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흔히 접하는 노키즈존, 단순히 아이들이 출입을 금지당하는 곳으로만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그 이면을 살펴보면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일부 부모들의 태도에 있습니다. 몇몇 맛집이나 카페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주변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 발생하면, 업주들은 곧바로 아이보다 통제 불가능한 부모를 주 대상으로 삼죠. 결국, 아이 자체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부모의 책임감 결여를 막으려는 일종의 방어책입니다.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재연맘’ 같은 사례들을 보면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메뉴에 없는 음식을 만들어 달라거나 공짜로 ‘덤’을 바라기도 하죠. 이런 행동 뒤엔 아이가 아닌 ‘부모 자신’이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즉 '자기 사랑'이 과하다 못해 비뚤어진 형태가 숨어 있습니다. 아이가 민폐를 끼칠 때 사과하는 대신 ‘애가 그럴 수도 있다’며 당당해지는 부모도 많아져서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요.
물론 노키즈존을 ‘연령에 따른 차별’이라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도 이런 입장을 표명했었죠. 하지만 법적인 기준과 더불어 ‘공공의 평안’을 위해 어느 정도의 제약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의 권리와 평화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자유와 권리 보장이 핵심이니까요. 이럴 때 부모의 ‘책임감 있는 행동’과 ‘사회적 예의’가 제대로 발휘되어야 법적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길입니다.
진짜 아이 사랑은 '남들도 내 아이를 예뻐해 줘야 한다'는 자기중심적 기대가 아니에요. 오히려 아이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존중받고 환영받게 만들려면 예의범절과 공공질서에 맞게 행동하도록 지도하는 게 진정한 사랑입니다. 아이가 어린 탓에 완벽할 수 없다면 그 책임은 부모가 져야죠. 그리고 ‘민폐’가 되는 행동을 막지 못하면 차라리 외출을 삼가는 현실적인 판단도 필요합니다.
사실 1~2살 아이가 어떤 ‘예의’를 정확히 알긴 어렵습니다. 문제는 그 상황을 관리하는 부모의 태도와 능력이며 그게 결국 사회가 보는 ‘개념 있는 부모’의 척도입니다. 그래서 아이 사랑이 곧 자기 사랑으로 변질되면 주변 사람들에게 ‘거북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지요. 세상은 내 아이만 귀엽고 특별한 걸 넘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니까요.
부모들 사이에서, 또 사회 전반에서 이런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우리 아이가 더 사랑받고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