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발치 중 의료기구 파편 유발 의료사고 손해배상 판결

환자가 썩은 치아 발치 시술을 받던 중 의료기구(익스플로러)의 팁이 잇몸 속에 부러져 박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첫 번째 치과 의사는 의료 기구 사용 중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사고를 유발했으며, 이후 환자가 이송된 두 번째 병원 의료진 또한 파편 제거 수술 과정에서 부적절한 조치로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신경 손상을 유발한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두 피고의 공동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여 환자에게 총 15,029,582원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썩은 치아 발치 시술 중 잇몸에 의료 기구 파편이 박히는 사고를 당한 환자
• 피고 B: 원고 A의 발치 시술 중 의료 기구 파편 사고를 유발한 D치과의 대표원장 의사
• 피고 학교법인 C: 사고 이후 원고 A의 파편 제거 수술을 진행한 E치과병원의 사용자 (법인)

분쟁 상황

원고 A는 2021년 5월 10일 D치과를 방문하여 썩은 36번 치아 치료를 위해 발치 시술을 받았습니다. 2021년 5월 11일 피고 B는 36번 치아 발치 후 잔여 조각이나 염증 점검을 위해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던 중 팁이 부러져 원고의 잇몸에 박히는 사고를 유발했습니다. 피고 B는 익스플로러 팁을 제거하려 했으나 오히려 더 깊숙이 박히게 했고, 결국 원고를 E치과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E치과병원 의료진은 4시간 넘게 국소마취 하에 제거 수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원고는 수술 중 통증으로 기절하여 다른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서 전신마취 하에 부러진 익스플로러 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의 의료상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B 및 E치과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 여부, 피고들의 설명의무 위반 여부, 원고의 손해배상 범위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B와 피고 학교법인 C가 공동으로 원고에게 15,029,58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21. 10. 21.부터 2025. 4. 1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7/12, 피고들이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결론

피고 B와 E치과병원 의료진의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이 중첩되어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되어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다만 피고들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

• 법리: 의사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 주의의무는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 본 사건 적용:
  • 피고 B의 과실: 원고의 36번 치아 발치 후 잔여 조각 점검 시 익스플로러 팁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부적절한 힘을 사용하여 팁이 잇몸에 박히는 사고를 유발했습니다. 또한 사고 발생 후 제거 시도 중 오히려 팁을 더 깊이 박히게 했고, 파편 처치 후속 조치를 고려하지 않아 원고의 고통을 가중시켰습니다.
  • E치과병원 의료진의 과실: 익스플로러 팁 제거 수술 시 국소마취를 시행하기로 했다면 수술 시간을 최소화하여 환자의 고통을 줄였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시간이 길어져 마취를 반복하고 결국 환자를 의식 소실 상태에 이르게 했습니다. 또한 팁 제거 과정에서 원고의 턱뼈(lingual plate) 소실 및 신경 손상(하치조신경관 손상)을 유발한 것으로 보아 의료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설명의무 위반

• 법리: 의사의 설명의무는 수술과 같이 환자의 몸에 침습을 가하는 과정이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상되는 의료행위를 할 때,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의료행위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 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 본 사건 적용: 법원은 피고들의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피고 B는 발치 시술 전 원고에게 발치의 필요성과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수술 동의서를 받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 이 사건 사고는 발치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발치 후 익스플로러 사용 중 발생한 이례적인 사고이며, 익스플로러 사용 여부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요구되는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익스플로러 팁이 부러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므로, 사전에 이를 설명할 의무까지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 E치과병원 의료진의 경우, 긴급한 수술 상황이었고 전신마취와 국소마취 중 어떤 것을 택할지는 술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마취 방법이나 수술 중 마취 반복 가능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 의무까지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오히려 원고의 상태, 팁의 위치, 제거의 어려움, 신경 손상 위험성 등은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의료 시술 중 예상치 못한 기구 파손 등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의료진의 즉각적인 대처와 후속 조치 과정을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 기구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거나 부적절한 힘으로 사용하여 사고를 유발한 경우,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사고 발생 후 의료진의 조치 과정에서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키거나 추가적인 손상을 유발했다면 이 또한 의료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응급 상황에서의 의료 행위나 일반적인 진료 기구 사용에 대해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요구되는 중대한 침습 행위가 아니면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일실수입 (사고로 인해 일하지 못한 기간의 수입), 기왕치료비 (이미 지출한 치료비), 향후치료비 (앞으로 예상되는 치료비), 위자료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등으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원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 발생하는 교통비나 숙박비는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고려되고 관련 증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