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권/채무 · 행정
신용보증기금이 채무자의 대출금을 대신 갚은 후 채무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것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임을 주장하여 해당 근저당권 설정 계약의 취소와 등기 말소를 요구하여 법원이 이를 인정한 사건입니다.
피고 A은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두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대출 이자를 연체하여 2022년 1월 29일에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신용보증기금은 2022년 5월 16일과 2022년 6월 29일에 걸쳐 총 69,838,322원을 은행에 대신 변제했습니다. 이로 인해 신용보증기금은 피고 A에 대한 구상금 채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피고 A은 신용보증사고 발생 직전인 2022년 1월 14일, 자신의 유일한 재산이었던 부동산(가액 23,847,913원 상당)에 대해 피고 B과 채권최고액 10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를 마쳤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은 피고 A의 이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자신의 구상금 채권을 회수하는 데 방해가 되는 사해행위라고 보고, 해당 계약의 취소와 근저당권 설정 등기의 말소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A이 원고인 신용보증기금에 갚아야 할 대위변제금과 이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총액이 얼마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A이 피고 B에게 자신의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원고인 신용보증기금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해당 근저당권 설정 계약 당시 원고의 '사전구상금채권'이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는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 B이 피고 A의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선의' 항변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신용보증기금의 대위변제금 상환 청구와 채무자의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에 대한 사해행위 취소 및 등기 말소 청구를 모두 인용했습니다. 이는 채무자가 채무 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다른 채권자를 해칠 수 있는 사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 사건은 주로 '채권자취소권'과 관련된 법리 및 '사해행위'의 판단 기준에 따라 해결되었습니다.
1. 채권자취소권 (민법 제406조) 민법 제406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 채권자가 그 행위의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고의로 감소시켜 채권자의 채권 회수를 어렵게 만드는 것을 방지하여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A이 피고 B에게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행위가 신용보증기금의 구상금 채권 회수를 어렵게 만들었으므로, 신용보증기금은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와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었습니다.
2. 사해행위의 성립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재산을 감소시키는 법률행위를 하여 채무 초과 상태에 빠지거나, 이미 채무 초과 상태인 채무자의 재산을 더욱 감소시켜 채권자에 대한 변제 능력을 부족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A은 이 사건 부동산 외에는 별다른 재산이 없는 상황에서 피고 B에게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어 자신의 유일한 재산 가치를 감소시켰으므로, 이는 원고의 채권 회수를 어렵게 하는 사해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3. 피보전채권의 범위 (대법원 판례)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는 채권(피보전채권)은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이루어지기 전에 발생된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판례는 사해행위 당시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되리라는 점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A은 근저당권설정계약 당시 이미 신용보증약정상 채무자의 지위에 있었고, 근저당권 설정 불과 15일 만에 신용보증사고가 발생하여 사전구상권이 발생했으므로, 원고의 사전구상금채권은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사해의사 및 수익자의 악의 추정 채무자가 사해행위를 할 경우 채무자의 사해의사(채권자를 해할 의도)는 물론, 사해행위의 상대방인 수익자(본 사건의 피고 B)가 그 행위가 사해행위임을 알았다는 사실, 즉 '악의'도 추정됩니다. 따라서 수익자는 자신이 선의(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것)였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합니다. 피고 B은 자신이 피고 A에게 돈을 빌려주었으므로 근저당권을 설정받는 것이 정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증명할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여 악의가 인정되었습니다.
5. 원상회복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그 행위로 인해 발생한 재산 변동을 원래 상태로 되돌려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이 취소되었으므로, 수익자인 피고 B은 채무자인 피고 A에게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 절차를 이행하여 부동산의 담보 설정 이전 상태로 원상회복해야 합니다.
6.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법은 민사소송에서 지연손해금의 비율을 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소장 부본을 피고 A에게 송달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률이 적용되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증여하는 등의 행위는 다른 채권자에게는 불리한 사해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의 재산 상황 변화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재산 처분 행위가 의심스러울 경우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고려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이미 채무 초과 상태이거나 곧 그렇게 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재산을 처분한다면, 이는 사해의사가 있었다고 추정되기 쉽습니다.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채권자는 사해행위가 발생하기 이전에 채권이 존재했음을 증명해야 하지만, 본 사례처럼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성립되어 있고 가까운 시일 내에 채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면, 그 채권도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 등의 담보를 제공받는 수익자는 해당 담보 설정 행위가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에게 손해를 끼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법원에서 '악의'가 추정되어 사해행위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