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F병원에 입원하여 무릎 통증 치료를 받던 40대 환자 R이 고혈압과 심장 관련 질환이 의심되는 건강 상태였음에도 병원 측이 이에 대한 적절한 검사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소염진통제 주사를 장기간 처방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의 조정 결정으로 병원 측이 유가족에게 3,5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기로 합의된 사건입니다. 환자의 가족들은 병원이 심장 관련 질환 검사를 소홀히 하고 부적절한 주사제 투여 및 사후 관리 미흡, 설명의무 위반 등의 과실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환자 R은 2014년 말 건설 현장에서 무릎 부상을 입은 후 통증이 계속되어 2015년 1월 29일 F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입원 당시 혈압이 190/100mmHg, 190/110mmHg로 고혈압 수치를 보였고 간기능 검사 결과 AST가 222 IU/L, GGT가 716 IU/L로 비정상적으로 매우 높았습니다. 그러나 병원 측은 2월 1일 이후 혈압 및 간기능 검사를 더 이상 실시하지 않았으며 심장 관련 질환에 대한 특별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혈관 주사 및 근육 주사, 약물 치료를 이어가다 2월 17일부터는 소염진통제인 ‘로녹신’ 근육 주사를 처방했습니다. 2월 24일 오전 10시 40분경 주사를 맞은 R은 불과 20분 후인 11시경 병실 바닥에 쓰러진 채 친구에게 발견되었고 병원 측의 인공호흡 및 산소호흡 등의 응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F병원이 고혈압 및 간기능 검사 결과상 심장 질환이 강하게 의심되었던 환자 R에 대해 추가 정밀 검사나 적절한 관리를 소홀히 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심혈관계 위험이 있는 소염진통제 ‘로녹신’을 장기간 투여하면서 환자의 심혈관계 상태를 제대로 모니터링하지 않은 과실 여부입니다. 셋째, 환자 및 가족에게 질환의 위험성이나 약물 부작용에 대한 설명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주사 투여 후 환자를 병실에 홀로 두어 쓰러진 후 바로 발견되지 않도록 한 관리 소홀 여부 및 발견 후 응급 조치 미흡 여부입니다.
피고들(병원 측)은 공동으로 원고들(유가족)에게 2016년 3월 31일까지 3,500만 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을 경우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들은 나머지 손해배상 청구를 포기하고 소송 및 조정 비용은 각자 부담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법원의 조정을 통해 F병원 측이 환자 유가족에게 손해배상금 3,500만 원을 지급하고 유가족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사건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합의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의료 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의료법과 민법상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가집니다. '의료 과실'은 의료인이 의료 행위를 함에 있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법리와 원칙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첫째, '진료상의 주의 의무' 위반입니다. 환자의 입원 당시 고혈압 및 간기능 검사(AST, GGT) 결과가 비정상적으로 높았고 이는 심장 관련 질환을 강하게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의료기관은 이러한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추가 검사를 실시하며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할 진료상의 주의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소홀히 한 경우 진료 과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설명의무 위반'입니다. 의료법 제24조의2(의료행위에 관한 설명) 및 민법상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진료의 내용과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다른 치료 방법, 환자의 권리 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약물 처방 시에는 약물의 부작용과 위험성, 그리고 환자의 기저 질환과의 상호작용 가능성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심혈관계 위험이 있는 소염진통제 '로녹신'을 처방하면서 이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았다는 주장은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셋째, '사후 관리 및 응급 조치 의무'입니다.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약물 투여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에 대해 충분히 모니터링하고 위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주사 후 환자를 홀로 방치하여 쓰러진 상태를 늦게 발견하거나 발견 후 이송 및 조치가 지연된 경우 이러한 의무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입원 치료 중 혈압이나 간수치 등 중요한 검사 결과가 비정상적으로 나왔다면 해당 수치의 의미와 원인, 필요한 추가 검사 및 치료 계획에 대해 의료진에게 상세히 문의하고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특히 AST, ALT, GGT와 같은 간 효소 수치는 간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설명이 미흡하다고 느껴지면 적극적으로 질의해야 합니다. 둘째, 복용하거나 투여받는 약물, 특히 소염진통제와 같이 심혈관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에 대해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충분히 숙지해야 합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 특히 기저 질환이나 위험 인자(고혈압, 심장 질환 병력 등)를 의료진에게 정확히 알리고 약물 처방 시 해당 약물이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지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의료기관은 환자의 안전을 위해 투약 후 상태 변화를 철저히 모니터링할 의무가 있으나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도 이상 증상 발생 시 즉시 의료진에게 알릴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넷째, 의료 기록(진료 기록, 검사 결과지, 처방 내역 등)은 향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가능하다면 주기적으로 사본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