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역/군법 · 기타 형사사건
B종교단체 신도인 피고인 A가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여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이 A의 입영 거부를 진정한 양심에 따른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현역병 입영 대상자인 피고인 A는 2016년 11월 3일 충남 논산군 육군훈련소로 입영하라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이메일로 수령하였습니다. 그러나 A는 B종교단체의 신도로서 종교적 교리에 따라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2016년 12월 12일로 지정된 입영일로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검찰은 A를 병역법 제88조 제1항 위반 혐의로 기소하여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피고인 A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현역병 입영 거부가 병역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피고인은 무죄로 선고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가 B종교단체 신도로서 어렸을 때부터 성서를 공부하고 신앙생활을 해왔으며, 현재도 적극적인 종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 고교 생활기록부에서도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폭력적 성향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2016년 11월 3일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수령한 후 2016년 12월 3일 병무청에 '병무청에 보내는 통지문'과 B종교단체 신도라는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여 병역거부 의사를 명확히 통지하고 대체복무제도가 시행된다면 순수한 민간적인 성격의 대체복무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힌 점, 법정에서도 '전쟁을 연습하지 말라.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라. 칼을 든 자는 칼로 망할 것이다'는 성서의 가르침에 의한 종교적 신념을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피고인의 현역 입영 거부가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이므로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병역법 제88조 제1항: 이 조항은 현역입영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한 경우에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입영 거부가 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습니다.
양심의 자유와 '정당한 사유': 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형성된 양심을 이유로 집총과 군사훈련을 수반하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람에게 형사처벌 등 제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가 확립되었습니다. 이는 양심의 자유를 포함한 헌법상 기본권 보장 체계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비추어 타당하며, 따라서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게 됩니다.
무죄 추정의 원칙 (형사소송법 제325조): 형사소송법 제325조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도 법원은 피고인의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종교적 또는 양심적 신념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어릴 적부터의 신앙생활 기록, 정기적인 종교 활동 참여, 전도 및 봉사 활동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무청에 병역거부 의사를 밝힐 때에는 종교적 신념에 근거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대체복무제도가 시행될 경우 순수한 민간적 성격의 대체복무는 이행할 의사가 있음을 서면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향후 법정에서 자신의 진정한 의사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성장 과정에서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폭력적인 행동이나 기록이 없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예를 들어 학교생활기록부의 행동 특성 기록)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법정에서 자신의 신념을 일관되고 진솔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병역거부 의사를 유지하는 모습은 양심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