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루게릭병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환자가 병원에 입원 중 사망한 사건입니다. 요양보호사가 환자의 체위를 변경하다 인공호흡기 호스를 잘못 연결하고, 간호사들이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보 알람에도 불구하고 환자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질식사하였습니다. 다른 간호사는 병실 순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요양보호사, 간호사들의 업무상 과실과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사실을 인정하고, 병원과 관련 의료진에게 공동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입니다.
루게릭병 환자 G(47세)는 2019년 3월 26일부터 H병원에 입원하여 기관절개술 후 인공호흡기를 연결한 상태로 치료받고 있었습니다. 2019년 3월 30일 밤, 간병인 피고 D는 환자의 체위를 변경하던 중 인공호흡기 호스(들숨관)를 흡기밸브가 아닌 날숨관 끝에 잘못 연결하여 산소 공급이 중단되게 하였습니다. 이후 야간 근무 간호사 피고 E는 같은 날 23시 34분경부터 다음 날 01시 45분경까지 4차례 병실을 순회하면서 인공호흡기에서 계속 경보 알람이 울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호스 연결 상태나 환자 호흡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아 잘못된 연결 상태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환자 G는 2019년 3월 31일 새벽 질식사하였습니다. 간호사 피고 F은 같은 날 03시 40분경 병실을 순회하지 않았음에도 진료기록부에 '환자 수면 중이며, 인공호흡기 유지 중'이라는 허위 내용을 기재하였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망인의 사인은 인공호흡기의 부적절한 작동으로 인한 질식사로 판단되었습니다. 피고 D와 E는 업무상과실치사로 형사 기소되어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피고 F은 의료법 위반(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민사 소송에서 피고들은 각자의 과실과 환자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배척하였습니다.
루게릭병 환자를 간병하던 요양보호사가 인공호흡기 호스를 잘못 연결한 과실, 야간 근무 간호사들이 인공호흡기 경보 알람에도 불구하고 환자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과실, 다른 야간 근무 간호사가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행위가 환자의 사망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병원과 관련 의료진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의료법인 C, D, E에게는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각 4,700만 원 및 2019년 3월 31일부터 2022년 10월 11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또한 피고 의료법인 C, F에게는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각 100만 원 및 2021년 3월 31일부터 2022년 10월 11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각 당사자의 책임 비율에 따라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은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중증 환자에 대한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높은 주의의무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진료기록부의 허위 작성 또한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을 발생시킬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사례입니다.
이 사건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률과 원칙에 근거합니다.
1. 업무상과실치사 (형법 제268조 및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료인이나 간병인 등 특정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그 업무의 성격상 타인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일반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업무상 주의의무'라고 합니다. 이 사건에서 요양보호사 D와 간호사 E는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는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인공호흡기 호스 연결 오류를 발생시키거나 이를 제때 발견하지 못하여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판단하였고, 이 과실이 환자의 사망이라는 결과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2. 사용자 책임 (민법 제756조) '사용자 책임'이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가 그 피용자가 업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합니다. 여기서 사용자는 피용자의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료법인 C가 요양보호사 D, 간호사 E, F의 사용자로서 이들의 업무상 과실이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환자의 사망과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에 따른 손해에 대해 공동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즉, 병원이라는 의료법인 자체도 소속 직원의 잘못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합니다.
3. 의료법 위반 (의료법 제22조 진료기록부 등의 거짓 작성 금지) 의료법 제22조는 의료인이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 기재·수정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료기록부는 환자의 치료 경과를 파악하고 다음 진료에 중요한 근거가 되며, 의료 분쟁 발생 시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됩니다. 간호사 F은 병실 순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진료기록부에 허위 내용을 기재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고, 이는 환자에게 적절한 진료를 받을 기회를 잃게 하고 사인을 규명하는 데 방해가 되었으므로, 이러한 행위 자체로 망인과 원고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었다고 보아 별도의 위자료 배상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1. 중증 환자 및 생명 유지 장치 사용 시 주의 사항 인공호흡기 등 생명 유지 장치에 의존하는 중증 환자를 돌볼 때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간병인 등 모든 관련 인력이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 호스 연결 상태, 환자의 호흡 상태 등을 정기적이고 면밀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경보 알람이 울린다면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고 즉시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2. 간병인의 역할과 한계 명확화 간병인은 의료인이 아니므로 의료 행위나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즉시 알려야 합니다. 인공호흡기 호스 연결 등 의료기기 조작 시 실수가 발생할 경우 스스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숙련된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기관은 간병인에게 환자 돌봄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제공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대처 요령과 의료진 호출 절차를 명확히 안내해야 합니다.
3. 의료 기록의 정확성 및 중요성 진료기록부는 환자의 상태 변화와 의료진의 조치 사항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매우 중요한 문서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수정해서는 안 됩니다. 정확한 기록은 환자에게 지속적인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되며, 추후 의료 분쟁 발생 시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밝히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4. 의료기관의 관리 감독 책임 의료기관은 소속 의료진과 간병인 등 모든 직원이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를 다하고,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지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합니다. 직원의 과실로 인해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도 사용자로서 공동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교육, 근무 지침 마련, 감독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의료사고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