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9명이 목숨을 잃은 참혹한 사건이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핵심 의혹은 풀리지 않은 채, 정부와 수사기관은 지지부진한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런 답답한 현실에 맞서 유가족들이 직접 전국 순회 '진실과 연대의 버스'를 운행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고 원인을 실무자에게만 돌리는 '꼬리 자르기 수사'가 과연 얼마나 정의로운가요? 참사를 막을 책임이 있는 고위 결정권자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에서 어떻게 재발 방지가 가능할까요? 유가족들은 이와 같은 비겁한 수사 관행에 강하게 반발하며, 투명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국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진실버스는 단순히 추모의 의미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전주 풍남문광장, 안산 세월호 참사 현장, 서울 이태원 참사 기억공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현장 등 전국의 재난 피해지들을 순회하며 피해자 및 시민들과 직접 만나서 연대를 다지고 있습니다. 이런 연대는 국가의 부재를 공통 경험으로 한 이들이 힘을 모아 재난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이 되고 있습니다.
사건 한 해가 지나도록 미완의 진실 속에 갇혀있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이번 진실버스는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리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불행한 사건의 재발을 막고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 그것이 바로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끝나지 않은 진실 찾기의 현장, 이 뜨거운 움직임에 우리의 관심과 목소리가 더해져야 합니다.