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이 사건은 C주유소를 운영하는 원고가, 이전 운영자들이 가짜 석유 제품을 불법적으로 판매한 행위에 대해 피고 칠곡군수가 원고에게 1억 1,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입니다. 원고는 과징금 부과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고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며, 자신은 이전 운영자들의 불법 행위를 알지 못한 '선의의 승계인'이므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절차적 하자 및 처분 사유 부존재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원고가 선의의 승계인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인정하여, 칠곡군수가 원고에게 부과한 과징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2019년 5월 15일부터 8월 29일까지 D과 E이 운영하던 C주유소에서, 석유사업법에 등록·신고된 사업자가 아닌 중개인을 통해 가짜 석유 제품을 공급받아 보관·판매하는 위반 행위가 발생했습니다. 이후 2020년 2월, 원고 A는 이 주유소의 소유주 F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석유판매업자 지위를 변경등록하여 주유소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의 수사 결과 통보에 따라 칠곡군수는 2021년 1월 19일, 원고 A에게 이전 운영자들의 가짜 석유 판매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1억 1,5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자신이 선의의 승계인이므로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의 행정처분이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 원고 이전 사업자들의 가짜 석유 판매 행위가 처분 사유로 인정되는지 여부, 이전 사업자의 위법 행위를 알지 못했던 '선의의 승계인'인 원고에게도 과징금 부과 처분의 효력이 승계되는지 여부, 과징금 부과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칠곡군수가 2021년 1월 19일 원고에게 부과한 과징금 1억 1,500만 원의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행정처분서에 근거 법규 오기가 있었더라도 사전 통지 등을 통해 원고가 처분 이유를 충분히 알았으므로 절차적 하자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이전 운영자들의 가짜 석유 판매 행위가 객관적으로 인정되고, 형사상 불기소 처분이 행정처분의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처분 사유는 존재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가 주유소 사업자 지위를 승계할 당시 이전 사업자들의 가짜 석유 판매 위반 행위를 알지 못했던 '선의의 승계인'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석유사업법 제8조 단서에 따르면 새로운 석유판매업자가 사업 승계 당시 위반 사실을 알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경우 처분 효과가 승계되지 않으므로, 법원은 원고에게 내려진 과징금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는 여러 중요한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첫째,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이하 석유사업법)」 제29조 제1항 제1호는 가짜 석유 제품의 보관·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제39조 제1항 제10호는 등록 또는 신고된 석유사업자가 아닌 중개인을 통해 석유 제품을 공급받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전 운영자들은 이 조항들을 위반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둘째, 석유사업법 제10조 제7항 및 제8조는 석유판매업자의 지위 승계 및 처분 효과 승계에 관한 규정으로, 원칙적으로 이전 사업자에 대한 사업정지처분(과징금 포함)의 효과가 새로운 사업자에게 승계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자가 사업을 승계할 때 그 처분이나 위반의 사실을 알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처분 효과가 승계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이 예외 규정의 '선의의 승계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셋째,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과 동법 시행령 제14조의2는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 그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처분서에 근거 법규가 일부 오기되었더라도 처분 전 사전 통지 등 전체적인 과정을 통해 당사자가 처분의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절차적 하자로 보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넷째,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는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 여부와 관계없이 객관적인 위반 사실에 착안하여 부과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석유판매업자의 점유·관리 하에 있는 석유 제품이 가짜로 밝혀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매업자가 이를 알고 판매하거나 보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특단의 사정은 해당 판매업자가 입증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형사 사건에서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해당 행위가 행정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한 법리로 작용했습니다. 형사 절차는 고의 등 주관적 범죄 성립 요건을 요구하는 반면, 행정처분은 객관적인 법규 위반 사실에 중점을 두기 때문입니다.
사업장을 승계할 계획이 있다면, 특히 석유판매업과 같이 법규 준수가 엄격한 업종에서는 이전 사업자의 법규 위반 이력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관할 행정기관이나 관련 협회 등을 통해 승계하려는 사업장에 대한 과거 행정처분 이력이나 현재 진행 중인 조사 여부를 미리 문의하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업 양수도 또는 임대차 계약 체결 시에는 이전 사업자의 위법 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과징금이나 영업정지와 같은 행정처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정하는 특약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만약 이전 사업자의 위법 행위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승계받았고 이로 인해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면, 자신이 위반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선의'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계약 내용, 고지 여부, 주변 상황 등)를 충분히 확보하여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또한, 행정처분 통지서에 법적 근거가 일부 잘못 기재되더라도, 처분 전후의 소통 과정을 통해 처분 이유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면 해당 오기가 절차적 하자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형사 절차에서 '혐의 없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는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객관적인 법규 위반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므로, 행정처분의 적법성 판단과는 별개로 고려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