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 노동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의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원청인 한국서부발전 주식회사와 하청업체인 H 주식회사 및 양사의 관계자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사고 책임 주체와 안전관리 의무 위반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2018년 12월 11일 새벽,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 점검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비극적인 사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사망한 김용균 씨는 당시 24세로, 발전소 내 석탄이송 설비의 순회점검 및 운전업무를 홀로 수행하던 중 변을 당했습니다.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하청업체 H 주식회사는 사망 사고의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작업 시 가동중지 조치 △풀코드 스위치(비상정지 장치)가 유효하게 작동하는 상태 유지 △충분한 조도 유지 등 필수적인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산업재해 발생 시 원청과 하청 기업 및 그 관계자들에게 적용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 업무상과실치사죄에서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및 사망 결과와의 인과관계 존재 여부, 그리고 사고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 인정 범위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와 피고인들(C, D, E, F, G, H 주식회사, I, J, L, N)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이는 원심 법원이 일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다른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확정한 것입니다. 피고인 K의 상고는 상고권이 소멸된 이후에 제기되어 부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최종적으로 유지하였습니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각 피고인의 구체적인 역할과 안전 관리 주의의무 위반 정도에 따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산업 현장의 안전관리 책임에 대한 법원의 입장을 재확인한 판결로 볼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주로 두 가지 법령이 적용되었습니다.
1. 산업안전보건법: 이 법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하며 증진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특히 사업주에게 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본 사건에서는 △작업 시 가동 중지 조치 △풀코드 스위치 유효 상태 유지 △적정 조도 유지 등 구체적인 안전 조치 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 사업주는 물론 관련 책임자들도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위반 정도에 따라 과태료 또는 형사 처벌이 따를 수 있습니다.
2.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업무상 주의의무'는 그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통상적인 주의 의무를 의미합니다. 이 의무를 게을리하여 사고가 발생하고 사망이라는 결과가 초래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현장에서 요구되는 안전 관리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김용균 씨가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과 사망 결과 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 및 그 인과관계가 중요한 법리로 다루어졌습니다. 즉,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유죄 판단이 가능합니다.
사업주는 작업 환경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철저히 파악하고 제거하며, 근로자가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안전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컨베이어 벨트와 같이 근로자의 신체 일부가 끼이거나 말려들 위험이 있는 위험 기계 설비를 사용할 때는 작업 중 가동 중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비상정지 장치(풀코드 스위치 등)가 항상 정상적으로 작동 가능한 상태로 유지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야간 작업이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장소에서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조명을 확보하고, 필요한 경우 2인 1조 작업 등 추가적인 안전 인력 배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청업체에 업무를 맡기는 경우에도 원청업체는 하청 근로자의 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며, 하청업체 또한 근로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작업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안전 수칙 위반으로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뿐만 아니라 해당 사고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현장 관리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로 엄중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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