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위기 상황에 대해 공식적으로 연대 의사를 표명하였으나 실제적인 개입이나 마두로 대통령의 구금 문제에 대한 구체적 조치는 미흡한 상태입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침략’과 ‘주권 침해’라는 강한 어조로 미국을 비판했던 3일 전의 성명과는 달리 이번 사태에서는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는 우호적인 관계 유지 의지를 보여주나 사실상 현실적 지원이 부족함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태도의 배경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갈등을 장기화하며 전력을 집중하는 현실이 자리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 외교 및 군사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잡고 있어,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자제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의 우크라이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려는 목적 아래 중남미 동맹국 지원 보다 미국과의 관계 회복 및 협상 우선 순위를 설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적극적 개입과 베네수엘라 내 불안정 심화는 러시아 입장에서 큰 정치적 타격입니다. 중남미가 미국에게는 ‘뒷마당’으로 불리며 전통적 영향권인 만큼 이 지역에서의 동맹 유지 실패는 러시아의 국제적 세력 확장에 제약을 가합니다. 과거 시리아, 이란 사례에서도 드러나듯이 러시아는 반미 정권들을 지원하는 데 있어 점점 제한된 성공을 경험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문제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행보는 국제법 내에서 군사 개입과 주권침해에 대한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복잡한 논쟁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개입한 사례는 "강대국은 타국 군사 개입이 허용된다"는 선례를 만드는 동시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자국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적 근거가 될 수 있어 국제사회에서 법적·정치적 긴장을 가중시키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전략은 군사력과 힘의 논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러시아의 푸틴식 세력 확장 전략과 유사한 점이 발견됩니다. 두 국가 지도자의 외교적 접근법은 다극화된 지정학 환경 속에서 정치적 이익 추구를 위한 무력사용과 영향력 확장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별히 미·러 양국이 북극권과 중남미에서 각각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향후 국제정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베네수엘라 사태는 표면상으로는 러시아의 약한 대응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국제질서와 동맹 관계, 군사적 전략 변화에 영향을 미칠 복합적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관련 법률과 국제규범, 그리고 외교 정책의 변화가 어떻게 맞물려 작용하는지를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각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군사력과 외교력을 적절히 조합하는 외교적 게임을 펼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