가 87개 객실에 대한 변경신고 의무를 위반했고, 여러 차례 개선명령에도 불응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A의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볼 수 없으며,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A가 입는 불이익보다 작다고 할 수 없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구 공중위생관리법(2024. 2. 6. 법률 제2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여러 조항과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1. 구 공중위생관리법 제3조 제1항 (영업신고 및 변경신고 의무)​:

   • 이 조항은 숙박업과 같은 공중위생영업을 하려는 사람은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영업신고를 해야 하고, 신고한 사항이 변경될 경우 변경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원고는 다른 회사와 객실 운영권이 중복되는 상황에서 영업장 면적에 변경이 발생했음에도 변경신고를 하지 않아 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2. 구 공중위생관리법 제4조 제1항 (영업자 준수사항 - 요금표 게시)​:

   • 이 조항은 공중위생영업자가 지켜야 할 사항 중 하나로 접객대 등 소비자가 알아보기 쉬운 곳에 숙박요금표를 게시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원고는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아 이 의무도 위반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원고는 다른 회사가 접객대를 무단점유하여 요금표를 게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D의 접객대가 정당하게 설치되었고 원고가 요금표를 게시하지 못한 데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구 공중위생관리법 제11조 제1항 및 제4항 (위반 시 영업정지 명령)​:

   • 이 조항들은 공중위생영업자가 제3조 제1항 후단에 따른 변경신고를 하지 않거나, 제4조 제1항에 따른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을 경우,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영업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피고는 이 규정에 근거하여 원고의 의무 불이행에 대해 영업정지 17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4. 구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제19조 [별표 7] (행정처분 기준)​:

   • 이 시행규칙은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2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 접객대에 숙박요금표를 게시하지 않은 경우 2차 위반 시 영업정지 5일을 정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두 가지 위반 모두 2차 위반에 해당하여, 이 사건 처분(영업정지 17일)은 이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처분 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대법원 판례)​:

   •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는 처분 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과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그리고 그로 인해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이 경우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인 부령 형식의 처분기준은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은 공중위생관리법의 공익적 목적과 원고의 위반 정도, 여러 차례의 개선명령 불이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영업정지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관계의 명확화: 복합건물처럼 다수의 구분소유자가 존재하는 경우, 운영 회사 변경이나 위탁 계약 해지 시 모든 소유자와의 계약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관련 서류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향후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데 중요합니다.
2. 행정기관의 요구사항 준수: 행정청이 영업장 면적 변경신고나 요금표 게시 등 공중위생관리법상 의무 이행을 요구하거나 개선명령을 내릴 경우, 특별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가중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분쟁 중이라 하더라도 행정청의 요구에 대한 대응은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3. 선행 소송 결과의 영향: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이미 다른 행정처분 취소 소송 등 선행 소송이 진행되었고 그 결과가 확정된 경우, 해당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 관계나 법리적 판단은 이후 다른 소송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운영권의 적법성 여부가 이미 판단되었다면 해당 판단은 존중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영업 관련 법규 준수: 공중위생관리법과 같은 영업 관련 법규는 국민의 건강과 위생 증진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영업자는 법규에서 정하는 시설 및 설비 기준, 신고 의무, 준수사항 등을 엄격히 이행해야 합니다. 위반 시에는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5. 예측 불가능한 사태 대응: 화재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사건으로 영업이 중단되거나 계약 관계에 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관련 법규와 계약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행정기관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