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 노동
발전소 고압차단기 보조접점 점검 중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하여,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피고인 A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받은 피고인 B, C주식회사에 대한 원심 판결에 검사가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한 사건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의 공소사실이 변경됨에 따라 직권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피고인 B와 C주식회사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으며, 이들에게 선고된 벌금 300만 원은 유지되었습니다.
발전소에서 고압차단기 보조접점을 점검하는 작업 중에 사고가 발생하여 근로자가 사망했습니다. 검사는 현장 책임자 A가 1차 측 전로를 차단하는 등 안전조치를 소홀히 했고, B와 C주식회사는 근로자에게 방염 또는 난연 성능의 작업복을 착용시키지 않아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고 보아 기소했습니다. 원심에서 A는 무죄, B와 C주식회사는 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고,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피고인 A에게 고압차단기 보조접점 점검 작업 시 1차 측 전로를 차단하거나 방염 처리된 작업복을 착용시켜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사고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피고인 B, C주식회사에게 노출된 충전부 부근에서의 작업에 대한 방염 작업복 착용 의무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원심의 벌금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이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해 공소사실이 변경된 것을 이유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A에게 보조접점 점검 시 1차 측 전로를 정전해야 할 주의의무가 없었고, 사고 예견 가능성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해당 작업이 노출된 충전부나 그 부근에서의 작업으로 볼 수 없어 방염 작업복 착용 의무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B, C주식회사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고, 각 벌금 300만 원의 원심 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발전소 고압차단기 보조접점 점검 작업의 특성상 피고인 A에게 1차 측 전로 정전 의무나 방염 작업복 착용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 C주식회사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는 인정되지만, 해당 공소사실의 적용 범위와 원심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크게 두 가지 법적 쟁점을 포함합니다.
1. 업무상과실치사 (형법) 업무상과실치사는 업무상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피고인 A에게는 고압차단기 보조접점 점검 시 '1차 측 전로를 정전해야 할 주의의무' 또는 '방염 처리된 작업복을 착용시켜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견가능성'이 있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법원은 고압차단기 인출·인입 시 1차 측 전로를 차단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며, 고압차단기의 안전장치들이 정상 작동했고, 보조접점 점검 작업이 1차 측 전로와 분리되어 별도의 전원으로 작동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A에게 주의의무나 예견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지켜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노출된 충전부 내지 그 부근에서의 작업' 시 방염 또는 난연 성능을 가진 작업복을 착용시켜야 하는 의무가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보조접점 점검 작업이 고압차단기 자체 점검이 아닌 위치 표시 접점 점검이며, 보조접점이 1차 측 전로와 떨어져 있고 별도 전원을 사용한다는 점, 그리고 고압차단기가 인출된 상태에서는 1차 측 전로가 셔터에 의해 차단된다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작업이 '노출된 충전부 또는 그 부근에서의 작업'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 B와 C주식회사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방염 작업복 미착용 의무 위반)은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3. 형사소송법
전기가 관련된 작업 현장에서는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고압 설비 점검 시에는 작업 매뉴얼을 엄격히 준수하고, 예상치 못한 위험이 없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전원 차단 여부와 작업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충전부(전기가 흐르는 부분)에 가까이 접근하는 작업이 예상될 경우, 감전이나 전기 불꽃에 의한 화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방염 또는 난연 성능을 가진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셋째, 새로운 작업 절차를 도입하거나 위험이 따르는 작업을 할 때에는 충분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모든 근로자에게 안전 수칙 및 비상 시 행동 요령을 교육해야 합니다. 넷째, 사고 발생 시에는 사고 경위와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한 기록 및 증거 보존이 중요하며, 이는 추후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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