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이 사건은 환자 이A5가 E병원에서 진료받던 중 자궁경부암 진단이 지연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자, 유족들이 담당 의사 이D1과 병원장 이D2를 상대로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유족들은 의사가 검사 결과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의무기록과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의사가 검사 결과를 고지하고 조직검사를 권유했으나 환자 본인이 임신을 원하여 이를 거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의사의 의료과실을 인정하지 않고 유족들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A5는 2007년부터 E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2008년 3월 28일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에서 'Class Ⅲ a, 저등급 상피내병변, 경증의 세포이형성증1' 소견과 함께 조직검사가 추천되었습니다. 2009년 5월 11일에는 성관계 후 출혈 증상을 호소했고, 액상자궁경부암검사 결과 '고등급으로 의심되는 편평상피세포와 비정형 선상피 세포'가 관찰되어 조직검사가 다시 추천되었습니다. 당시 이A5는 임신을 원하고 있었으며, 2009년 8월 24일 종양이 발견되어 조직검사 후 8월 27일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이후 치료를 받았으나 2011년 9월 21일 다발성 전이로 사망했습니다.
이A5의 남편은 2009년 5월 18일 이A5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에 가입했으나, 암 진단 후 보험금 청구 시 병력 고지의무 위반으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담당 의사 이D1은 이A5에게 검사 결과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소견서를 작성하고 보험금 소송에서 증언했지만, 본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보험금 지급을 돕기 위해 사실과 다르게 증언했다고 번복했습니다. 유족들은 의사가 검사 결과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적절한 치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이A5의 사망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담당 의사가 환자의 자궁경부암 관련 검사 결과를 적시에 정확하게 고지하고 필요한 조직검사 등의 추가 조치를 권유했는지, 그리고 환자가 이를 인지하고도 임신을 이유로 거부했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이전 보험금 소송에서 의사가 제출했던 소견서와 증언의 신빙성 판단도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과 동일하게 피고들의 의료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는 의무기록의 기재 내용, 환자의 강한 임신 의지, 그리고 담당 의사의 이전 증언과 현재 진술의 신뢰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담당 의사가 환자에게 진단 내용 및 검사 결과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거나 진료 과정에서 의료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들에게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의사의 설명의무 위반과 주의의무 위반 여부가 핵심 법리였습니다. 의료법상 의료인은 환자에게 진료 및 수술 등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중대한 결과가 예상되는 질병의 경우 더욱 철저한 설명이 요구됩니다. 자궁경부암 전단계 병변이 확인되었을 때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를 권유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조치해야 할 의무는 의료인의 주의의무에 해당합니다.
재판부는 이전 보험금 소송의 확정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이 민사재판의 유력한 증거가 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르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에 따라, 이전 소송에서의 의사 증언보다 현재 소송에서의 의사의 번복된 진술과 의무기록의 증명력을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의료기록은 법률에 의해 작성 의무가 강제되고 위조 변조 시 처벌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료 시점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강한 증명력을 가진다는 점이 판단의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또한, 피고 병원 측이 제기한 부제소합의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가 작성한 각서 내용만으로는 의료상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중대한 질병 진단 및 관련 검사 결과를 고지할 때 환자 또는 보호자가 그 내용을 명확히 인지하고 이해했음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조직검사 등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한 경우, 그 필요성과 예상되는 위험, 그리고 환자가 거부할 경우의 영향을 충분히 설명하고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검사 결과와 의사의 권유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이해하며, 필요하다면 여러 번 설명을 요청하여 충분히 숙지해야 합니다. 의사의 권유를 거부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이전 소송에서의 증언이나 진술이 현재 소송에서 사실과 다르게 번복될 경우, 법원은 해당 진술의 신빙성을 면밀히 심사하므로, 진실에 부합하는 일관된 진술이 중요합니다. 의료기록은 환자의 진료 과정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의료진은 의료기록을 정확하고 상세하게 작성해야 하며, 환자 역시 자신의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보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